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친구는 무서워요! 단짝하고만 노는 상현이를 바꿔준 ‘무용・동작 치료’

어린이들의 한 뼘 친구 마음톡톡이 마음치유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드립니다.

무용・동작 치료는 신체의 리듬적 움직임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표현예술치료 프로그램입니다. 아이들은 움직임을 통해 다양한 정서를 느끼고, 친구들과의 집단활동으로 타인에 대한 수용과 공감을 겸험함으로써, 또래관계를 향상시키고 사회성을 발달시키게 됩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집단활동에 있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프로그램에 대한 참여 의지는 높지만 자신을 표현할 때 회피하려고 하거나, 다소 공격적인 언어를 사용해 또래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 치료사하고만 관계를 맺으려는 아이 등…

서울 북부 Wee센터에서 총 7명의 아이들로 구성되었던 초등학교 학생 집단에서도 눈에 띄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바로 가장 친한 친구인 주원이 외에는 그 누구와도 소통하려 하지 않고, 주원이하고만 관계를 맺고 주원이를 모방하는 행동이 많은 상현이의 이야기입니다.

※본문 속 아이들의 이름은 가명입니다


자기표현 능력을 길러준 ‘신체 지각’과 ‘지지 경험’

외로워 모이는 아이의 뒷모습

상현이는 5학년 남학생으로 수업시간에도 멍하니 있거나 무기력한 태도를 보일 때가 많으며, 산만한 아이로 평가되고 있었습니다. 순간순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갑자기 밝아져서 고조된 감정을 보이는 등 자기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었습니다. 함께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단짝 친구 주원이와 함께 있을 때만 밝은 표정을 지을 정도로 깊게 의지하고 있었고, 마음톡톡 교실에서도 낯을 많이 가렸고 주원이의 말과 행동에만 반응했습니다.

치료사는 먼저 상현이가 자신의 신체를 지각하고, 내면의 감정을 느끼고 표현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테라밴드와 도넛밴드 등을 활용한 활동으로 자신의 호흡과 움직임을 이용해 자기를 표현하는 시간을 갖도록 했습니다. 여러가지 움직임을 통해 자신의 힘을 인식함으로써 상현이의 자기 유능감과 자존감 향상을 유도하는 활동이었습니다.

재미있는 동작을 하며 노는 아이들의 모습

두번째 목표는 상현이가 집단활동을 통해 응집력 및 협동심을 경험함으로써 긍정적인 또래관계를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이 함께 하나의 움직임을 만들어 가는 과정 중에, 집단 구성원 모두가 노력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치료사가 칭찬하고 공감하는 반응을 보이자 상현이는 물론 모든 아이들이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매 회기를 마무리하는 시간에는 아이들이 서로 칭찬하고 지지해주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집단의 다른 아이들이 상현이에게 주원이가 없으면 조용한데, 상현이와 주원이가 붙어있을 때는 너무 시끄럽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 때 치료사는 “누구나 친한 친구와 함께 있을 때는 더 신이 나고 활발해질 수 있다” 며 상현이를 지지하는 반응을 해주었습니다. 아울러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 있을 때 각자 어떤 모습인지 다 함께 생각해보자고 권유했습니다. 그러자 집단 구성원들 역시 상현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다며 상현이를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치료사와 아이들은 앞으로 주원이 뿐 아니라 더 많은 친구들과도 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상현이를 지지해주었습니다.

이후로 상현이는 주원이에 대한 의존이 줄어들고, 자신의 의지로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습니다. 또한 모든 집단 활동에 적극성을 보이며 치료사와도 더 많은 소통을 하며 관계를 맺어나가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한 데 모여 웃고있는 아이들

사실 상현이는 타인에게 관심을 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표현이 서툴렀기 때문에 부정적인 행동으로 나타났던 것입니다. 프로그램 초반에는 상현이 뿐 아니라 아이들 모두가 타인을 지지하거나 칭찬받는 것을 어색해 했지만, 서로에 대해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제공하자 점점 다른 친구를 존중하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나타났습니다. 마지막 회기에는 집단구성원 중 누구 한 명이라도 칭찬을 받지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끝까지 노력하며 서로를 배려하고 챙기는 등 처음과는 현저하게 변화된 결속력을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아이들의 문제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은 치료사의 힘이나 치료사기술이 아닙니다. 치료사는 다만 아이들의 변화의 기회를 만날 수 있도록 통로를 열어 줄 뿐입니다. 자신을 바꿀 수 있는 힘은 마치 씨앗처럼 아이들 내면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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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2016 마음톡톡 아이들을 생각하다」 에서 일부 발췌하여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