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그게 뭔데? 변화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우리가 일상 중에 ‘변화’라는 말이나 글을 접하면 어떤 반응들을 보일까요? 회사에서 변화를 리드하고 전담하는 부서를 이끌고 있는 제 입장에서는 불행한 사실이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또 그 이야기야? 관심 없다” 또는 “지금 이대로가 좋다” 등으로 부정에 가까운 반응들을 보일 것입니다. 더욱 불행한 것은 ‘앞선 패션’, ‘멋있는 머리모양 하기’, ‘넓은 평수 이사하기’ 등도 분명한 변화인데, 이렇게 자신에게 좋은 의미의 변화가 있을 때에는 이를 변화라고 인식하기 보다는 그 현상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점입니다. 누구나 평수 넓은 집으로 이사를 했을 때, “우리 식구 좋은 집으로 변화했어!”라고 이야기하지 않고 그냥 “이사했어!”라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이렇게 현실에서 변화라는 단어에 그다지 관심이 없거나, 자신과의 연관성을 생각하고 싶지 않다면, 이런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요? “올 여름 날씨는 어땠나요? 올 겨울은 어떨 것 같아요?”, “유럽 발 재정위기로 인하여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 수익성은 어떻고, 가지고 있는 펀드나 주식의 수익률은 괜찮나요?” 또는 “2008년도의 미국의 금융위기에는 어떠셨나요?” 이런 질문에 대해 어떤 사람은 “에이~ 거참, 누구 약 올리나?”라고 외면하거나 “날씨와 유럽 발 재정위기가 변화와 무슨 관계가 있지?”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매우 불행하게도 청동기 시절의 옛날이나 글로벌 시대의 지금이나 우리는 ‘변화’라는 단어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 관계가 ‘다소 느리게 맺는 관계이든 빠르게 맺는 관계이든, 부적절한 관계이든 적절한 관계이든 말입니다.
조직적 차원의 변화 – 거시적 변화
구상의 모든 인류가 겪는 지구온난화, 유럽의 재정위기와 같은 변화를 ‘거시적 변화(巨視的 變化)’라고 합니다. 온난화는 가축의 트림이나 방귀, 공장의 이산화탄소배출 등의 원인으로 지구의 전체 온도가 올라가서 모든 지구인이 여름에는 더 덥고, 겨울에는 더 춥게 느낄 수 밖에 없는 변화의 상황입니다. 또한 과도한 재정지출로 인하여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겪는 유럽의 재정위기는 전세계 환율과 재정정책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후변화, 재정정책, 환율정책 등의 거시적 변화가 일어나면, 우리 각자가 속한 조직에서는 피할 수 없이 이러한 변화를 맞이해야만 합니다. 이 때 조직의 문화 또는 역량에 따라 그 거시적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스피디하며, 변화혁신역량이 있는 기업은 발 빠르게 이러한 거시적 변화를 맞아 변신을 할 수 있습니다. 즉, 특정 제품과 서비스를 늘리거나, 줄이며, 이에 따라서 평가보상 방식의 변경, 나아가 인력의 재배치까지 이루어지는 것이죠. 이렇게 거시적 변화에 조직이 대응하는 과정에서, 그 조직에 속한 사람들 모두, 즉 우리가 겪는 변화를 ‘조직적 차원의 변화(組織的 次元의 變化)’라고 합니다.
‘거시적 변화’를 맞아 ‘조직적 차원의 변화’를 어떻게 이루어나가느냐에 따라 그 조직이 성공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디지털(Digital), 스마트(Smart)로 대변되는 거시적 변화에 적응하지도 선도하지도 못해 조직과 구성원 모두가 어려움을 겪는 코닥과 노키아의 적절하지 못한 ‘조직적 차원의 변화’를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조직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결정짓는 ‘조직적 차원의 변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전략’, ‘변화혁신’ 등의 별도의 기능과 특별한 명칭을 부여하여 ‘거시적 변화’에 적응하고 극복하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GS칼텍스의 경우는 어떨까요? 아시아태평양 에너지시장을 선도하는 현재의 GS칼텍스도 처음부터 이러한 위치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 아닙니다. 이미 1994년부터 사업구조혁신, 조직구조혁신 그리고 의식구조혁신이라는 3가지 영역에서 ‘조직적 차원의 변화’를 꾸준하게 추진해온 결과이며, 이러한 혁신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입니다. 그 동안에 있었던 사업구조혁신의 일환으로 우리 회사는 석유화학, 윤활기유 등의 사업을 추가하였고, 이를 위해 새로운 공정과 고도화 시설 등을 지속적으로 건설하고 있습니다. 조직구조혁신으로는 환경변화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팀제, 본부제 도입이 이미 오래 전에 있었으며, 가장 큰 최근의 조직구조변화로는 GS에너지 출범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혁신을 구성원들이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를 규정하는 의식구조변화를 위하여 올해 초 신뢰, 유연, 도전, 탁월의 조직가치와 선제행동, 상호협력, 성과창출의 핵심행동으로 이루어진 ‘GSC Way’를 새롭게 제정했죠.
