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로 갑니다!
“한나씨 잘 다녀와요~ 축하해요” 팀장님의 한마디에 벌써 가슴이 콩닥거리기 시작합니다.
작년 이맘때 봉사활동 공문을 보고 선뜻 지원하지 못했던 제가 이번에는 어떤 마음으로 용기를 내본 것일까.. 걱정 반, 기대 반 캄보디아 7박8일 속으로 출발해 볼까요?
공항에 모인 우리, 1박 2일 워크샵을 함께해서인지 처음 만난 그날 보다는 무척이나 가까워 보입니다. 모두 함께 화이팅을 외친 후 탑승했습니다.
캄캄한 캄보디아 공항 도착했는데요 많이 더울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유난히 습하고 더웠던 한국날씨 덕분에 익숙한 더운 바람이 꽤 참을 만 합니다. 오늘은 올림픽 한일전 축구경기가 있는 날인데 3시간이 남은 지금 고민이 됩니다. 보고 자면 첫째 날부터 힘들 텐데.. 하지만 그 고민은 십 분도 채 지나지 않아 꿈나라로 사라집니다. 스르르..
뱅몽 어린이집 방문
첫째 날, 우리는 반띠민 쩨이에 있는 뱅몽 어린이집으로 갔습니다. 작고 귀여운 아이들이 저희를 기쁘게 맞아줬는데요~ 다들 너무 귀여워서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귀여운 노래와 함께 우릴 반겨준 꼬마 친구들의 책상에 예쁜 그림을 함께 그렸는데요~
처음 잡아보는 붓이 손에 잘 안 잡혔는지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제 짝궁 용빈이가 시간이 지나자 혼자 붓을 들고 그림 그리기에 푹 빠졌답니다.
드디어 완성!! 어떤가요? 호빵맨을 그린 우리~. 첫 작품치고는 나름 훌륭했습니다. ^^
초등학교 페인트칠&벽화 그리기
태어나서 처음으로 페인트 붓을 잡아봤는데요 어제 짝궁 용빈만큼이나 어색했습니다. ‘이 큰 벽을 언제 다 칠하지?’라고 생각했지만 걱정과는 달리 우리봉사단원의 힘으로 금새 끝내버린 페인트칠과 벽화가 너무 맘에 들고 예뻤습니다.
이곳 학교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우리는 이곳이 폐교인줄 알았습니다. 다 벗겨진 건물, 낡은 책상과 의자, 칠판뿐인 교실 책상에 앉다가 몸이 긁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됬는데요 이틀 후에는 다시 와서 의자와 책상 보수작업도 할 계획입니다.
짧은 시간에 아이들에게 많은걸 줄 수 없어 아쉽지만, 우리가 흘린 땀 한 방울, 노력 하나로 그 아이들이 등•하교길에 한번씩 더 웃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태양광램프 전달식&태양광 자동차 만들기
우리가 현지에서 가지고 간 태양광 램프 전달식이 있었습니다. 기름 램프로 생활하는 이곳 사람들은 이것 하나로 밤에 모든 일을 하고 있었는데요 어두운 밤 먼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 위험한 기름 램프를 손에 들고 가야하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책을 읽을 때도 기름램프를 사용했습니다. 게다가 비가 오는 날에는 화재위험까지 있었습니다.
태양광램프 사용법에 대해 설명해 주는 동안 한 아주머니께서 눈물을 보이셨습니다. 마을대표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는 아주머니는 이 램프 하나로 아이들이 편하게 책을 볼 수 있고 밤늦게 안 보이는 숲을 걸어 화장실을 이용하던 불편함을 덜게 해줘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하셨습니다.
어찌 보면 우리에겐 별 것 아닌 램프 하나가 이곳 주민들에게는 너무나도 감사할 만한 큰 빛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음에 잠시 가슴이 뭉클 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했습니다.
