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5대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향후 미국의 에너지 정책 방향을 짐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미국 현지 시각으로 9일, 테슬라의 나스닥 주가는 전 날보다 2.50% 떨어진 주당 190.06달러에 마감됐다. 한때 4퍼센트 넘는 하락폭을 보이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에너지 관련 대선공약이 ‘규제완화를 통한 화석연료로의 회귀’로 요약되는 점을 감안할 때 당연한 시장 반응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화석연료 규제가 고용 저해..클린턴과 반대 노선
클린턴이 대선 주자로 나선 민주당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석유 소비량 3분의 1 감축’을 에너지 정책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어왔다. 특히 민주당은 2050년까지 2005년 대비 온실가스를 80퍼센트까지 감축하겠다는 목표와 파리기후변화협정 감축공약을 준수하겠다고 천명해왔다.
온실가스 저감을 통한 지구온난화 이슈에 전 세계가 동참하는 방향과 맥을 같이 해온 것인데 트럼프 진영은 정반대 노선을 내세웠다. 심각한 백인 중산층의 실업률 이슈로 여론몰이를 해온 트럼프 진영은 석유로 대표되는 화석연료 규제가 고용을 저해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이와 관련해 공화당은 자국 내 에너지 자원 생산확대와 수출활성화를 기치로 내걸어 왔다. 기후변화 및 파리협정에 대한 비판과 부정적인 입장도 견지하고 있다.
원유 생산확대, 수출 활성화 내걸어.. 중동 위치 흔들릴까?
트럼프 진영은 미국 내 화석연료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에너지 안보를 추구하며 공공토지와 대륙붕 근해 탐사 및 생산을 규제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민주당의 화석연료 규제가 고용을 저해한다며 오바마 행정부의 ‘청정전력계획’의 완전철폐를 주장해 왔다. 청정전력계획은 2015년 8월 최종 발표된 ‘기존 화력발전소’에 대한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정책인데 반대소송이 제기되면서 연방법원의 최종 판결 때까지 시행이 중지된 상태이다.
민주당이 환경오염 가능성이 높은 수압파쇄법을 제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세워 셰일 에너지 개발 위축 가능성을 높여왔던 반면, 공화당은 원유 등 화석연료를 더욱 활발하게 개발해 고용을 창출하고 에너지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정반대 노선을 내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말 전격적으로 미국산 원유의 수출규제 철폐 법안에 서명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원유 등 화석연료 개발 및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으로 중동 산유국 위주의 원유시장에 미국의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온실가스 감축 노선에 반대..화석연료로 회귀
한편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서는 온실가스 저감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합의에 미국이 홀로서기를 강행할지 여부도 주요 관심사이다. 파리협정의 내용을 부인하고 상원 비준 없이는 미국이 감축 공약에 구속되지 않으며 미국이 유엔기후변화협약에 제공하는 녹색기후기금 등도 당장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 공화당의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대선 과정에서 ‘미국인을 위한 미국을 만들겠다’는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해온 만큼 미국 에너지 정책이 전 세계 공통 관심사인 지구온난화 방지보다는 화석연료 산업 활성화를 통한 고용 및 수출 확대 등 국부창출에 맞춰지게 될지에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