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대로 안 되면 눈물부터 흐르는 나는 울보예요

울보선미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한부모 가정의 아이입니다. 아빠와 단둘이 사는데, 아빠가 일하느라 바빠서 선미를 돌봐줄 여력이 없습니다. 부모의 세심한 보살핌과 도움이 필요한 때이지만 선미는 혼자서 낯선 학교생활에 적응해야만 했어요. 다른 아이들처럼 초등학교 입학 전 기초 교육을 받지 못해 학교생활을 따라가는 게 너무나 벅차 보였습니다.

선미는 모든 것을 혼자 알아서 해야 하기 때문에 또래보다 눈치가 빠른 편입니다. 때로는 나이에 맞지 않게 의젓한 행동을 할 때도 있지요. 하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나 갈등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몰라 눈물부터 흘립니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안 되거나, 친구들 사이에서 제 감정과 생각이 수용되지 않거나, 과제를 하다가 조금이라도 어려움이 생기면 눈물을 흘리며 금세 우울해 합니다.

울보선미가 울음으로 호소하면 사람들은 당황해서 무작정 선미를 달래주거나, 알아서 무언가를 해주는 등 문제를 해결해 주곤 했어요. 때문에 선미는 문제를 해결하는 다른 방법을 배우지 못할뿐더러 울면 해결이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우는 방법만 쓰게 된 것이죠. 친구들은 그런 선미를 불편하게 여기고 짜증스럽게 쳐다보곤 했습니다.

선미는 마음톡톡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상황마다 울음을 터뜨리며 호소하곤 했습니다. 자신의 아바타로 동물 피규어를 골라 아바타를 위한 꿈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활동시간이었습니다. 선미는 자신이 좋아하는 토끼가 없다며 한 시간 내내 소리 내어 울었어요. 선미로 인해 집단 활동이 중단됐고, 아이들은 매우 답답해 했습니다.

치료사는 지금까지는 선미의 감정을 따뜻하게 수용해 주었지만, 이제 선미의 행동이 다른 친구들에게 주는 영향을 깨닫게 도와야 할 때라고 느꼈습니다. 선미의 울음이 활동을 하고 싶어하는 다른 친구들을 방해하고 있고, 친구들이 안타깝고 속상해 한다고 선미에게 말해주었어요. 그제서야 선미는 친구들을 이해하기 시작하였고, 어린 아이처럼 울면서 떼를 쓰는 것이 더 이상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했나 봅니다. 선미가 바로 울음을 그쳤거든요.

울보그 때부터 선미는 눈에 띄게 눈물이 줄었습니다. 친구들과 치료사가 구체적인 언어로 칭찬하며 격려해주자 점점 더 울지 않게 되었지요. 그러자 선미의 능력과 재능이 상대적으로 더 도드라져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선미는 미술 표현 능력이 매우 뛰어났는데요, 한 번은 점토로 강아지들을 다양한 모습으로 빚어 친구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친구들의 칭찬과 격려를 통해 선미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어요.

또 선미는 언어를 표현하는 것이 느린 친구였습니다. 치료사는 느린 언어표현으로 인한 선미의 스트레스를 낮춰주기 위해 선미가 힘들어하는 상황을 집단원들에게 설명해주며 이해를 도왔습니다. 그러면서 선미에게 언어 표현의 기회를 더 많이 주었고, 끝까지 이야기할 수 있게 기다려주었습니다. 선미는 다른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감정을 주고받게 되자 더 적극적으로 교류하려고 했고, 조금씩 소통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면서 눈물을 치워낼 수 있었습니다.

아이의 울음을 다룰 때 중요한 것은 우선 아이가 왜 울게 되는지 많은 관찰을 통해 살피는 것입니다. 울음으로 무엇을 해결하고 있는지, 울음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 아이가 그것을 배우려면 무엇을 어떻게 차근차근 학습해가야 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시작입니다.

울보아이의 울음에 먼저 당황하지 않고, 무심한 척 하세요. 울음을 그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언어로 표현할 때까지 기다리세요. ‘울면서 호소하면 무조건 다 들어 준다’가 아니라 ‘울면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울지 않고 이야기 할 때 더 많은 것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고 나면 아이는 스스로 더 이상 울음이 명약이 아님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말을 울음이 아닌 웃음으로 이야기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렇다면 아이들도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요?



본 콘텐츠는 마음톡톡 치료사가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마음톡톡 아이들을 만나다」에서 발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