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아빠가 자녀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 [부모-자녀 칼럼]

어린이들의 한 뼘 친구 마음톡톡과 이영숙 박사님이 함께하는 글입니다.

당신은 스스로 몇 점 짜리 아빠라고 생각합니까?

한 기업이 아빠들을 대상으로 위와 같이 물었더니 평균점이 나왔다. 아마 바쁜 업무 때문에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하는 데다, 자녀들과 깊이 있는 대화도 나누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이 ’67점’으로 표현된 것이 아닐까.

“아빠와 자녀들이 함께 출연하는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기가 부끄러워요. 아이에게 미안하거든요. 나는 저렇게 못해주는데…”

TV속 아빠들처럼 자녀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가 않다. 이제는 경제적 부양능력은 물론 자녀들과 자주 외식도 하고 영화관에도 갈 수 있어야 비로소 ‘100점짜리 아빠’로 인정을 받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당장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도 문제가 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노력해야 할지 막막한 아빠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100점 짜리 아빠’는 왜 이렇게 먼 존재가 되었을까?


부성을 배울 기회가 없었던 젊은 아빠들

신문만 보는 아버지에게 삐진 아이의 모습

부성(Fatherhood) 이란? 자녀의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끼치는 아버지의 특성으로, 아버지로서의 친밀감을 말한다. 아버지가 주는 친밀감을 많이 경험할 수록, 자신이 아빠가 되었을 때 자녀들에게도 부성을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기성 세대의 아버지들은 자녀들에게 ‘부성’을 가르치지 못했다. 가장의 역할은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이미지로 제한되었기 때문에, 보편적이고 바람직한 친밀감을 표현할 줄 아는 아버지들이 드물었다.

부성이 결핍된 기성세대 아버지에게 상처를 받거나 무관심했던 경험이 쌓여, 부모가 되어서도 적절한 부성을 표현하는 방법을 모르는 젊은 아빠들이 많은 것이다.


자녀의 좋은 성품은 아빠와의 친밀감이 만든다

아이를 꼭 안아주는 아버지의 모습

아버지와의 친밀감은 아이의 자아정체감과 대인관계능력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부성이 자녀의 좋은 성품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에 대한 연구결과가 많이 발표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가 영국의 청소년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매일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는 자녀들은 무려 87%가 행복감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더하여, 옥스퍼드 대학교는 40여 년에 걸친 추적연구를 통해 아버지가 적극적으로 부성을 표현할 수록 자녀들의 학업성적과 삶의 질이 향상된다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출처 : 텔레그래프 온라인뉴스 / 뉴스천지)

아빠들은 자신의 생각, 감정, 행동을 자녀들에게 표현함으로써 자녀들의 좋은 성품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왜냐하면 성품이란 “한 사람의 생각, 감정, 행동의 표현” (이영숙, 2005) 이며, 이렇게 끊임없이 표현되는 친밀감을 경험한 아이들은 올바른 아버지상을 학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하는 아빠가 자녀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

서로 마주보고 있는 아이와 아버지의 모습

“너는 아빠의 힘이야! 너만 보면 아빠는 힘이 마구 솟아나! 알지?”
“와우! 우리 아들이 언제 이렇게 컸어? 진짜 든든한 걸!”

자녀에게 부성을 표현하고 싶다면 매일 짧은 시간이라도 아이와 눈을 마주하며 웃어주는 일부터 실천하자. 아빠의 생각을 전해주고, 자녀와 함께 있을 때 행복한 감정을 전해주고, 미소와 스킨십으로 자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된다.

격려의 말도 던져주고, 함께 놀며 아빠의 관심과 사랑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 이런 모든 것들이 부성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아빠의 긍정적인 말과 행동들이 모여 자녀에게 자신감을 쌓아준다.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을 함께해야 훌륭한 아빠라는 생각은 꼭 옳지만은 않다. ‘워킹대디’들은 사실 시간이 없다. 양보다 질을 생각해서 하루에 조금씩만 틈을 내어 자녀에게 좋은 부성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자녀에게 보약을 먹이는 마음으로 아래 3가지를 실천해보자.


