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셰일가스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셰일가스에 대한 관심은 좀처럼 수그러들 줄 모르고 있습니다. 셰일가스는 진흙이 굳어 형성된 암석(頁巖, shale) 속의 가스로 그 동안은 채굴이 쉽지 않아 생산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수평시추기법(horizontal drilling)과 수압파쇄기법(hydraulic fracturing)이 개발돼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했죠. 그 결과 미국내 헨리허브(henry hub : 북미지역의 대표적인 천연가스 가격지표)의 가스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하네요.

셰일가스는 전세계적으로 187조4000억m³가 매장돼있습니다. 향후 60여 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죠. 세계 각국은 그 방대한 매장량과 경제성에서 대체연료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본격적으로 셰일가스를 개발하기 위해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올해 1월에 미국과 셰일가스 수입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고 2017년부터 연간 350만 톤의 셰일가스를 들여올 예정입니다. 셰일가스가 에너지 업계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제대로 알아보기 위해 에너지인사이터는 7월 11일 관련 세미나에 다녀왔습니다.


지식경제부 주최 셰일가스TF 공개세미나

5월 14일에 발족한 셰일가스TF는 약 석 달에 걸쳐 셰일가스에 대한 현황을 분석하고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지 연구해왔습니다. 7월 11일은 그 동안의 연구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였죠. 세미나가 시작할 시간이 되자 서울교육문화회관의 대형 회의장에는 에너지 관련 기업, 연구기관, 언론사, 일반 시민 등 350명 가량이 모였습니다. 이날 세미나는 다섯가지의 소주제로 발표가 진행됐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살펴볼까요?

셰일가스TF 공개세미나 입구
셰일가스TF 공개세미나 입구

셰일가스 임팩트

인천대 손양훈 교수는 석유의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지난 10년간 가격이 4배 가량 상승했고, 셰일가스가 석유의 대체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으려면 양이 충분해야 하고, 경제성이 있어야 하며, 안전하게 제때 원하는 양만큼 생산할 수 있어야 하는데 셰일가스가 그 요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죠. 셰일가스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환경 오염, 소음 발생, 식수원 오염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에서는 셰일가스와 관련해 6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실업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는군요. 또 미국의 무역적자가 해소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에 대선을 앞두고 있는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은 셰일가스에 대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고 손양훈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또 셰일가스로 인해 가스가격은 내림세를 보이고 있고,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국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에 LNG를 수출하는 호주, 캐나다, 카타르는 미국이 셰일가스를 생산함으로써 새로운 수출국을 찾아야 하는 상황인 것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셰일가스 개발 동향

석유공사 장성진 처장은 셰일가스로 인해 가스개발의 중심이 중동/러시아로부터 미국/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은 방대한 매장량(24조4000억m³, 세계 2위), 기술, 인프라 등으로 셰일가스 혁명의 선봉 역할을 하고 있으며, 가장 많은 매장량(36조1000억m³)을 가진 중국도 시노펙에 개발권을 부여하고, 쉘/쉐브론 등 미국 회사들과 함께 합작해서 셰일가스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과 중국이 서두르고 있는 반면, 유럽은 느린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구밀도가 높고 환경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 셰일가스 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러시아/노르웨이/ 알제리로부터 필요한 가스의 63%를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 조만간 셰일가스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셰일가스가 세번째로 많이 매장(21조9000억m³)돼있는 아르헨티나는 개발 초기 단계로 Total, Shell, ExxonMobile, Apache 등의 다국적 에너지기업들이 탐사를 진행 중입니다. 한편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 미국산 셰일가스를 도입할 예정으로,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민간과 공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셰일가스 개발 단계부터 지분을 가지고 참여하거나, 셰일가스 생산지역에 플랜트를 건설해서 국내 도입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셰일가스TF 대표인 서울대 강주명교수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습니다.
셰일가스TF 대표인 서울대 강주명교수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습니다.

셰일가스 개발 전망 : 관련업 파급효과 및 정책방향

에너지경제연구원 김기중 선임연구위원은 2035년까지 셰일가스의 생산량은 전체 가스 생산량의 49%까지 올라설 것으로 예상하지만, 우리나라는 수입을 할 경우 비용이 원가의 MMBtu(Million Metric British Thermal Unit)당 두 배 가량 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즉, 북미지역에서 4~6달러에 생산되는 셰일가스가 수송비 등을 감안하면 수입을 거쳐 최대 12달러까지 오르기 때문에 완제품을 도입할 것인지, 셰일가스 광구에 투자를 할 것인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셰일가스를 생산하면 부가적으로 생산되는 LPG도 증가하므로, 중동산 LPG보다는 값싼 미국산 LPG를 수입하여 가격을 낮추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제시했습니다.


셰일가스를 이용한 발전

서울대학교 허은녕 교수는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으로 가스 가격이 아시아의 30%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가스사용이 늘고 있고 수송용과 난방용 연료로도 가스를 사용하도록 검토 중이라는 현황을 보고했습니다. 석유화학 원료도 납사에서 가스로 바뀌고 있어 가스의 가격이 얼마에 형성될 것인지 많은 기관들이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국적 컨설팅사인 딜로이트(5~7달러/MMBtu)와 맥킨지(7달러/MMBtu), MIT대학(4~8달러/MMBtu), 미국의 환경단체인 RFF(Resources For the Future, 5~12달러/MMBtu) 등의 기관이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셰일가스의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원자력 발전과 석탄 발전의 가격경쟁력이 워낙 높기 때문에 낮은 가격의 셰일가스를 도입하더라도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합니다. 수입과정에서 수송비 등의 가격이 추가로 붙기 때문이죠. 다만 셰일가스를 원가로 직도입할 경우는 경쟁력이 생겨 발전에 사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수송분야를 보자면 CNG 자동차가 가격 경쟁력을 갖춰 전기자동차와 경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350여명이 참석해 발표를 듣고 있습니다. 셰일가스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알 수 있죠?
350여명이 참석해 발표를 듣고 있습니다. 셰일가스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알 수 있죠?

셰일가스의 국내 석유화학산업 파급효과

마지막 세션으로 아주대 박은덕 교수가 셰일가스가 국내 석유화학산업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박은덕 교수는 셰일가스로 인해 가스가격이 낮아지면서 미국의 석유화학산업에 비해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은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원료비뿐만 아니라 발전비용도 낮아져 미국의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며, 이미 2300만톤의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는 미국은 2018년까지 추가로 1254만톤 규모의 에틸렌 설비를 늘릴 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세계 4위인 우리나라 설비(828만톤)와 비교하면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4배가 넘는 규모의 에틸렌 설비를 갖추게 되는 것으로, 우리나라는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콘덴세이트와 LPG도 활용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부연했습니다. 아울러 해외 가스전을 개발하거나 SNG(synthetic natural gas : 합성천연가스 또는 대체천연가스) 사업을 지속해야 한다고 하네요. 철강산업의 경우, 미국은 연료를 석탄에서 가스로 바꾸면서 원가가 하락할 것이고,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원가경쟁력이 약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선산업은 미국이 LNG 수출을 늘릴 경우 선박 수주가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정부는 올해 말까지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셰일가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이라고 합니다. 미래의 대안 에너지로 떠오를 셰일가스에 대해 충실한 연구와 개발이 이어져 좋은 대안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