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울마루와 함께하는 찾아가는 연주회 – 여수 애양병원
지난번 ‘연세대학교와 함께하는 음악캠프’ 소식에 이어 이번에도 따뜻한 소식으로 인사 드립니다. 바로 ‘찾아가는 연주회’인데요, 그 동안 예울마루 안에서 문화 나눔을 실천했던 예울마루가 이제 지역민들을 직접 찾아가선 것이죠. 그 현장 지금 소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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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 있는 애양병원 로비 한켠에서 스태프들이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찾아가는 연주회가 있는 날이기 때문이죠.
아직은 무대 위에 피아노 한대만 덩그러니 놓여있고, 사람들도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 때 마이크 테스트를 위해 오늘의 연주자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은식과 피아니스트 야마구치 히로아키가 무대에 오릅니다. 줄도 맞추고 연주자들이 의견도 조율하는 사이 많은 분들이 자리를 잡으셨네요.
드디어 약속된 연주 시간이 되었습니다. 드레스로 바꿔 입은 바이올리니스트 김은식이 무대에 오르자 많은 분들이 환호해 주시네요. 연주를 위해 의자도 무대 쪽으로 모두 바꿨어요. 오늘 연주할 곡은 가브리엘 포레와 모리스 라벨의 바이올린 소나타이지만, 그 전에 가벼운 소품으로 청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습니다. 연주자들의 배려가 돋보이죠?
사실 이번 찾아가는 연주회는 연세대 강사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은식과 교토교대 교수인 피아니스트 야마구치 히로아키가 지역에 있는 음악 영재들을 지도하기 위해 여수를 방문했다가 성사됐습니다.
마스터클래스를 위해 재능기부로 여수에 오는 만큼 소외 계층을 위한 연주회까지 하기로 한 것이죠. 하지만 마땅한 장소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요. 여러 고민 끝에 결국 연주자 분들의 좋은 뜻을 살리면서도 많은 분들이 들을 수 있는 애양병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애양병원은 1909년 포사이트 선교사가 길에 쓰러진 한센병 환자를 치료한 것을 시초로 1935년 여수에 자리잡고 그 때부터 한센병 치료에 많은 공헌을 해왔고, 고령의 음성 한센병 환자 및 장애인들이 기거할 수 있는 애양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병원의 노력으로 한센병이 치료된 환자들이 인근 지역에 대부분 정착해 살고 있기도 하죠. 우리가 한센병 치료병원으로 잘 알고 있는 소록도병원이 1916년에 개원했으니 훨씬 앞선 시기에 치료를 시작한 것이죠. 이 날 연주회에는 애양병원 환자와 애양원 노인들, 인근 지역 주민들 15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참 의미 있는 공연이죠?
실제로 애양병원 인근에는 역사관이 있습니다. 이 역사관은 1926년부터 1967년까지 병원으로 사용되던 건물인데요, 그 당시 사용하던 의료기구, 환자들의 기록 등을 전시해 놓았습니다. 특히 수술실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는데요.
외국 선교사들이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한 명의 환자라도 더 살리기 위해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열악한 환경에서 자연광에 의지하며 수술을 했다고 생각하니 정말 가슴 뭉클해지더라구요.
천국으로 가는 문 애양원 – Arther Hanson
한 소녀가 문 밖에 서있네
눈물이 가득한 눈을 하고서
이 작은 문둥이 소녀가 버림을 받았네
이렇게 어린 나이에
나는 소녀가 하찮은 돈을 지불하고
천국을 사는 것을 보았네
그 소녀는 문을 통과하였고
나를 보고 미소 지었네
나에게 천국이 무엇이라고 일러주는
미소를
이 시는 Arther Hanson이라는 사람이1924년 병원 문 밖에서 울고 있던 소녀를 발견하고 자신의 돈으로 병원에 입원시키면서 쓴 거라고 합니다.
당시에는 입원을 못한 환자들이 문 밖에서 노숙을 했는데 일단 병원에 입원 하면 치료를 받을 수 있으니 환자들이 애양원 문을 ‘천국으로 가는 문’, 애양원을 ‘천국’이라고 불렀다네요.
이 날 연주회는 천국에서 들은 음악이니까 그야말로 ‘천상의 소리’겠죠? 여수에 있는 ‘천국’ 애양원 꼭 한번 가보시구요, ‘예울마루와 함께하는 찾아가는 연주회’는 또 다른 천국을 찾아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