전달식을 마치고 아이들과 함께 태양광자동차를 만들었는데요 크고 맑은 눈들이 처음 보는 것들에 초롱초롱 빛납니다. 워크샵 때 함께 만드는 과정을 배웠지만, 접촉불량 등의 이유로 작동이 안 되는 경우도 많이 봤기에 살짝 걱정부터 드는 건 사실입니다.
운동회&결연 가정방문
처음 둘러보는 청팀백팀 머리띠를 어떻게 하는지 줄 몰라 당황한 표정에 시작한 림보는 어느새 웃음소리 가득한 놀이터, 영차영차 외치면서 하나가 되던 줄다리기!! 이날 아이들의 표정과 응원열기는 아직도 제 눈과 귀에 선합니다.
이 작은 아이들에게서 어떻게 이렇게 큰 응원소리와 열정이 나오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우리백팀은 비록 졌지만 모두가 한 팀이었고 모두가 너무나도 열심히 했던 운동회였습니다. 운동회를 마치고, 결연가정에 방문할 예정입니다.
저희 조는 깐용 이라는 학생 집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시장에 들러 함께 먹을 불고기 거리와 과일 등을 구입했습니다. 조금 어려운 캄보디아 말에 많은걸 배워가지는 못했지만 안녕하세요, 멋있어요, 비싸요, 깍아주세요 는 달달 외워갔습니다. 깍아달라는 의미의 ‘쪼틀라이~’를 외치며 시장을 본 후 도착한 집.
조금 늦은 탓에 인사를 나눈 후 바로 식사준비로 들어갔습니다. 간단한 준비를 다같이 하고, 페이스페인팅과 풍선을 불어주었습니다. 처음 보는 광경에 하나 둘 몰려든 아이들.. 그저 신기한지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고 좋아하고 그 모습에 저도 오늘 하루는 아이처럼 깔깔 웃으며 순수해져 봅니다.
아이들과 놀고 있는 사이 우리의 저녁식사 불고기가 완성되었습니다. 불고기와 김치 나름 열심히 만들어보았는데, 너무나도 맛있게 먹어준 깐용과 그의 가족이 고맙기만 합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선물을 아이에게 전달하고 함께 사진도 찍었습니다. 잠깐의 시간이지만, 작은 것 하나에 고마워 해주고 늘 환한 웃음으로 답해준 그들이 우리 또한 감사하고 존경스러울 따름입니다.
학교 책상,의자 수리
처음 학교를 방문해 아이들이 공부하는데 책상이나 의자에 긁히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둘 째날 책상과 의자 보수작업을 하기 위해 학교를 방문했는데요 각자 사포를 하나씩 손에 들고 있는 힘껏 의자와 책상을 밀고 튀어나온 못에 망치질을 한 뒤 니스로 깔끔하게 마무리를 해주었습니다. 새 책상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공부하면서 조금은 덜 다칠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놓였습니다.
7박8일 저에게는 너무나도 짧았던 일정이 모두 끝이 났습니다. 처음 걱정과는 달리 잘 적응하여 함께할 수 있어 너무 기뻤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마음으로 봉사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우리는 가끔 소중한 것을 가까이에 두고 그것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늘 투정하고 더 좋은 것을 갖기 위해 싸우고 또 싸웁니다. 캄보디아는 행복지수가 높은 국가 중 하나라고 합니다.
그들은 우리보다 조금 덜 가진 것이 아니라 아주 많이 못 가진 나라지만 그들의 얼굴을 보면 우리보다 많이 가진 것이 하나는 확실합니다. 웃음, 행복. 남이 가진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고 행복할 줄 아는 마음. 가장 배워야 할 마음입니다.
인간의 감정은 누군가를 만날 때와 헤어질 때 가장 순수하며 가장 빛난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많이 부족했지만 순수함으로 만나 가장 빛나게 헤어진 나의 7박8일이 그들 마음 한구석에 좋은 추억으로 남아주길 바라봅니다. 지금의 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