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아이돌처럼 예쁘지 않을까요?

쭈뼛거리는 아이

우르르 함성을 지르며 마음톡톡 방으로 들어오는 아이들 틈에 또래보다 왜소한 체격의 여자아이가 쭈뼛거리며 들어왔습니다. 사전 면담을 위해 지역아동센터에 방문했을 때도 또래 여자아이들 틈에 섞이지 못하고 저 혼자 멀찍이 떨어져 앉았던 가인이었습니다.

가인이는 편모 가정 아동으로 2녀 1남 중 막내입니다. 아버지와 이혼한 어머니는 재혼을 하셨지만 또다시 이혼해 세 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습니다. 가정 형편 또한 넉넉하지 못합니다. 엄마의 거듭된 이혼이 어린 가인이에게도 분명 상처가 되었겠지요.

따돌림당하는 아이

가인이는 타인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했습니다. 또래보다 작은 키와 왜소한 체격, 까무잡잡한 피부, 예쁘지 않은 얼굴 때문에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도 많이 부족했습니다. 묻는 말에 겨우 대답하는 것 이외에는 거의 말을 하지 않을 정도로 성격도 내성적이었습니다. 마음톡톡 교실의 다른 아이들은 가인이와 짝이 되는 것을 노골적으로 거부했지만, 가인이는 아이들의 이런 태도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 같았어요.

가인이에게는 또래 관계 개선과 자존감 향상이 필요했습니다. 함께하는 활동을 통한 즐거움을 경험하도록 해주었어요. 그 경험 안에서 자신의 모습도 돌아볼 수 있는 활동을 기획했습니다.

미술치료

첫 번째 시간은 미술 치료로 진행되었습니다. 미술 수업과 미술 치료를 구분 지어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자신의 그림 실력 때문에 위축되기도 합니다. 난화 그리기를 통해 미술치료와 미술 수업이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했고, 못 그려도, 못 만들어도 스스로 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며 아이들이 긴장을 풀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유독 긴장했던 가인이의 표정도 조금 풀어졌고, 가끔씩 웃는 모습을 보게 되었지요.

나도 그래 게임

두 번째 시간에는 ‘나도 그래’ 게임을 통해 아이들이 서로에 대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 아이가 “나는 노는 게 좋아!”라고 외치면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나도 그래!”라고 외치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이날 가인이는 작을 소리였지만 “나는 마음톡톡에 오는 게 좋아!”라고 했고, 다른 아이들도 그 말에 공감하며 “나도 그래!”를 외치며 가인이에게 다가섰습니다. 친구들로부터 공감받았다는 사실에 가인이는 가슴 벅찬 감동을 느끼는 듯했습니다. 아마 가인이는 자신도 친구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을 것입니다.

우는 아이

어느 날, 얼굴이 유난히 예뻐서 짓궂은 남자아이들의 괴롭힘 대상이 되곤 했던 혜교가 남자아이들의 장난을 견디지 못하고 울고 말았습니다.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혜교는 엉엉 울었지만 각자 하는 일에 몰입해 있던 여자아이들은 혜교를 위로할 겨를이 없었지요. 이때 가인기가 혜교에게 다가갔습니다. 가인이로서는 큰 용기를 낸 것입니다. 혜교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며 위로하기 시작했어요.

그날 이후 가인이는 혜교와 친구가 되었고, 혜교를 통해 다른 여자아이들과도 잘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집단 내 다섯 명의 여자아이들은 어느새 든든한 5총사가 되었어요. 남자와 여자로 편을 가르는 상황에서도 가인이는 더 이상 방관하지 않고 당당히 목소리를 내기에 이르렀지요. 이렇게 친구들과의 관계가 개선되자 가인이는 말도 많아지고, 예전보다 훨씬 더 적극성을 띠게 되었습니다.

사이좋은 친구

자신의 외모에 대해 자신감을 잃고 비관하던 가인이는 마음톡톡 활동을 통해 자신감을 상실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를 알아내고 치료할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무심코 한 말에 상처를 입고 자신의 단점만을 들여다보던 가인이도 친구들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지요.

외모 콤플렉스는 스스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100% 남의 시선을 의식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정작 다른 사람의 눈에는 아무렇지도 않을 외모의 단점이 자신에게만 유독 크게 느껴지기도 하죠. 스스로 외모에 대해 자신감이 없다면 자신감을 상실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친구들이 무심코 한 말에 상처를 입고 자신의 단점만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타고난 외모를 바꾸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단점보다는 장점으로 시선을 돌려 우리들 몸과 마음의 아름다움을 가꿀 수 있지 않을까요?


본 콘텐츠는 마음톡톡 치료사가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마음톡톡 아이들을 만나다」에서 발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