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카 시대 속 빛나는 우리나라 클린디젤 자동차의 위상

지금은 그린카 경쟁 시대

세계 자동차업계는 고유가와 지구온난화 시대를 맞이하여 이산화탄소(CO2) 등 유해물질 배출이 적고 연비 효율이 좋은 ‘그린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 강국인 미국ㆍ유럽ㆍ일본은 물론 신흥대국인 중국도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그린카 개발 및 보급 확산에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고 있지요.

현재 자동차업계가 개발 중인 그린카로는 클린디젤, 하이브리드(내연기관+전기모터), 전기, 연료전지 자동차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들 그린카들 가운데 현재 양산능력과 시장 지배성을 고려할 때 전기, 연료전지차는 여전히 불투명한 실정인데 반해 클린디젤과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가장 현실성 있는 자동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승용차의 경우 선발주자인 일본 업체들이 앞선 기술력과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추격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반면 클린디젤 자동차는 다른 그린카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국내 업체들의 기술수준이 미국과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가장 실속 있고 현실적인 그린카라는 것에는 틀림이 없지요. 단지 실효성과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 문제입니다.


클린디젤차는 가장 효율적인 그린카

세계 각국이 저탄소 녹색성장을 추진하면서 연비가 좋고 친환경 기술을 통해 이산화탄소(CO2) 등 배기가스 배출을 대폭 줄인 클린디젤의 매력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연료효율 측면에서는 클린디젤이 단연 압도적입니다. 클린디젤 자동차는 LPG 자동차보다 연비가 70% 이상 우수하고 휘발유와 압축천연가스(CNG) 자동차에 비해서도 연비가 각각 30% 이상 높지요. 클린디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휘발유나 액화천연가스(LPG)보다 약 10-20% 적고 천연가스(CNG)자동차와는 비슷한 수준입니다.

최근까지 디젤자동차의 큰 단점으로 지적되어온 것은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배출이 많다는 것이었으나 매연여과장치(DPF), 질소산화물저감장치(SCR) 개발로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NOx)을 대폭 감소시켰습니다.

이 같은 후처리 기술 개발과 함께 원유의 정제기술이 발달하여 클린디젤의 황 함유량 역시 지난 1993년 2,000ppm에서 현재는 10ppm 수준까지 낮아져 클린디젤의 유해물질 배출은 휘발유나 LPG, CNG 자동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향상됐습니다. 또한 첨단고압분사방식 등 엔진기술 개선에 힘입어 과거 일반 디젤 자동차에 비해 연비와 출력 면에서도 훨씬 좋아졌습니다.

다만 디젤연료의 특성상 질소산화물 배출은 디젤차량이 아직도 상대적으로 많지만 현재 ‘유로5’의 질소산화물 배출기준을 충족하고 있고, 향후 ‘유로6’의 배출기준을 반영하는 클린디젤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므로 2014년에는 현재보다 1/2수준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디젤자동차의 기술발전 역사 / 출처 : BOSCH  (Premises: Mid size car, 1400 kg, 100 kW)
디젤자동차의 기술발전 역사 / 출처 : BOSCH  (Premises: Mid size car, 1400 kg, 100 kW)

디젤차에 대한 편견과 원인

10여년 전만 해도 디젤(경유)은 환경오염의 대명사였습니다. 화물트럭과 대형 버스가 내뿜는 시커먼 매연은 미관상 좋지 않았고 눈이 따가울 정도였으므로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었지요.

그러나 현재 유럽연합(EU)의 최신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인 ‘유로5’ 환경기준을 충족한 클린디젤 차량이 출시되면서 클린디젤차가 그린카로 분류되고 있지만 한번 형성된 ‘디젤차=공해 주범’이라는 부정적 인식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어 디젤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인식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디젤차에 대한 편견은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 디젤에서 배출되는 시커먼 매연이 계속 연상되며 공해물질의 주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이유입니다. 또 도심지 미세먼지 발생 원인의 대부분이 디젤자동차의 매연에 의한 것이라고 하여 디젤차를 대체하는 것이 미세먼지 저감과 비례한다고 홍보하고 있는 것도 좋은 예가 될 수 있습니다.


도심지 미세먼지의 불편한 진실

도심지 먼지의 생성원인은 일반적으로 자동차, 난방•발전소•공장 등의 각종 연소시설, 노천소각 등 인위적 요인과 황사, 산불, 안개, 흙먼지 등 자연적 요인으로 나뉩니다. 자동차에 의한 주요 먼지 발생원인으로 직접적인 것은 자동차의 배출가스이고, 간접적으로는 자동차의 운행에 따라 타이어 마모 및 도로 먼지의 비산에 의해서 발생합니다.

도심지 주변의 생활환경에서는 어디서나 먼지가 발생하고 있다는 뜻으로 발생원인이 매우 복잡해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많습니다.

먼지는 입자상물질(PM)이라 부르는데 그 중 굵은 먼지는 거의 대부분 기도 점막에 걸려 가래 등으로 배출되는 반면 지름이 작은 것일수록 폐 깊숙이 침투해 폐암을 일으키는 주범인 것으로 밝혀져 미국 환경보호청은 97년부터 PM2.5(지름 2.5㎛) 이하의 미세먼지 기준을 따로 만들어 규제하고 있습니다.

