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후유증? 고3 스트레스? 자녀의 고민 해소 도와주기 [이영숙 박사의 부모-자녀 칼럼]

어린이들의 한 뼘 친구 마음톡톡과 이영숙 박사님이 함께하는 글입니다.

아, 진짜 멘붕이다! 이 점수면 ‘자살각’ 아니냐?

한 학부모는 자녀의 방문 앞에서 이런 대화를 듣고 충격을 받아 상담실을 찾았다. 수능 점수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자살각(자살하기에 알맞다는 뜻의 신조어) 같은 무서운 단어를 농담처럼 나누는 것을 듣고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고 한다. 혹시 우리 아이가 ‘좋지 않은’ 생각을 하는 건 아닐까 걱정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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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준비할 땐 ‘스트레스’ 끝났을 땐 ‘후유증’

기본적으로 청소년기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시기다. 성적에 대한 압박감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청소년들이 매일 마음속에 품고 있는 시한폭탄 같은 것이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가운데 7명은 ‘학업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74%)’라고 응답했고, 공부 때문에 우울증세를 보이는 아이들은 20%에 달한다. (중앙일보)

그중에서도 특히 고3 청소년들의 경우 인생에서 처음 마주하는 큰 관문인 수능 때문에 더욱 스트레스를 받는다. 치열한 입시전쟁과 진로고민, 오랫동안 이어진 수능 공부의 피로까지 더해져서 몸과 마음이 지치는 것이다. 하지만 수능을 마친 후에도 스트레스에서 바로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다. 기대했던 점수가 나오지 않아 낙담하거나, 몇 달 동안 대입 결과만을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이어지면서 초조함과 무력감에 빠지는 ‘수능 후유증’을 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청소년 자녀의 심한 스트레스, 원인과 해결법은?

청소년은 감정과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덜 발달한 시기다. 호르몬의 영향으로 화를 내다가 급격히 우울해지는 감정기복이 나타난다. 또한 자신에 대해 예민하게 성찰하는 시기이므로, 속마음으로 강한 열등감을 가지게 되거나 그것을 감추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청소년들은 현실이 자신의 바람대로는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과, 자신의 생각·감정·행동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당황하거나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에게 그저 “점수가 왜 이러니!” “이래서 어느 대학 들어가겠어!”라며 몰아세우는 것은 오히려 자녀를 아예 무기력하게 만들 뿐이다. 자녀는 어른들에게 반항하거나,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게임중독·가출 등을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자녀의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주기 위해 부모가 함께할 수 있는 해결법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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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상을 떠나 밖으로 나간다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원래 영양분을 뇌로 바로 전달해 줘서 정신을 또렷하게 해주지만, 끝없는 공부로 인해 스트레스가 지속되며서 너무 오랫동안 많이 분비하게 되면 만성피로·두통·우울감 등을 유발한다.

이 호르몬을 조절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낮은 강도의 신체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공부하기에도 시간이 모라단다고 생각되겠지만 잠시만이라도 아이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을 해보자. 이 때는 괜한 훈계 대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마음껏 산책하고 사색하도록 도와주자. 복잡한 감정과 지겨운 공부에서 잠시 벗어나서 아이는 점차 마음의 안정을 찾을 것이다.

2. 경청하고, 경청하고 또 경청한다

바깥 활동을 통해 자녀의 생각과 감정이 어느 정도 정리 되었다면 ‘경청법’을 통해 부드러운 격려를 전할 수 있다. 경청법은 자녀의 마음, 즉 감정을 열게 하는 기술이다. 부모가 적극적으로 들어줄 때 아이는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갖고 마음을 열게 마련이다.

우선 집중하는 눈빛과 따뜻한 미소 같은 비언어적 제스처를 통해 자녀가 충분히 이야기할 준비가 되도록 기다려 주자. 자녀가 말하는 동안에는 아이의 말에 담긴 의미를 명확하게 확인하고자 노력하고,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이해하고 보듬어주려는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1. 의미를 명확하게 확인해 주기 :
    “네 말은 1순위로 지망한 과가 아니라 2순위로 지망한 과를 가겠다는 것이구나”
  2. 감정과 관련된 부분을 보듬어 주기 :
    “그렇구나, 수학 성적이 생각만큼 잘 안 올라서 속상하고 불안했구나”

이 과정에서 자녀가 슬퍼한다면 같이 울며 공감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자녀는 이렇게 부모와 솔직하게 대화하는 과정만으로도 스스로 치유되며,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가만히 생각하면 우리 부모들도 청소년일 때 얼마나 예민하고 불안했는가. 어른이 된 지금도 인생의 수많은 문제와 선택 앞에서 스트레스를 받곤 한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보여주어야 할 것은 ‘날카로운 현실과 잔소리’가 아닌, 자녀의 마음을 진심으로 경청해 주는 좋은 성품과, 자신의 스트레스에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이겨내는 모습임을 기억하자. 그것이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의 유일하고도 분명한 대처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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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영숙 박사
· (사)한국성품협회 대표
· 한국형 12성품교육 창시자
· 건양대 대학원 교수

본 포스팅은 이영숙 박사님의 ‘아이교육’ 관련 기고글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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