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소풍 중에 공공장소에서 말썽부리는 아이, 어떡하죠? [이영숙 박사의 부모-자녀 칼럼]

어린이들의 한 뼘 친구 마음톡톡과 이영숙 박사님이 함께하는 글입니다.

얼마 전 모처럼 가족여행을 가기로 했어요. 도시락이며, 캠핑 소품이며 온갖 짐을 싸들고 아이들과 함께 기차를 탔죠. 처음에는 자리에 앉아 창밖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어 보이더니, 한참이 지나자 점점 둘이서 떠들기 시작하는 거에요. 목소리가 커지니까 주의를 주었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고 곧 서로 장난을 치며 기차 통로에서 뛰어다니기 시작했어요. 끝내 안된다고 혼내면서 아빠와 함께 억지로 잡아다 자리에 앉히니, 두 아이 다 삐진 표정이네요…

요즘 가족끼리 소풍나가면 공공장소에서 말썽부리는 아이들 때문에, 어쩔 줄 모르는 부모님들이 많다는데요. 큰소리 내지 않으면서도 아이들을 잘 타이르는 방법은 없을까요?

엄마가 자녀에게 단호하게 공공장소 예절을 지도하고 있다

자녀에게 예의범절을 지키도록 ‘좋은 성품’을 가르치는 부모님들은 아름다운 가치를 다음세대에게 흘려보내는 참된 선구자입니다. 나 자신과 타인이 조화를 이루며 살게 만들어주는 ‘성품’은, 앞으로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 무엇보다도 필요한 역량이라고많은 전문가들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성품의 발달상태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바로 예의범절을 지킬 때입니다. 특히나 공공장소에서의 예절은 더 그렇지요. 한마디로 예의범절을 지키는 것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성품’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내 아이에게 배려의 성품을 심어주는 대화법

❖ 배려란? : 나와 다른 사람, 그리고 환경에 대하여 사랑과 관심을 갖고 잘 관찰하여 보살펴 주는 것

-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

자녀는 부모나 주변 어른들이 살아가는 일상생활의 모습을 보며 ‘배려의 성품’을 배우게 됩니다. 일상 속에서 모델링으로 성품을 배우지 못한 아이들은 타인을 배려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 당연하지요.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성품을 실천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배려의 성품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언어’입니다. 말과 행동으로 아이에게 공공예절을 보여주고 가르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좋은 성품을 키우는 대화 ‘성품대화법’ 4단계를 예시상황에 맞추어 따라해봅시다.

  1. 아이의 감정 반영하기 : 아이의 행동의 원인이 되는 욕구와 감정상태를 이해해 주세요.
  2. 상대방의 입장 설명하기 : 아이의 행동으로 인해 상대방이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 설명해주세요.
  3. 허용되지 않는 행동을 분명히 알려주기 :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말해 주세요.
  4. 적절한 방법 제시하기 : 아이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도 예의에 벗어나지 않는 방법을 말해 주세요.

아이가 놀이터에서 혼자 놀고 있다. 놀이터에서는 놀이기구를 두고 다른 아이들과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상황1. 놀이터, 체험학습 장소 등에서 기구를 독차지하려 할 때

1단계 : “네가 그네를 진짜 좋아하는구나. 혼자서 오래 타고 싶은 거구나.”

2단계 : “그런데 옆에 그네를 타고 싶은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네. 이 친구들도 너처럼 그네를 타고 싶어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야.”

3단계 : “놀이터에 있는 그네는 혼자서만 타라고 만든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사이좋게 함께 타라고 이 공원에 있는 거란다. 다른 사람이 기다리는 데도 혼자서만 타겠다고 우기는 것은 옳은 행동이 아니란다.”

4단계 :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탈수 있도록 10번씩 왔다갔다 그네를 타고 기다리는 친구에게 양보하는 것이 좋겠어. 또 타고 싶으면 차례를 기다리면 되는 거야.”

아이들이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다. 공공장소 예절에 따라 조용히 이용하는 모습이다.

상황2. 도서관, 영화관, 전시회 등에서 큰 소리로 떠들 때

1단계 : “신기한 게 많은 곳에 오니까 이것저것 많이 얘기하고 싶구나.”

2단계 : “하지만 여기는 사람들이 조용히 책을 읽고 생각하기 위해서 오는 곳이란다. 큰 말소리가 들리면 집중이 되지 않고 기분이 좋지 않을 거야.”

3단계 : “네가 얘기하고 싶은 걸 큰 소리로 말하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란다. 도서관에서는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는 거란다. 이야기를 하면 안 돼.”

4단계 : “꼭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으면, 작은 목소리로 말해 볼래?”

아이들이 공공장소인 지하철에서 예의에 어긋나게 시끄러운 장난을 치고 있다.

상황3. 대중교통에서 마구 뛰어다니고 장난칠 때

1단계 : “오랜만에 엄마아빠랑 놀러가니까 무척 즐거운 모양이구나.”

2단계 : “그런데 여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무거운 짐도 있고, 빠르게 움직이는 대중교통이란다. 다같이 사용하는 곳이니까 네가 뛰어다니면 위험하고, 그만큼 다른 사람들이 불편해 진단다.”

3단계 : “여러 사람들이 함께 있는 곳에는 꼭 지켜 주어야 하는 공동의 약속들이 있거든. 대중교통을 탔을 때는 안전하게 자리에 앉아있어야 한단다. 뛰어 다니면 안 돼.”

4단계 : “뛰어다니는 대신 엄마랑 핸드폰으로 재미있는 걸 같이 보자.”

야단치지 않고 소리 지르지 않고, 어린 자녀들에게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예절교육은 바로 부모의 배려를 보여주는 ‘좋은 성품교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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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영숙 박사
· ㈔한국성품협회 대표
· 좋은나무성품학교 성품교육 개발
· 건양대 대학원 교수

본 포스팅은 이영숙 박사님이 제공한 ‘아이교육’ 관련 기고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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