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수입율 96%, 이대로 안전한가? – 전문가에게 듣는 에너지 이야기

전문가에게 듣는 에너지 이야기 – 에너지 수입율 96%, 이대로 안전한가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6%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대표적인 에너지 수입국입니다. 안정적 에너지자원 확보를 위해서는 자주개발률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데요, 우리나라의 자주개발률은 29%정도로 최근 추세를 비추어 보면 에너지 자립이 안정적이지 못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지난 7일, 윤상직 지식경제부(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해외자원개발 성과를 높이기 위해 해외자원개발을 전담하는 자원개발청의 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해외자원개발협회 자원개발실장, 이철규 상무
해외자원개발협회 자원개발실장, 이철규 상무

전문가에게 듣는 에너지 이야기, 인터뷰 속 insight를 찾다! 제2편은 해외자원개발협회 자원개발실장 이철규 상무(이하 이 상무)에게 우리나라 해외자원개발의 역사와 중요성, 정책방향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속 insight를 찾다! 1편

1. 해외자원개발협회는 어떤 일을 하나요?

 해외자원개발을 하는 기업들의 모임,  해외자원개발협회 (EMRD)
 해외자원개발을 하는 기업들의 모임,  해외자원개발협회 (EMRD)

“우리나라 자원개발협회는 1991년 설립된 해외석유개발협회를 그 시초로 볼 수 있는데요,  IMF이후 대한석유개발협회와
통합되어 대한석유개발협회 예하 석유개발팀으로 지속되었습니다. 그러다가 2005년 이후 자원가격 폭등과 고유가로 인해
자원개발 관련 붐이 일게 되었고 경쟁으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발생 가능
한 문제점들도 예방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구심점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해외자원개발협회(Energy & Mineral Resources Development Association of Korea: EMRD)는 해외자원개발을 하는 기업들의 모임입니다. 자원개발은 현장이 모두 해외에 있고 정부, 기업, 연구기관까지 다양한 분야의 참여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그 효율성, 시너지를 위해 구심점 역할이 필요합니다.

해외자원개발협회는 2008년 창립되어 현재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공사, 한전 4대 공기업을 포함해서 70개 회원사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주요업무로는 해외자원개발 관련 정책개발, 인력양성과 교육, 정보수집 등 자원개발 인프라 구축, 해외자원개발 관련 홍보와 정부 위탁사업이 있습니다. 해외자원개발협회가 담당하는 자원은 우리나라 해외자원개발사업법에 명시된 자원으로 석유, 가스 포함 50종의 광물자원이 있습니다.

2. 우리나라 해외자원개발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서마두라 광구를 획득하면서 시작된 우리나라의 해외 석유자원개발
서마두라 광구를 획득하면서 시작된 우리나라의 해외 석유자원개발

“우리나라의 해외자원개발의 역사는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파라과이에 산안토니오 우라늄광 개발을 효시로 볼
수 있는데요, 석유의 경우는 81년도에 목재사업을 하던 코데코가 인도네시아 서마두라 광구를 획득하면서 자원개발이 시작
되었습니다. 이후 84년도 말리부 유전에서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죠.”

석유개발의 시초가 되었던 인도네시아 서마두라 광구는 현재까지도 생산되고 있지만 초기에는 경험과 기술부족 등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90년대 석유개발협회가 설립되고 IMF이후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어려운 시절을 겪은 후 2000년대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해외자원개발이 활성화 되었습니다. 현재는 석유 200여개, 광물 300여개 등 500개 이상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고 연간 투자액도 100억불 수준으로 발전되었다고 합니다.

3. 우리나라 자원개발관련 정부 조직은 어디인가요?

정부의 장기적인 계획과 정책으로 에너지 산업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장기적인 계획과 정책으로 에너지 산업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 내 관련 부서의 크기가 커지면 관련된 산업에 대한 영향력도 커지게 됩니다. 윤상직 지식경제부장관의 자원개발청
설립 계획은 의미로 봐서는 자원에너지청의 성격이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의 자원개발실을 자원개발청으로 확대
하는 것은 자원과 에너지에 관련된 장기적인 계획과 정책, 그리고 추진력이 확대됨을 의미할 것입니다. 자원에너지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일본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에너지부, 에너지자원청 등을 두고 자원과 에너지에 대한 정책을 독립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4. 해외자원개발이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국내의 총 수입액중 1/3은 에너지 수입액입니다.
국내의 총 수입액중 1/3은 에너지 수입액입니다.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는 세계 2.1%에 들 정도로 많습니다. 석유환산톤(toe)으로 따지면 2억 5,500만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의 에너지를 쓰고 있는데요, 이렇게 많은 에너지 중에 무려 96%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총
수입액 중 1/3이 에너지 수입액이 차지하고 있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대부분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해외 자원갲발의 중요성