개인이 맞는 변화 – 미시적 변화
이렇게 조직이 변화혁신활동을 추진하면 개인은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그 조직의 구성원 각자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조직이 바로 그 조직의 구성원들의 집합이기 때문이죠. 각 조직의 구성원은 그 조직이 맞는 ‘거시적 변화’를 극복하기 위한 ‘조직적 차원의 변화’의 주역이자 대상이 되어, 그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 것입니다. 기후가 더워질 것 같으면, 더 많은 에어컨이나 냉방기기들을 생산해야 하고, 환율이 오를 것 같으면 외환관리 등의 조치를 해야겠죠. 이렇게 새로운 과업들을 잘하고 못하느냐에 따라서, 각 개인의 평가보상이 결정되고 개인의 수입까지 더 나아가 극단적인 경우에 그 개인의 일자리까지 결정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개인이 맞는 변화를 ‘미시적 변화(微視的 變化)’라고 합니다.
다시 한번 우리의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앞에서 언급한 ‘조직적 차원의 변화’, 즉 ‘3대구조혁신’ 덕분에 GS칼텍스 구성원 역시 많은 변화를 겪었고, 앞으로도 변화는 계속될 것입니다. 중국, 인도 등의 해외에서 새롭게 사업을 추진하고 윤활기유 및 고도화 등의 시설을 추가로 도입하고, 이에 따라 조직과 사람이 더 필요해지면서 더 많은 사람이 우리 회사의 가족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회사에 입사하고, 거주지를 해외 사업장으로 옮기고, 새로운 부서로 발령을 받는 등 정말 중요한 개인적 변화, 미시적 변화들도 결국 조직적 차원의 변화에 영향을 받은 결과인 것이죠.
이제 우리는 ‘변화’라는 것이 우리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 관계는 뗄래야 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더 나아가 좀 더 과장해서 말한다면 우리는 바로 변화 그 자체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변화와 ‘매우 적절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요?
변화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제일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스피드(speed)’ 입니다. 우리가 피할 수 없는 거시적 변화를 맞게 되면 가능한 빨리 대응책을 마련하여 실행하는 것입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도 ‘다윗’의 신념 외에 가장 결정적이었던 요소를 생각해본다면 바로 이 ‘스피드’의 차이에서 성패가 갈렸던 것입니다. 경쟁자보다 빠른 대응, 이전보다 빠른 대응이 개인이나 조직의 성패를 좌우할 것입니다.
피할 수 없는 변화에 대한 스피디한 대응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본다면, 우리가 남보다 먼저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 됩니다. 개인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발휘하여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제품이나 기술을 ‘프로액티브(proactive)’하게 개발하고, 결국 그 사람이 속한 조직에서 선도적으로 그 제품을 출시하게 되고, 그 새로운 제품이 우리나라 나아가 전세계의 소비자의 취향을 바꾸어 놓고 결국은 전세계의 소비 트렌드를 만들었다면 어떨까요? 바로 이것이 모든 사람, 모든 조직이 꿈꾸는 바가 아닐까 합니다.
남보다 앞선 프로액티브는 바로 우리 주위에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올 상반기에 우리나라의 수출품목 1위를 차지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알고 계신가요? 반도체? 선박? 자동차? 기계? 모두 아닙니다! 바로 석유제품입니다. 석유제품은 9월까지 누적수출액이 415억 달러로 반도체(368억 달러), 일반 기계(372억 달러), 자동차(352억 달러) 등을 누르고 당당히 수출 1위를 달성했습니다. 동 기간 국가 전체 수출액(4,084억 달러)에서 석유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2%에 달한다고 합니다. GS칼텍스만 하더라도 지난해 매출액 48조 중에서 30조원, 전 매출액 중에서 62%이상을 전세계로 수출했습니다.
어떻게 원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석유제품을 수출할 수 있고, 그 수출 규모가 최고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일까요?
바로 우리 나라, 우리가 생산하는 석유제품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품질에 합리적인 가격을 갖추고 있어 무한경쟁의 세계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것이고, 바로 이 경쟁력의 원천은 지상 유전(地上 油田)’이라 불리는 ‘고도화 시설’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싼 값에 원유를 사서 최고급 제품을 만들어내는 시설을 우리가 갖추고 있고, 그 시설을 최고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죠.
GS칼텍스가 이러한 고도화 시설을 본격적으로 착공한 시기가 2005년 초입니다. 이때의 원유가는 50달러 수준이고, 이러한 시설을 구상하고 검토했을 2004년에는 원유가가 30달러 수준이었습니다. 당시 상황으로만 보자면 수조원이 들어가는 고도화 시설이 굳이 필요 없을 수도 있었습니다. 만일 유가가 지금보다 훨씬 낮았던 그때 새로운 고도화 시설을 선제적으로, 프로액티브 하게 구상하고 추진하지 않았더라면, 지금과 같은 경쟁력을 갖추고 수출을 할 수 있을까요?
전세계적으로 지역간의 장벽, 문화적인 장벽, 국가간의 장벽이 낮아져, 어느 때보다 많은 변화를 겪고 또한 많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바로 지금, 바로 ‘스피드(Speed)’와 ‘프로액티브(Proactive)’로 무장하여 ‘변화의 승자’, ‘무한 경쟁에서의 승자’가 되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