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정말 행복할까요? 자녀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비결 [부모-자녀 칼럼]

어린이들의 한 뼘 친구 마음톡톡과 이영숙 박사님이 함께하는 글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행복지수는?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행복지수는 어느 정도일까? 한 기관이 세계의 15개국 어린이들 52,141명을 대상으로 “아동의 행복감에 대한 나라별 비교 연구”를 해본 결과, 한국의 어린이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8.2점이 나왔다. 이 점수는 나라별 평균에 미치지 않을 뿐 아니라 남아프리카 공화국(8.7점), 에티오피아(8.6점), 네팔(8.6점) 등의 나라의 아동 행복지수보다 낮은 점수다.

한국 어린이들은 연구진이 선정한 ‘물질적 분야’인 옷·컴퓨터·인터넷 등 9개의 물품들 가운데 평균 8.5개를 소유해 물질적 여건은 노르웨이(8.8개)에 이어 두 번째로 풍요로운 것으로 나왔지만 반대로 삶의 만족도는 이처럼 낮은 것이다. 심지어 아동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 느끼는 ‘주관적 행복감’의 경우 전 연령대에서 한국 어린이가 가장 낮게 나왔다.

저울의 모습

이 조사를 진행한 연구진들은 한국의 어린이 행복지수가 낮은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한국 아동들은 부모의 지나친 기대감 속에 위축되어 있고, 부모를 통해 습득한 사회의 기준과 자신을 항상 비교하기 때문에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 즉 행복은 물질적인 풍족함보다 주관적 행복감에 더 많이 좌우되고 있는 것이다.

행복이란 심신의 욕구가 충족되어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물질적으로 만족하고 풍요롭더라도, 스스로에 대해 만족하고 자신의 삶을 기뻐할 수 있는 심리적 환경이 충족되지 못하면 행복할 수 없다.


자신감이 있는 남자아이의 모습

행복을 위한 성품 ‘기쁨’ 과 ‘긍정적인 태도’

기쁨이란 “내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즐거워하는 것” 이며, 긍정적인 태도란 “어떠한 상황에서도 가장 희망적인 생각·말·행동을 선택하는 마음가짐” 이다. (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

아이들이 진정으로 행복하려면 좋은 성품, 곧 기쁨과 긍정적인 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기쁨의 성품을 소유한 어린이들은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알기 때문에 자존감이 높다. 긍정심리학자들은 행복과 자존감의 관계는 매우 밀접하며,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행복할 확률이 훨씬 높다고 말한다. 자신의 존재 자체를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기쁨의 성품이 있어야 비로소 행복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위기상황에서 두려움과 우울에 압도당할 가능성이 높지만, 자존감이 높으면 심리적 압박을 극복할 수 있어 금방 행복감을 되찾는다.

너새니얼 브랜든(Nathaniel Branden)

미소를 짓고 있는 여자아이의 모습

또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긍정심리학자 바버라 프레드릭슨(Barbara Fredrickson)은 긍정적인 정서가 아동의 인지능력을 확장시키고 안정적인 사회적 관계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아이가 긍정적인 정서를 가짐으로써 기분이 좋아지면 뇌가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세상을 바라보는 사고의 폭이 더 확장된다는 내용으로, 확장 및 구축이라는 이론에 기초한다.

부모들은 자녀에게 공부를 강요하고 지시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게 도와줌으로써 인지능력과 창의적인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켜줘야 할 것이다. 마음이 건강한 아동은 대인관계 또한 좋아진다. 자신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인 극복하는 자세가 행복한 삶의 지름길이 되는 것이다.


자녀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성품교육법

위 연구들은 아동의 행복지수를 높여주기 위해서는 좋은 성품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부모들은 자녀에게 이 성품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 아래 두 가지 성품교육 방법을 소개한다.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누워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

첫째, 자녀를 믿어주고 가족에 대해 행복한 기억을 가지게 해준다.

자녀들의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가족’이다. 실제로 한 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초등학생과 중고생이 모두 행복의 필요조건으로 성적, 돈, 친구, 가족, 건강 가운데 ‘가족’을 첫째 조건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녀가 원하는 신뢰적이고 건강한 가족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부모는 자녀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태도를 가짐으로써, 자녀에 대해 합리적인 기대와 믿음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자녀의 단점보다 장점을 더 많이 칭찬하여 ‘부모님은 나를 믿어주고 응원한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는 아버지의 모습

둘째, 자녀의 존재 자체를 긍정함으로써 자존감을 키워준다.

자녀의 자존감을 길러주려면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소중하게 여기는 기쁨의 성품이 필요하다. 부모는 자녀에게 사회가 정한 행복의 기준을 강요하기보다는, 아이의 존재 자체를 긍정해주어야 한다.

실제로 자살까지 결심한 학생이더라도 기쁨의 성품을 배운 뒤 자존감을 회복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는 사례가 있다. 자존감이 극도로 낮아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상태였던 한 학생은 “나는 존재만으로도 소중하다”, “나는 나만의 장점이 있다”는 태도를 배우면서 점차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살의 유혹을 극복하면서 새 삶을 얻게 되었다.

빨간 하트를 양손으로 받치고 있는 모습

부모는 자녀가 어떠한 상황에 처하든 그 속에서 희망적인 생각, 말, 행동을 선택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한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절망적인 생각을 멈추고 희망적인 상황을 내면적으로 구성하는 ‘긍정의 3단계’를 활용하면 좋다.

1단계 : 멈추기 – 부정적인 상황이 닥칠 때 절망적인 상상을 펼치기 전에 자신의 생각을 멈춘다.
2단계 : 생각해보기 – 자신이 현재 선택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떠올리고 그 결과를 구상한다.
3단계 : 선택하기 – 떠오른 것들 중 가장 긍정적인 생각, 감정, 행동을 구체적으로 선택한다.


아이를 다그치는 부모님의 모습

부모의 부정적인 태도는 자녀의 자존감을 깎고 희망적인 미래를 가로막는 요인이 된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네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라거나, “네가 뭘 하겠니?” 또는 “넌 안 돼!” 라고 비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부모가 자녀를 자꾸만 부정적인 태도로 대하면, 이로 말미암아 낙인효과가 생겨난다. 부모가 무심코 던지는 한마디에 따라서 자녀가 정말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이가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영숙 박사

· ㈔한국성품협회 대표
· 좋은나무성품학교 성품교육 창시자
· 건양대 대학원 교수

본 포스팅은 이영숙 박사님의 ‘아이교육’ 관련 기고글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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