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때 어린이집에 안 가겠다는 아이, 어떻게 하죠? [이영숙 박사의 부모-자녀 칼럼]

어린이들의 한 뼘 친구 마음톡톡과 이영숙 박사님이 함께하는 글입니다.

어린이집 가기 싫어! 엄마랑 있을래!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지 벌써 5개월. 이제 등원은 문제없나 싶었는데, 방학 기간이 되니 또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징징댑니다. 방학에는 등원하는 친구들이 현저히 줄어들고, 맞벌이 하는 집의 아이들만 등원하니 재미가 없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나도 ○○이처럼 엄마랑 있고 싶어, 나도 놀러 갈래!” 라고 애처로운 표정으로 말합니다. 짧은 방학에도 아이와 함께 있지 못하는 워킹맘인 제가 또 싫어지는 순간이었지요. 이럴 때는 어떻게 달래야 할까요?


맞벌이하는 워킹맘과 집안일이 되어있지 않는 집의 모습

워킹맘이라는 죄책감은 NO!
긍정적인 태도로 자녀와 대화하세요

맞벌이 부부에게 아이의 방학은 평소보다 서러움과 죄책감이 두 배로 치솟는 시기이지요. 방학기간 동안 아이를 맡길 곳을 찾아 여기 저기 전화를 돌려보거나, 남편과 며칠씩 나누어 연차를 쓰는 분들도 있지만, 이래저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방학에도 아이를 교육기관에 보내게 됩니다. 아이들에게 미안하지만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이 “엄마, 유치원에 친구들이 없어” 라고 말하면 속상한 마음이 듭니다. ‘우리 아이도 다른 애들처럼 부모와 시간을 보내며 놀러가고 싶을텐데, 방학 때만이라도 함께 있어줘야 정서적 결핍이 채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부모를 끊임없이 괴롭히지요.

그러나 과도한 죄책감은 금물입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죄책감을 느낄 수록, 아이에게 보상심리가 생기면서 부모의 마음을 역이용하는 행동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부모에게 더 붙어 있으려 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은 계속 부모가 들어줘야 한다고 떼를 쓰는 것이죠. 결국, 아이에게 좋지 못한 성품을 키워주는 것입니다.

맞벌이 부모가 갖는 마음의 짐을 벗어버리세요. 미국의 여성학자 린다 허쉬만(Linda R. Hirshman)의 연구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직장여성을 어머니로 둔 아동’과 ‘전업주부를 어머니로 둔 아동’의 행복지수 사이에는 의미 있는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부모는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충분히 좋은 부모’입니다. 부모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입니다.

-도널드 위니캇(Donald W. Winnicott)
영국 소아과 의사 / 정신분석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는 충분히 좋은 부모’ 라는 인식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좋은 생각, 좋은 감정, 좋은 행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 성품의 부모가 가져야 할 태도입니다. 좋은 성품이란, 갈등과 위기 상황에서 더 좋은 생각, 더 좋은 감정, 더 좋은 행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영숙 박사 정의, 2005)입니다.


맞벌이 워킹맘이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성품으로 대화하는 모습

내 자녀가 등원을 거부할 때

1. 성품대화로 아이의 마음을 토닥여 주세요.

  • “유치원에 친구가 많이 없어서 네가 많이 심심했구나!”

이렇게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주고, 아이의 감정을 반영해서 말해주는 성품대화는 아이가 부모로부터 ‘이해받고 있다’는 안정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유치원에 가기 싫은 아이의 마음을 무조건 바꾸려고 하면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2. 희망적인 생각, 감정, 행동을 말해 주세요.

  • “그동안 친구들이 많이 갖고 놀아서 네가 충분히 갖고 놀지 못했던 장난감이 있니? 방학 동안 그 장난감을 가지고 실컷 놀아보는 것은 어떨까? 엄마 생각엔 아주 좋은 기회인 것 같아.”
  • “방학 때 만나는 친구들이랑 더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엄마가 쉬는 날 그 친구를 집으로 불러서 더 재미있게 놀아볼자!”

아이에게 희망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여 친구가 없어서 심심하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꿀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긍정적인 태도란, 어떠한 상황에서도 가장 희망적인 생각, 말, 행동을 선택하는 마음가짐(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입니다. 이런 대화를 통해 상황을 얼마든지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태도 훈련이 가능합니다.

3. 몸놀이로 ‘사랑 에너지’를 채워주세요.

퇴근 후에는 ‘사랑 에너지’를 채워주는 것에 좀 더 신경 써 봅시다. 물론 체력과 정신이 거의 방전 상태겠지만, 엄마아빠가 힘을 합쳐 아이와 30분~40분 동안 실컷 ‘몸놀이’를 해주세요. 몸놀이를 통해 나누는 자연스러운 스킨십은 애착 호르몬인 옥시토신(Oxytocin) 분비를 촉진하고, 아이의 스트레스도 몸놀이를 통해 발산됩니다.

꼭 놀이공원처럼 특별한 곳을 데려가거나, 가족 전부를 데리고 소풍을 떠나야 친밀감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짧게, 간단하게, 자주 놀아주면서 애정표현을 아낌없이 해주세요.

아이가 텅 빈 유치원에서 느낀 정서적 허전함을 채워주려면 몸놀이를 사회적 보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유치원에 잘 다녀오면 엄마, 아빠랑 저녁에 또 공룡놀이를 할 수 있다’ 는 규칙을 아이와 만들고, 아이가 그것을 잘 지키면 몸놀이를 보상으로 주세요. 아이의 등원 거부 행동을 개선하는 좋은 교정방법이랍니다.

엄마아빠는 회사에 가지만, 너를 언제나 생각하고 있단다!
우리 저녁에 만나서 또 신나게 놀자! 사랑해!

이 마음이 아이에게 전달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죄책감을 버리고, 오늘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좋은 생각, 좋은 감정, 좋은 행동을 선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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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영숙 박사
· ㈔한국성품협회 대표
· 좋은나무성품학교 성품교육 개발
· 건양대 대학원 교수

본 포스팅은 이영숙 박사님이 제공한 ‘아이교육’ 관련 기고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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