이 상무는 해외자원개발의 중요성 중 첫 번째로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량과 수입액을 꼽았습니다.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에너지의 96%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니 에너지 절약보다 자원개발 노력이 더 절실하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에너지 가격 또한 중요한 요소인데 에너지 자원의 가격이 올라가면서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어 안정적인 수준으로 자주개발율을 향상시켜야만 시장에서의 가격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에너지자원 차원을 넘어서 산업경쟁력에도 큰 영향을 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중국, 인도, 러시아, 인도네시아, 브라질과 같이 경제발전으로 인해 많은 자원을 소비하는 국가들에 기인한 에너지 확보에 대한 불확실성을 꼽았습니다.

“좋은 사례가 중국입니다. 1990년대부터 중국은 석유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입장이 바뀌게 되었죠. 이후 지금까지 중국
은 세계 자원을 싹쓸이 하다시피 하면서 공격적으로 해외자원개발을 추진하고 확보하고 있습니다. 최근 유가동향을 보면
세계적으로 경기가 안 좋은데도 유가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자원확보와 관련된 경쟁력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여 유가가 잘 떨어지지 않고 반대로 경기가 회복되는 기미가 보이면
급작스럽게 오르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상황에서의 자원확보에 대한 불확실성은 1,2차 석유위기와 같이 단기적인 에너지 쇼크가 아닌 보다 장기적이고 규모가 큰,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위기가 될 것입니다.”

5. 자원개발 분야에서 빠지지 않는 자주개발률이란 무엇이고 어떤 의미가 있나요?

점차적으로 우리나라의 자주개발율을 높여나아 갈 것입니다.
점차적으로 우리나라의 자주개발율을 높여나아 갈 것입니다.

“에너지 자주개발율은 국내 업체가 해외에서 개발하는 석유ㆍ가스 생산량을 국내 소비량으로 나눈 값으로 정의됩니다.
한 나라의 에너지 자립도를 측정하는 지표가 되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에너지 자립도가 뛰어나다는 것을 뜻하죠. 최근에는
광의의 해석으로 자주개발률이 에너지 자원을 얼마나 확보했느냐 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2011년 기준 우리나라의 자주개발률은 29%, 석유는 14.7% 정도입니다.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는 2030년까지
45%까지 늘리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자주개발률이 50~70%정도 되어야 가격변화에 대응가능하고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100% 이상,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60%, 중국은 약 50%정도 자주개발률 달성하고 있다고 하니 자원확보에 국제 경쟁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는데요 더욱 놀라운 것은 우리나라의 자주개발률이 OECD 국가 중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6. 안정적인 에너지자원 공급을 위해 해외자원개발 관련 정책방향과 과제는 어떤 것이 있나요?

자원개발의 가장 큰 인프라는!?
자원개발의 가장 큰 인프라는!?

“자원개발관련 가장 큰 인프라는 ① 자금 ② 기술/인력 그리고 ③정보입니다. 정부는 규모에 맞게 충분한 지원을 해줘야
하고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정책과 세제지원으로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투자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죠.

연구기관의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R&D를 통한 기술확보이고, 이를 통한 인력을 제공해 주는 것이 가장 큰 역할 이라고
생각 합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석유화학 산업이 발달된 국가입니다. 이러한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원입니다.
과거에는 자원확보가 어렵지 않았지만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 국가 스스로 자원확보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입니다.”

기름값과 전기요금, 밀가루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은 누구나 나의 일이고, 내 가정의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일상생활에서 쓰는 생필품에서 국가 경제발전을 이끄는 석유화학 산업에 이르기까지 주변 어디를 둘러봐도 에너지 자원이 필요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하물며 우리의 안보상황은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이 곧 재앙이 될 것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의 적극적인 관심으로 국제사회에서 에너지자원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지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