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표출하는 아이를 위한 미술치료

어린이들의 한 뼘 친구 마음톡톡이 마음치유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드립니다.

세상에 엄마랑 나, 단둘인데 엄마는 항상 바빠서 나한테 신경 쓸 시간이 없어요.

중학교 1학년 지섭이는 친구들과 갈등이 생기면 거친 말을 내뱉으며 친구 탓을 했어요. 반면, 일하느라 늘 바쁜 엄마와 단둘이 사는 집에서의 지섭이는 의젓하고 어른스러운 아이죠. 집에서는 행동을 조심하고 힘든 내색도 하지 않았습니다.

지섭이는 평소에 내면에 쌓인 분노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슬픔을 함께 나눌 형제도 없었기에 마음에 이런 감정들을 계속 쌓아두기만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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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내면의 분노와 슬픔을 집 밖에서 분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섭이가 친구들에게 보이는 공격적인 행동은 평소 자신을 돌봐주지 않은 어른에 대한 원망의 표현이자 관심을 원하는 신호였던 거죠.

사실, 지섭이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느끼는 상실감을 효과적으로 떨쳐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빠와의 이별에 대한 고통, 불편함, 슬픔을 공개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삭이고 있었기에 상실감은 점점 쌓여만 갔죠.

물론 아이들은 슬픔을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이 있습니다. 하지만 효과적으로 애도하려면 시간이 요구되고 어른의 지시와 지도가 필요한데요. 지섭이는 오히려 어머니를 자신이 보살펴 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 본인의 슬픔이나 분노 죄책감 같은 것을 제대로 털어놓을 길이 없었던 거죠.


부모님의 무관심을 공격적인 행동으로 분출하는 지섭이를 위한 솔루션!

눈치가 빠르고 행동도 민첩한 지섭이는 자신보다 속도가 느린 친구들에게 신경질적으로 행동하고, 작은 실수에도 쉽게 짜증 내며 놀려댔습니다.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이었죠.

지섭이가 이런 행동들을 할 때마다 어른들은 야단을 쳤지만, 지섭이는 행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자주 야단을 맞고 제지당하는 상황 속에서 지섭이는 자존감이 떨어지는 악순환을 계속 반복하게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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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섭이에게는 충분히 자기감정을 표현하고, 다른 아이들의 감정에도 공감하는 경험을 쌓도록 돕는 활동이 필요했습니다. 이런 관계를 통해 자아 존중감을 높이고 관계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수업의 목표로 삼았죠.

협동화 그리기 활동을 통해 지섭이가 의욕이 많고 솔직한 성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때 여느 때보다 더 많이 협조하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죠. 친구들도 점차 솔직한 지섭이의 표현과 민첩한 행동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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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함께 나무 그림을 그리며 지섭이는 자기 욕구를 인식하고 친구들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방법에 대해 경험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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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지섭이었지만, 부정적인 행동을 종종 보였습니다. 하지만 활동 내내 지섭이의 부정적인 행동에 대해 아무도 야단치지 않았습니다. 단, 긍정적인 행동에만 관심을 보이면서 계속 수용해주었죠.

어느 날은 뜻대로 되지 않자 교실 밖으로 나가버리는 돌발 행동을 보였습니다. 지섭이에게 분명한 한계를 정해주고 행동에 스스로 책임지게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교실 밖에 있는 지섭이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말했습니다. 원한다면 활동에 다시 참여할 수 있지만 이런 행동은 다른 친구에게 방해가 된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시켜주었죠. 그 뒤, 결정은 스스로 하게 했고, 지섭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조용히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친구들은 박수로 환영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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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부터, 지섭이는 프로그램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친구들의 이야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죠. 공격적인 행동도 많이 줄었습니다. 지섭이가 프로그램에 적응했을 무렵, 슬프고 힘든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해보라고 지시했습니다.

망설이던 지섭이는 종이에 그림을 그리며 “아빠 얼굴은 기억나지 않아요, 그런데 목소리는 기억나요.”라고 말했죠.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를 그림을 통해 솔직히 털어놓았고, 친구들과 감정을 나누었습니다. 지섭이는 이 활동에서 공감의 힘에 대해 알게 되었죠.


친구들에게 표현상을 받은 지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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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 지섭이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익숙해졌고, 프로그램 마지막엔 친구들이 자신에게 ‘표현상’을 주었다며 기분 좋게 자랑도 했습니다. 돌아보면 지섭이는 관심과 관계에 대한 욕구를 느끼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표현해 왔습니다.

집단 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또래들과의 관계에서 부정적인 감정이 받아들여지고 긍정적인 방법으로 인정과 관심을 받는 경험을 했죠. 그런 경험이 쌓여 공격적인 행동이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지섭이가 언제까지나 자기 자신이 매우 소중하고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깨닫게 되었을 것입니다.

지섭이의 앞날이 늘 행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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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2015 마음톡톡 아이들을 키우다」에서 일부 발췌하여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