해외자원개발, 마라톤 정책이 필요하다

에너지원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향후 30~40년 후에도 여전히 화석연료가 에너지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늘어나는 에너지 소비량을 신재생에너지가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화석연료의 절대 사용량은 증가한다는 것이 현실적인 예측이다.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에너지자원확보율이 2~3배 높은 일본, 중국, 인도 등이 국가적 차원에서 꾸준히 적극적인 해외자원개발을 추진하는 이유다. 자원개발은 상류부문에서 하류부문에 이르기까지 그 자체로서 대규모 산업을 구성하고 있지만 또한 주변의 연관 산업인 토목, 플랜트, 공학설계, 제철, 조선, 화력발전 분야에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한 국가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구심점 역할이 가능하다. 일관성을 갖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하려면 독립적으로 사업추진이 가능한 제도 마련이 절실하며 이것이 확보되지 않으면 성공적인 자원개발은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공기업은 국가 차원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자원 확보를 추진하고 동시에 민간 부분의 활성화를 통한 자원 확보가 추진되어야 한다.

한국은 2016년 기준으로 에너지의 95%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에너지자원 빈국이며 그 수입 규모만도 80조 원에 달하여 경제적으로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 석유는 1차 에너지 공급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우리는 연간 10억 배럴 넘는 원유를 수입하고 있으며 86%를 중동지역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돈으로 단순 환산하면 현재의 유가 배럴당 60불 기준으로 매년 60조 원이 넘는 금액이며 배럴당 100불의 고유가시엔 100조 원이 넘는 금액이다.

전기자동차의 급속한 보급

그러나 우리의 에너지 안보 현실은 취약하기 이를 데 없다. 겨우 에너지자원의 5% 만이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국내기업이 해외자원개발로부터 확보한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은 14% 미만이다. 이는 같은 에너지 부족국가인 일본과 중국에 비교하여 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내 원유 비축량은 국내 사용량의 45일 치에 해당되며 이는 국내 석유도입에 문제가 생길 경우 2개월조차 버틸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2004년부터 국내 대륙붕에서의 가스 생산으로 산유국 대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향후 2년 후엔 생산이 종료될 예정이다. 이것이 우리가 처한 에너지자원의 현주소이다.

에너지원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미세먼지와 기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신재생에너지 및 전기자동차의 증가로 전체 에너지원 중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현재의 85% 수준에서 2035년경엔 75%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즉, ‘향후 3, 40년이 지나도 여전히 화석연료가 에너지원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것이며 늘어나는 에너지 소비량을 신재생에너지가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화석연료의 절대 사용량은 증가한다’는 것이 현실적인 예측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에너지원을 석탄에 의존하는 저개발국가인 중국과 인도의 25억 인구가 향후 경제성장 단계에서 사용하게 될 에너지 소비량은 아마도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에너지자원확보율이 2~3배 높은 일본, 중국, 인도 등이 국가적 차원에서 꾸준히 적극적인 해외자원개발을 추진하는 이유일 것이다.

자원개발의 특성은 직접 눈으로 확인이 힘든 지하 땅속에 부존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고 성공 확률이 낮은 고위험 사업이며 탐사에서 생산에 이르기까지 10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한 장기적인 사업이므로 성공적인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이런 특성을 극복하고 활용할 수 방안을 모색하면 되는 것이다. 사업의 불확실성과 고위험성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 역량 확보, 다수의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고 일부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생존할 수 있는 사업 추진체의 대형화 및 사업 추진의 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

장기 자원개발사업의 성공요소

자원개발은 상류부문에서 하류부문에 이르기까지 그 자체로서 대규모 산업을 구성하고 있지만, 또한 주변의 연관 산업인 토목, 플랜트, 공학설계, 제철, 조선, 화력발전 분야에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한 국가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구심점 역할이 가능하다. 특히, 한국과 같은 자원 부족국가엔 해외자원개발을 통한 최소한의 자원 확보는 보험과도 같으며 공기업을 통한 해외자원개발도 향후 발생할 수도 있는 에너지자원의 수급 위험성을 위한 최소한의 보험이며 자원가격이 낮으면 국가자원에서는 국내 도입되는 원료의 수입액이 줄어서 좋고 자원가격이 높으면 도입의 안정성과 자원개발로 인한 수익창출이 가능해서 일석이조인 셈이다.

대부분의 에너지자원개발이 국영회사를 비롯한 대규모 회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국영회사가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서가 아니라 자원개발의 특징인 고위험성과 자원가격의 긴 변동성 여건 하에서 장기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즉, 석유 생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탐사에 재투자하여 감소하는 생산량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갖춘 회사들만이 생존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며 이런 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쳐 일관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해외 자원개발 성공을 위해 일관성이 있는 정책이 필요함

불행하게도 지금까지 한국의 자원개발이 큰 성과를 거둘 없던 이유 중 가장 근본적인 원인에 일관성 부족이 아닐까 생각한다. 일관성을 갖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하려면 단기적인 성과에 유혹받기 쉬운 정치와 내 임기 동안에만 문제가 안 되면 된다는 무사안일의 행정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사업추진이 가능한 제도 마련이 절실하며 이것이 확보되지 않으면 성공적인 자원개발은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공기업은 국가 차원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자원 확보를 추진하고 동시에 민간 부분의 활성화를 통한 자원 확보가 추진되어야 한다. 특히, 장기적으로 사업 추진이 가능한 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으며 더 나가서 정유, 전력산업이나 제철산업 등 원료구매에 매년 수조 원에서 수 십조 원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해외자원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마련해 주는 것도 기업의 안정적 에너지자원 도입 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의 에너지자원 확보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보인다.

해외자원개발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민관협력이 필요

올바른 해외자원개발을 위해서는 정부의 일관성 있는 정책과 지원시스템도 중요하지만, 사업의 추진 주체인 기업이 올바른 비전을 갖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책임 있는 자세로 사업을 추진하는 주인의식과 책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술 역량, 효율적 시스템 구축, 정책의 일관성 등을 확보하는 것은 단지 해외자원개발이 성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지 사업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자본과 시간의 절대적 축적이 성공의 문턱에 도달한 지금 이대로 문턱에서 주저앉지 말고 자원가격의 큰 변동 주기성을 활용할 줄 아는 현명한 정책 실행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신현돈 교수

본 콘텐츠는 대한석유협회보 <석유와 에너지>에 기고된 글에서 발췌하여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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