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이 자녀와 애착을 쌓는 3가지 방법 [이영숙 박사의 부모-자녀 칼럼]

어린이들의 한 뼘 친구 마음톡톡과 이영숙 박사님이 함께하는 글입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일-가정 양립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 중 맞벌이 부부는 43.9%로, 일하는 엄마 ‘워킹맘’ 의 수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직장업무와 맞벌이 육아라는 두 가지의 일을 모두 탁월하게 감당하기란 쉽지 않아서, 항상 시간에 쫓기거나 자녀교육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워킹맘들이 많다.

워킹맘의 80%가 너무 지친 나머지 직장을 그만둘까 고민했던 경험이 있다고 하고, 설문조사에 따르면 워킹맘 고민 1위는 “자녀의 교육에 적극 참여가 힘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런 워킹맘들의 걱정을 해소해 줄 만한 더 효과적인 자녀교육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 알아보자.


정말 워킹맘은 자녀교육에 좋지 않을까?

어린 자녀와 직장을 동시에 소화하는 맞벌이 워킹맘

자녀가 학교에서 친구관계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사회성에 안 좋은 점이라도 발견되면, 자신이 아이와 함께 있어주지 못해서 발생한 문제라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워킹맘들이 많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한 여성단체 연합기관이 소속 여성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영·유아기에 엄마가 직접 자녀를 돌보지 않을 경우 “아동의 정서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75.2%나 되었고, “아동의 지능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비율도 57.6%에 달했다. 직장생활이 아동발달 면에서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느끼는 워킹맘들은 이런 죄책감으로 직장에서나 가정에서 모두 죄인 마냥 억눌려 살고 있다.

업무를 보면서도 자녀와 애착을 형성하기 위해 시간을 내고 있는 워킹맘

그러나, 미국의 여성학자 린다 허쉬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직장여성을 어머니로 둔 자녀와 전업주부를 어머니로 둔 아동의 행복지수 사이에는 의미 있는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미국 소아과학회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엄마의 직장생활이 자녀의 성품 형성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어떤 정황도 나타나지 않았다. 단지 부모가 건강한 성품을 가진 경우 자녀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을 뿐이다. 이에 더해, 학업성취도는 워킹맘의 자녀들이 오히려 높은 성적을 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 국립과학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업주부 보다 워킹맘을 둔 자녀가 학업성취도에 있어서 평균 성적을 얻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아이들의 경우 전업주부 자녀는 35%, 워킹맘을 둔 자녀는 42%가 평균 성적을 얻었다. 남자아이들의 경우 전업주부 자녀는 35%, 워킹맘을 둔 자녀는 50%가 아버지보다 성적이 더 높게 측정되었다.

(출처 : 도서 <난 엄마가 일하는 게 싫어>)

이런 연구결과들은 워킹맘들이 자녀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치게 해준다. 직장생활 때문에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짧다면 오히려 그 시간을 질적인 면에서 자녀에게 더 충실하게 만들면 되는 것이다.


워킹맘이 자녀와 친밀한 시간을 보내는 방법

집에서 자녀를 돌보는 와중에도 일을 놓지 못하는 맞벌이 워킹맘

부모자녀 간의 시간은 양보다 질이다. 비록 짧은 시간이라도 더 친밀감이 넘치고 즐겁게 보낼 수 있다면, 긴 시간 함께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유익할 것이다. 맞벌이 엄마라고 ‘일등맘’ 이 될 수 없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워킹맘들이 비록 짧은 시간이라도 자녀들과 더 친밀하고 즐겁게 지내기 위한 자녀교육의 방법들은 어떤 것일까?

1. 집안일을 자녀와 함께 준비하는 시간으로 활용한다

퇴근 후 저녁밥을 짓거나 청소를 하느라 아이들과 분리되어 있기보다, 집안일도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으로 활용하자. 예를 들어, 저녁 식사를 준비할 때 숟가락이나 접시 놓기 등 간단한 도움을 요청해 보자. 혼자 집안일을 바쁘게 해치우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식사를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엄마와 함께하는 집안일은 자립심과 성취감을 키울 뿐만 아니라 부모자녀 간 친밀감도 높여준다.

2. 매일 짧은 시간이라도 친밀한 대화를 나누는 데 집중한다

오늘 뭐했어? 재미있었어? 엄마도 네 생각 하면서 열심히 일했단다.

퇴근 후에는 무엇보다 자녀와의 애착형성에 집중하자. 비록 집안일이 밀렸더라도 우선 아이를 꼭 끌어안아주고 단 10분만이라도 아이와 눈을 맞추고 다정한 대화를 나눠보는 것이다. 따뜻하고 다정한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아동은 부모와의 심리적 거리감을 해소하고 안정을 느끼게 된다.

잠들기 전에 자녀와 ‘10분 해피타임’ 을 갖는 것도 애착을 높이는 데 좋다. ‘해피타임’ 이란 아이와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공유하고, 자신의 행동이 어떤 성품을 실천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짧은 시간이다. 친밀한 대화로 애착을 형성하고, 좋은 성품을 가르치고 격려할 수 있는 보물 같은 시간이다.

3. 자녀와 함께 활동을 할 때는 즐거운 모습을 보여준다

자녀의 행복지수를 위해, 함께 시간을 보낼 때는 즐겁고 기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자. 기쁨이란 ‘내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즐거워하는 것(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 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녀의 존재 자체를 인정함으로써 자존감을 높여주고, 자녀가 부모에게 있어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반복해서 알려줘야 한다. 이런 엄마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은 자존감이 높아지고 그만큼 행복감이 올라간다.


물론 워킹맘은 직장생활에 쫓기게 마련이고, 집안일을 하기에 언제나 시간이 모자란다. 이런 열악한 현실에서도 많은 워킹맘들이 시간을 쪼개어 자녀와의 애착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태도는 부모로서의 책임감과 나 자신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는 성품으로, 자녀의 행복지수를 높이고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 ‘일등맘’이 가지는 좋은 자세다. 부모의 좋은 성품은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레시피인 셈이다. 더 많은 맞벌이 부부들이 직장은 물론 가정에서도 균형 잡힌 성공을 이뤄나가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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