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책토론회 ‘전력수급 위기 진단과 산업체 자가발전 도입 방안’
내년 여름부터는 전력수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까요? 몇 년 후에는 정말 전기가 남아돌게 될까요? 정홍원 국무총리는 지난 18일 국무회의 시 “올해 연말까지 600만㎾, 내년에 1000만㎾의 발전기가 각각 준공될 계획”이라며 내년 여름부터는 전력수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이와 달리 전문가들은 반복되고 있는 전력수급 위기는 정부의 수요관리 프로그램이나 공급확충 계획으로는 근본적 해소가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하기도 하는데요. 수요 측면에서 대규모 발전설비 준공은 전력수급에 일부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에너지 가격왜곡, 송전망 포화, 원전설비 노후화 등의 여전히 불안요소로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에너지시민연대와 국회 오영식 의원실 공동으로 ‘전력수급 위기 진단과 산업체 자가발전 도입 확대방안’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정부와 기업, 학계, 시민단체 등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입장에서 전력수급 위기라는 공통된 주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는데요, 간략하게 주요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지정토론자로는 김대희 여수 YMCA 정책국장, 김인수 에너지관리공단 기술지원본부장, 김재원 포스코 환경에너지기획실 기후에너지그룹 리더,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장, 전영환 홍익대학교 교수, 최광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실장이 참가하여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첫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조영탁 한밭대학교 교수(이하 조 교수)는 ‘전력수급 위기 상황에 대한 진단’이라는 주제로 현 전력수급 위기의 진단과 전망, 전력수급 패러다임의 전환을 설명하며 전력수급 위기는 일시적인 위기가 아닌 패러다임의 위기라고 주장했습니다.
현재의 전력수요 급증은 3가지 특징으로 볼 수 있는데 각각 다른 원인으로 분석된다며 그 중 동절기 전력수요의 급증은 상대적 가격문제, 산업용 전력수요 급증은 산업용 전기요금에 기인한 문제, 수도권 전력수요 급증은 지역별 요금문제와 관련되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조 교수는 앞으로의 전력수급 위기 또한 크게 두가지 측면으로 나눠 전망했는데요, 전력수요와 발전설비간 적정성 문제인 ‘예비력 위기’와 대규모 전력수요, 발전단지간 전달체계 문제인 ‘계통위기’가 그것입니다.
현재 예비력 위기는 개선 추세에, 계통위기는 악화추세에 있다고 덧붙이며, 현재의 전력수급 위기는 일시적인 위기가 아닌 패러다임의 위기라고 설명하며 전력수요 급증 원인별 가격조정과 발전설비의 분산배치에 기초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가격신호 개선과 적절한 규제/유인체계 도입을 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전력수급 위기가 단순히 전기를 더 많이 만들고 공급하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불안정 요인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해결되어야만 한다는 것! 확실히 알았네요.
두번째 발표는 에너지시민연대 석광훈 정책위원(이하 석 위원)이 ‘산업체 자가발전 도입방안’이라는 주제로 이어갔습니다. 석 위원은 제조업 에너지소비변화 추세와 설비별 전력소비량, 전력구입비 통계자료를 제시하며 향후 전력수급여건에 대한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산업체에게 유류-전기 전환추세를 억제하는 노력과 전력소비 저감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전기 수요를 자체적으로 충당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석 위원에 따르면 상용자가발전 용량의 비중은 우리나라가 4%인데 반해 일본은 22. 6%(2011년 기준)로 차이가 크다고 설명하며 국내 자가발전의 제도적 개선과 업종별 자가발전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주제발표가 끝나고 지정토론 시간에는 산업체 자가발전 도입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논의가 이루어졌는데요, 산업체의 자가발전 도입 확대로 안정적인 전력수급이 가능하다는 효과 외에 문제점도 따른다며 소규모, 제한적 범위내에서 확대해야한다는 의견과 우리나라 특수성을 고려한 자가발전 도입 방안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 등이 논의되었습니다.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 박성택 전력산업과장은 논의된 의견을 참고하고 필요시 추가적인 조사를 실시하여 2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공공기관, 기업, 가정 등 온 나라가 전기절약으로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부의 수요관리 프로그램이나 공급확충 계획과 더불어 에너지 가격왜곡, 송전망 포화 등의 불안요소를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제거하여 안정적 에너지 공급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