2천cc 디젤승용차 공회전 100분 동안 배출 미세먼지= 담배 1가치 피울 때 배출량 / 출처 : G. Invernizzi et al., Particulate matter from tobacco versus diesel car exhaust: an educational perspective, National Cancer Institute, Milan, 2004 (Vehicle, Euro 3, Displacement 2.0 liter
2천cc 디젤승용차 공회전 100분 동안 배출 미세먼지= 담배 1가치 피울 때 배출량 / 출처 : G. Invernizzi et al., Particulate matter from tobacco versus diesel car exhaust: an educational perspective, National Cancer Institute, Milan, 2004 (Vehicle, Euro 3, Displacement 2.0 liter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PM10(지름 10㎛) 이하의 입자상 물질을 미세먼지로 규정해 관리하고 있으나 엄밀히 말해서 굵은 먼지를 관리해 온 것이지요. 따라서 자동차의 입자상물질(PM)은 디젤차량에서만 배출된다고 정하여 지금까지 PM10정도의 굵은 먼지를 무게식으로 측정해 온 것입니다. 당연히 가솔린, LPG, CNG자동차에는 아예 규제항목 조차도 없어 항상 ‘0’으로 발표해 왔으나 실제 타 연료 차종에서도 PM10이 배출되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러나 실제 폐암의 원인이 되는 것은 PM2.5이하의 초미세먼지로 2014년 ‘유로6’부터 개수식으로 이것을 측정하게 되면 디젤자동차가 가솔린, LPG, CNG자동차에 비해 적게 배출된다는 결과가 국내외에 이미 발표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폐암의 원인인 초미세 먼지에 대한 저감대책은 소홀히 하면서 굵은 먼지를 줄이고자 매연을 내뿜었던 디젤자동차에 책임을 전가해 디젤억제 정책의 수행에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는 동안 미세먼지로 인한 폐암 환자 발생은 꾸준히 증가해 온 셈인 것이죠. 최근 10년 간 위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22% 감소하였으나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85%나 증가하였다는 국내 통계에서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관련 환경정책을 개선해야

우리 정부가 폐암의 원인인 초미세먼지 대신 굵은 먼지 저감에 힘을 쏟아왔던 현실을 인식하면서도 환경부와 서울시는 “천연가스버스를 대체 보급한 결과로 서울의 대기질이 획기적으로 개선(2006년 연평균 60㎍/㎥이던 미세먼지 농도가 2010년 연평균 49㎍/㎥로 감소)되었으므로 수도권 미세먼지의 66%를 배출하는 경유자동차를  압축천연가스(CNG) 차량으로 계속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006년, 서울대 백도명 교수팀은 “경유차가 수도권의 초미세먼지(PM2.5) 발생에 기여하는 비중이 1.4%에 불과하다”고 밝혔지만 환경부는 분석모델이 다르므로 경유차의 수도권 미세먼지(PM10) 유발비중이 66%라고 주장하였으며 이 수치는 아직도 통용되고 있는 현실이지요.

2007년, 감사원이 수도권 미세먼지의 대부분은 자동차가 도로를 달릴 때 도로에 깔려 있던 먼지가 다시 흩날리면서 생긴다는 것으로 미세먼지에서 경유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9.7%밖에 안 된다며 관련 공무원 8명의 징계를 요구하는 감사 결과를 내놨던 적도 있지만 이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2011년 9월, 국회 환경노동위 홍영표 위원은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CNG버스 지원 재검토로 예산낭비 줄여야 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으나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시 운행 경유상용차 54만대 중 1.7%에 불과한 9천대의 CNG버스 대체운행으로 미세먼지를 4년 사이에 18% 저감시켰다는 환경부의 주장, 과연 이해하기 쉬운 주장일까요?

서울시 발표 미세먼지 개선 추세
서울시 발표 미세먼지 개선 추세

클린디젤 자동차 산업 발전의 걸림돌

그 동안 국산 클린디젤 승용차를 거리에서 찾아보기 어려웠고 국내 보급보다 해외 수출이 더 많았던 실정이었으나 최근 수입차 중 클린디젤 승용차가 높은 인기에 영향을 받아 국내에서도 현대 i40 디젤모델이 새로 출시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디젤차량 기술이 앞선 유럽 자동차의 국내 유입은 물론 유럽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도 국내 자동차업계의 클린디젤 자동차를 개발/강화해야 하는 시급한 입장입니다.

“국산 클린디젤 자동차가 유럽 등 해외시장을 제대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국내 출시를 늘려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우선 인정받은 뒤 이를 바탕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 국내 자동차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국내 시장에서도 일일 주행거리가 많고 운행조건이 험한 시내버스와 택시 시장이 가장 바람직한 예비 내구성능 시험장이지만 불행히도 우리나라는 이 중요한 두 곳 시장이 특정 연료만 사용하도록 각각 10년, 30년 이상 장기간 제한구역으로 분류해놔 클린디젤 자동차 산업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현실이지요.

수입차들에 비해 국산 디젤 승용차의 경쟁력이 한참 뒤처져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클린디젤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

현재 유럽의 디젤승용차 신차판매량이 전체의 50%를 넘어 섰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인 JD파워는 하이브리드자동차의 판매 부진과 전기자동차의 상용화 지연 등으로 2015년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클린디젤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8.3%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최근 수입산 디젤 차량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디젤 자동차 기술이 우수한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등을 감안하면 국내도 클린디젤 차량의 비중은 크게 늘어날 것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클린디젤 보급 확산을 위해서는 클린디젤의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널리 알려 부정적인 이미지를 해소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합니다. 완성차 메이커들은 전략을 전환해야 하고, 정부는 선진국처럼 클린디젤 관련 프로그램이나 지원책을 대대적으로 운영해야 합니다. 그리고 세제도 배기량 기준이 아닌 영국ㆍ프랑스ㆍ독일 등 유럽 국가처럼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클린디젤과 LPGㆍCNGㆍ휘발유 차량이 동등한 조건으로 시장에서 경쟁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쪽이 살아남도록 정책이 수립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