핸드폰을 보며 웃고있는 아버지의 모습

1. 하루 딱 10분 ‘해피 타임’을 실천한다

자녀의 얼굴을 오래 볼 수 없다면, 틈나는 대로 짧게라도 아이에게 아빠의 마음을 전하자. 점심시간에 식사를 기다리거나, 또는 잠깐 커피를 마시는 짬을 이용해 메세지 등을 보내는 10분의 ‘해피 타임’ 이다.

“오늘은 일이 많구나. 정신없이 바빴지만, 우리 아들딸도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생각을 하면 괜찮아! 너희도 힘들텐데 항상 잘 해줘서 고맙다.”

아빠가 자주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또 자녀를 이해하고 격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 유대가 돈독해질 수 있다. 또한, 아빠가 인내 등 좋은 성품을 실천한 이야기를 해준다면 자녀 스스로도 좋은 성품을 가지려는 동기유발효과를 자극한다.

딸과 놀아주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

2. 자녀의 존재 자체에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한다

“네가 아빠 아들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아빠는 무지 감사하단다!”
“네가 웃는 모습만 봐도 아빠는 온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야!”

부모들은 자녀의 존재 자체에서 마치 세상 모든 것을 얻은 양 만족할 수 있다. 하지만 매일 업무에 치여 사느라 이런 감사의 마음을 잊어버릴 때가 많다. 가능하면 자주 그 사실을 자녀들에게 알려주자. 기쁨과 감사의 말들이 자녀의 존재를 지지해 주고, 건강한 자존감을 형성해 준다. 이 자존감은 아이가 자랐을 때 좋은 인간관계를 가지면서 세상을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아들과 게임을 하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

3. 아이와 함께하는 활동을 개발한다

호주 뉴캐슬 연구팀은 “아빠와 자녀가 함께 신체를 접촉하며 놀이를 할 때 신체 발달뿐 아니라 감정과 생각을 조절하는 좋은 성품이 길러진다”고 발표했다. 자녀와 함께 있을 때 아빠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자란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높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이런 아이들은 공감인지능력도 높아서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는 방법을 학습한다.

사실 퇴근하고 자기에도 바쁜 ‘워킹대디’ 들에겐 시간이 많이 걸리는 활동은 힘들다. 그러니 퇴근 후 잠자리 준비, 청소 등 습관적인 작은 생활에서도 자녀와 유쾌하게 함께하는 습관을 갖자. 운동이나 간단한 게임을 즐긴다면 더욱 좋다. 아이들에게는 이보다 좋은 부성 체험이 없다.


친밀한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

직장에서 돌아올 때 아빠들이 느끼는 피곤함이란 세월이 흘러도 줄어들 줄 모른다. 그런데도 현대를 살아가는 아빠의 역할은 더 늘어나고 또 섬세해진다.

“언젠가 시간이 나겠지” “자라면 알아주겠지” 생각하고 미루다가는 자녀들과 보낼 행복한 시간이 영영 찾아오지 않는다. 그렇게 자칫 부성 없이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바로 내 자녀들일 수 있다.

내 자녀에게는 내가 느낀 부성의 부재를 대물림 하지 않겠다는 결심이라면 오늘 당장 아빠의 친밀감을 애타게 바라는 자녀들에게 짧은 시간이라도 빠의 웃음을 선물하고, 함께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자. 그렇게 노력하는 아빠들의 귀중한 사랑은 자녀의 미래에 결코 헛되지 않은 결실을 가져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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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박사
· ㈔한국성품협회 대표
· 좋은나무성품학교 성품교육 창시자
· 건양대 대학원 교수

본 포스팅은 이영숙 박사님의 ‘아이교육’ 관련 기고글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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