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에너지 세대교체, ‘석탄’ 대신 ‘천연가스’

현 정부가 지향하는 에너지 정책의 핵심 키워드는 ‘에너지전환’이다. ‘에너지전환’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환경친화적이고 안전한 에너지 소비 구조로 바꾸자’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에너지 세대교체’라고도 부른다.

에너지전환의 첫 출발은 탈원전∙탈석탄으로 요약되는 ‘발전 에너지 세대교체’에 맞춰지고 있다. 발전 단가 기준으로 원전과 석탄 화력이 가장 경제적인 것이 사실이지만 안전과 대기 환경 오염 등 사회적 해악도 크다는 점에 주목하고 중장기적으로 감축 또는 퇴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자리는 궁극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채운다는 것이 정부 로드맵이다.

에너지전환 소용돌이 속에서도 친환경 발전 연료로 주목받는 화석에너지가 있으니 바로 ‘천연가스’ 즉 ‘LNG(Liquefied Natural Gas)’가 그 주인공이다.

천연가스도 화석에너지, 환경에 유해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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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에너지 중에서 상대적으로 천연가스가 청정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등을 일으키는 탄화수소 덩어리인 것만은 분명하다. 천연가스 주성분은 탄소 하나와 수소 네 개 연결 고리로 연결된 메탄(CH4)으로 온실가스를 비롯한 다양한 유해 배기가스 배출원이 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에너지전환 패러다임 속에서 천연가스 발전이 오히려 장려될 수 있는 배경은 친환경 발전을 실현할 수 있는 당장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기 때문이다.

천연가스 역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가 유발되지만, 더 많은 오염원을 배출하는 석탄발전을 대체하면 그만큼 환경을 지키게 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더 유해한 석탄, 그래서 천연가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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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식 자료에 의하면 천연가스로 발전할 때 온실가스는 석탄 화력발전보다 44% 수준만 배출된다. 미세먼지 배출량은 석탄 화력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중금속 등 유해물질은 아예 배출되지 않는다. 석탄 화력에 비해 얼마나 ‘청정한 발전’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집진 설비 등이 강화된 첨단 화력 발전의 환경 성능이 천연가스 발전보다 더 환경친화적이라는 분석이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연료의 속성상 즉 석탄과 천연가스가 가진 태생적 특성을 감안하면 어떤 청정 기술이 도입되더라도 석탄 화력이 천연가스발전보다 청정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청정기술이 도입된 것으로 지목된 모 화력발전을 기준으로 천연가스발전과의 대기 환경성능을 비교한 결과 대기오염물질은 4.4배, 미세먼지(PM2.5)는 최대 6.7배가 더 배출됐다는 구체적인 분석 자료도 제시하고 있다.

전력 로드맵에서 천연가스 발전 역할 커져

8차 전력 수급 계획 발전량 비중 전망
천연가스 발전에 대한 정부의 애정은 전력 수급 로드맵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정부는 2년 주기로 중장기 전력 수요를 예측하고 안정적인 전력설비를 확충하는 내용의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는데 최근 8차 기본계획이 확정, 공표됐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원전과 석탄 화력 발전량 비중은 예상대로 상당 폭 줄어든다.

2017년 기준 국내 전체 발전량 중 원전과 석탄 화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0.3%와 45.4%인데 2030년에는 23.9%와 36.1%로 감축시킨다는 계획이다. 석유 발전도 0.6%에서 0.3%로 줄어든다. 그 사이 발전량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수력발전 중 하나인 양수발전과 신재생에너지, 천연가스 발전뿐이다. 특히 천연가스 발전량 비중은 16.9%에서 18.8%로 늘어난다.

석탄 화력 방식으로 건설이 추진되는 발전소를 아예 천연가스로 연료 전환하는 것도 로드맵에 포함되어 있다. 2030년까지 건설 예정인 당진 에코 1∙2호기, 태안 1∙2호기, 삼천포 3∙4호기 등 총 2.1GW 용량의 석탄 화력 발전이 LNG 발전 방식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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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급전 대신 환경급전

우리나라는 ‘경제급전(經濟給電)’ 발전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급전(給電)’은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라는 표현에서 짐작되듯 전력 생산 비용이 낮은 순서대로 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발전 설비를 원료별로 줄 세우면 천연가스 발전 용량이 31%로 가장 많다. 이어 석탄 화력이 30%, 원전이 22% 순이다.

그런데 실제 발전기를 돌려 생산되는 전력량은 석탄이 40%로 가장 많았고 원전이 30%로 뒤를 이었으며 천연가스 발전은 22%에 그쳤다. 발전 설비 용량이 가장 많은 천연가스는 놔두고 발전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석탄 화력과 원전 가동을 늘린 결과인데 덕분에 소비자들은 값싼 전기를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 정부는 석탄 화력과 원전 발전 비중은 줄이고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늘리는 ‘환경급전(環境給電)’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환경’이라는 용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환경 오염이 덜한 연료 위주로 발전하겠다는 것이다. 당장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는 ‘경제적인 선택’ 보다 미래 안전과 보건을 담보 받을 수 있는 ‘환경적인 선택’은 그렇게 천연가스 발전 역할을 키우는 방향으로 향해 가고 있다.

 


industrial writer GS칼텍스 에너지, 에너지칼럼
지앤이타임즈 김신 발행인

전북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전공과는 상관없는 에너지 분야 전문 언론에서 20년 넘는 세월을 몸담고 있는 에너지 분야 전문 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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