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린이 정서와 관련된 사건들로 인하여, 미술치료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져 가고 있는데요. 아직은 생소한 ‘미술치료’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올바른 인식을 돕기 위해 마음톡톡이 집단치료프로그램을 함께 구축해 주신 국내 최고의 미술치료 권위자인 박승숙 교수님의 인터뷰 중 미술치료에 관해 설명해주신 부분을 소개합니다.
‘미술치료는 그림검사다.’ 라는 것은 잘못된 생각
미술치료는 심리치료의 일종입니다. 많은 분들이 미술치료에 대해서 잘못 알고 계시는 것 중 하나가. ‘미술치료=그림검사’라고 생각하신다는 거예요. 사실 그림검사를 통해서 마음을 읽어보는 것은 심리학에서 개발한 하나의 검사법에 가깝고, 미술치료실에서 주로 쓰는 방법은 아니거든요.
대화도 어렵고 자기 문제도 이야기하기 어려운 장애가 있거나, 어린아이가 자기의견을 표현하기 어려울 때 상황 이해를 위해 그림을 통해 최대한 상황과 심리를 읽어내기는 하지만, 이건 파악의 개념이지 ‘치료’의 개념은 아니거든요. 치료는 이 사람을 어떻게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느냐를 다루는 문제죠.
미술치료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만나는 과정
제가 지금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분 중에 자기 틀에 갇혀있는 분이 있어요. 이런 분은 틀을 깨야 하죠. 상담을 진행하다 보니 머릿속에 많은 이미지가 생기셨대요. 그래서 그 이미지들을 찰흙을 통해서 표현해보라고 하니 찰흙으로 가운데 구멍이 나 있는 벽돌 벽을 쌓는 거에요. 그 집과 자신이 동일시 되는 거죠. 구멍 난 벽돌을 통해서만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는 거에요. 아예 닫혀 있는 것은 아닌 거죠.
그분의 작품 제목을 ‘바람 통하는 나’라고 정했어요. 그리고 구멍 뚫린 벽과 큰 나무를 입체적으로 표현했어요. 이제 그 집에는 앞으로 열매도 맺고, 사람이 드나드는 이미지도 계속 추가해 나갈 수 있게 된 거죠.
저는 그 벽돌 위에 작은 새 모형을 올려주었어요. 나는 이 집에 대해, 당신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 집을 드나 들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거에요. 이렇게 미술작품을 만들어가는 체험을 하면서 의미를 읽어주고, 추가작업을 통해서 심리의 폭을 넓혀주는 거죠.
미술치료는 ‘심리치료의 효과를 높이는 툴’
다시 이야기 드리지만, 모든 예술치료는 기본적으로 심리치료에요. 심리치료는 심리상담에서부터 출발하는데, 보통은 말을 바탕으로 치료를 진행하게 되죠. 그런데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할 때, 사고방식을 바꿔야 할 때, 감정을 해소해야 할 때와 같이 변화나 체험이 필요한 다양한 상황들을 마주치면서 말에만 의존하여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힘들어질 때 미술활동을 결합하는 겁니다.
복잡한 상황들을 해소시키거나 표현을 분명하게 하려고 미술활동을 활용하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미술치료는 ‘심리치료의 효과를 높이는 툴’이라고 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