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수 쫑과장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부는 시원한 바람에, 이곳 여수에서는 가을이 성큼 다가옴을 느끼고 있는데 다른 지방에 사시는 분들께서는 어떠신지요? 아무쪼록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저는 제 후배가 이번 휴가 때 인도여행 갔다가 걸려온 지독한 목감기에 전염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얘기할 때 얼굴 마주치지 않기, 식사할 때 국물 같이 안 떠먹기, 차량 이동 시 마스크 쓰라고 강요하기 등. 선배로서 좀 유치했나요? 후훗~ 하지만 저뿐만 아니라 제2, 제3의 피해자가 없도록 조심하자는 거죠.
정유공장에 기름이 보여선 안된다?
여러분, GS칼텍스 TV광고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중동에서 태어난 원유가 대한민국 GS칼텍스 여수공장에서 에너지(석유제품)로 다시 태어나 세계로 나아간다는 이야기~ 올 2분기에는 우리 회사의 수출비중은 전체 매출대비 66%(8조 2백억원)를 차지했습니다. 이와 같은 수출 증대에 힘입어 올 1~7월 석유제품은 대한민국의 수출액 중 선박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해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지요.
다만, 석유제품이 수출효자임이 분명하지만 석유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은 국가 및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만큼 정부와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울 따름입니다. 왠지 오늘은 제가 ‘석유제품’에 대해 얘길 할 것 같죠? 맞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석유제품의 색깔’입니다. 여러분,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정유 공장에서 기름이 보이면 그것은 중대한 사고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저도 여수공장에 있으면서 원유나 석유제품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습니다.
다행히 며칠 전 기회가 돼서, 샘플이긴 하지만 중동에서 태어난 원유에서부터 증류탑을거쳐 나온 석유제품들, 휘발유와 경유, 그리고 석유화학의 기초가 되는 나프타(naphtha), 벙커C유까지 한꺼번에 볼 수 있었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여러분과 함께 하려 합니다~^.^
석유 제품은 무슨 색?
일단, 원유입니다. 2010년 우리 회사는 중동에서 80% 정도, 아시아와 기타 지역에서 20%를 수입했으며, 50종의 원유를 처리했지요. 원유는 탄소(80~86%), 수소(12~15%), 기타(황, 질소, 산소 등, 1~3%)로 구성된 혼합물로, 색깔은 암녹색 또는 흑갈색을 띄며 끈적끈적한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갈색의 끈적끈적한 액체 느낌, 보이시나요?
다음은 투명한 액체 형태로 ‘석유화학의 쌀’이라고 불릴 정도로 그 쓰임새가 다양한 나프타(Naphtha)입니다. 나프타는 다른 석유제품들보다 가벼워 상압증류탑(CDU, Crude Distillation Unit) 윗부분에서 나오게 됩니다. 여기서 잠깐! 간단하게 정제 공정을 살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다음으로는 휘발유(Gasoline)입니다. 휘발유는 석유제품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올해 들어 더더욱 경유(디젤)와 함께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제품이죠.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상온에서 증발하기 쉽고 인화성이 좋아 공기와 혼합되면 폭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료 참고 : 네이버 백과사전)
폭발 방지를 위해 내폭제(앤티노크제, antiknock agent)인 MTBE 등을 첨가하여 연료의 완전연소를 도와 열효율을 높이고 있는데, 이 덕분에 자동차 배기가스 문제가 많이 해결됐다고 하는군요. (MTBE를 사용하는 휘발유를 무연휘발유라고 합니다.) 아무튼, 주제가 색깔이니, 주유소에서 휘발유 넣을 때 혹시 보셨나요? 요즘 세태를 반영하는 듯, 휘발유는 살짝 황금빛(!)을 띕니다. (제 주관이 많이 들어감) 이유는 휘발유 유분에 첨가제가 섞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번엔 ‘경유(Diesel)’ 차례입니다. 경유도 마찬가지로 투명합니다. GS칼텍스에서 역량을 집중시켜 지난 5월 준공식을 가진 VRHCR 등에서 생산되는 경유는 세계 최고 품질을 자랑합니다. (GS칼텍스 휘발유 및 경유, 세계 최고 품질 등급인 ‘별 다섯 개’ 획득~! from 환경부 2011/07/25)
마지막으로, 벙커C유입니다. 선박용, 발전용 연료로 많이 쓰였던 벙커C유는 원유가격보다 국제시세가 더 저렴해, 뽑아내면 뽑아낼수록 ‘마이너스’가 되어버려 한 순간 못난 오리로 전락했다가 요즘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인기 비결로는 벙커C유를 다시 경유나 등유, 휘발유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생산하는 고도화설비(지상유전)의 증가, 일본 지진 여파로 화력발전용 수출물량 증가 등을 이유로 들 수 있는데, 물량으로 보면 매년 5000만 배럴 이상 수출하다가 2008년 이후 고도화 설비 투자가 계속되면서 올해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HMC투자증권)
보너스~ GS칼텍스 인사이트 블로그 최초 공개! 감압증류탑(VDU)의 먹이(feed)인 AR(상압잔사유, Atmospheric Residue)은 과연 어떤 형태일까요? 여러분, GS칼텍스의 자랑, 세계 최대 규모의 감압증류탑 기억하시죠? (감압증류탑 설명 포스팅, http://www.insightofgscaltex.com/wp/wp-trackback.php?p=257)
https://youtube.com/watch?v=xWFNsW83U8w
*반짝반짝 윤이나는 상압잔사유(AR)의 모습
아스팔트 도로를 까는 것 외에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을 것 같았던 ‘끈적끈적 AR’에서 고부가가치 경질유(경유, 등유, 휘발유 등)를 뽑아낸다는 사실~ 작년 회사 광고에서 나왔던 카피, ‘아스팔트에서 경유를 뽑아내는 기술, GS칼텍스라면 가능합니다!’가 미심쩍었던 분들, 이제 의문점이 좀 해소되셨는지요?
좀더 자세하게 보고 싶으시다고요? 그럼, 9월 18일과 25일 2주간에 걸쳐 KBS 1TV에서 방영 예정인 ‘자원전쟁 편’(가제)을 보시면 훨씬 더 선명한 화질로 석유제품의 형상을 감상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방송이 한 달이나 남았는데 어떻게 기억해서 보겠냐고 간혹 말씀하시는 분들께서 계실텐데, 걱정 마세요. 그 즈음에 다시 한번 ‘본방사수’를 외치는 포스팅을 올려드리도록 할께요. 이상, 여수공장 쫑과장이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