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함께 떠나는 2박3일 대만 여행 1편!! – 단수이 / 스린야시장 / 용캉제

단수이, 스린야시장, 용캉제, 대만여행

안녕하세요? ‘영화처럼’ 게시판에서 주로 인사드리지만, 가끔은 다른 게시판으로 나들이를 나오는 모모입니다.

2014년도 두 달이 지나갔네요~ 여행의 신들은 작년에 이미 새해달력을 받아 들자마자 여행지를 물색해놓고는 이미 5월 황금 연휴나 하계 휴가 항공권을 예매해놓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리 여행을 계획할 수 없는 분들이나, 짧은 주말 여행만 할 수 있는 분들은 훌쩍 떠날 수 있는 여행지, 별다를 계획이나 준비 없이도 갈 수 있는 여행지를 선호하실 텐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대만도 징검다리 휴일을 끼고 휴가를 내서 3박4일로 또는 금요일이나 월요일을 휴가내고 2박3일로 짧게 다녀오는 여행지로 안성맞춤인 곳입니다. ‘꽃보다 할배’로 더 유명해진 그곳! 저는 작년 하계휴가 기간엔 부득이 발목 부상으로 집순이 신세로 있어야 했기에, 가을에서야 하루 휴가를 내고 친구와 2박3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2박3일로 다녀올 예정이었기 때문에 대만 여행코스는 타이완 관광청 사이트의 기간별 추천코스 (바로가기) 중 3박4일 관광코스를 참고하여 그 중 가고 싶은 곳을 고르는 방식으로 코스를 짰습니다. 대만 관광청에 있는 자료들이 풍부하여, 특별히 관광책자를 살 필요는 없고 맛집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사전에 블로거들의 맛집 후기를 읽어보고 가시면 좋겠어요~

저의 경우는 예류도 계획에 포함하였으나, 여행 당일에 어쩐지 귀찮아서 쏙 빼버리고 실제 다녀온 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대만 2박 3일 여행코스
2박3일 대만여행 코스

그럼 본격적으로 생생 대만 여행 정보와 함께하는 여행후기 들려드릴게요!!

타오위엔 공항 도착! 그리고 숙소로 가기~

타오위엔 공항 입국장으로 나오면, 바로 관광안내소가 있어요. 저희는 여기서 유스트래블 카드를 발급받은 후, 타이페이역으로 가는 공항버스를 타러 갔습니다.

관광안내소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서서 오른쪽으로 걸어가다 다시 오른쪽으로 꺾어지는 통로를 따라가면 버스 매표 창구가 있습니다. 버스 매표 창구에서 알려주는대로 건물 밖으로 나가면 버스 정류장이 있어요. 입간판으로 버스 번호가 크게 적혀있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여행Tip 1. 유스트래블카드 :

15세 ~30세 이하의 관광객에 한하여, 여권 확인 후 발급. 타오위엔 공항 및 송산공항 관광안내센터 등에서 발급가능하며,
주요혜택은 101빌딩,고궁박물관 할인 등 (홈페이지 바로가기)

여행Tip 2. 국광버스 1819번

타오위엔 공항에서 시내로는 국광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 중 1819번은 교통의 요지, 타이페이 메인 스테이션까지 운행하여 편리합니다. 편도 요금은 125NT, 왕복은 230NT.

짐에 수화물 번호 스티커를 붙여주고 한쪽은 승객에게 주는데, 도착해서 짐 내릴 때 일일이 번호 확인하므로 보관을 잘해야
합니다. 스티커 접착력이 좋아서 밤에 떼어보니 캐리어에 자국이 남더라는 슬픈 이야기…

대만 버스
(맨위) 국광버스 1819 승차장과 버스 (왼쪽 아래) 국광버스 티켓 (오른쪽 아래) 수화물 스티커

공항버스로만 타이페이 메인스테이션까지 50분~ 1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버스의 종점이라서 맘놓고 졸아도 엉뚱한 곳에 내릴 일이 없어요.^^

메인스테이션 안으로 들어가니 기차 창구가 있었고 층을 달리하여 MRT(전철) 창구가 있었습니다. MRT 창구에서 우리나라 교통카드와 같은 이지카드를 발급받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숙소를 찾아가 짐을 풀고 나온 시각 4시 10분!! 우리는 바로 석양이 아름답다는 단수이로 향했습니다.

여행 Tip 3. 이지카드 :

사용방법은 우리의 교통카드와 같이 개찰구에 접촉시키면 되며, 보증금 100NT가 필요하며, 반납시 보증금을 환급해줌.
전철, 시내버스, 타이페이 근교로 나가는 버스, 편의점 등에서도 사용 가능.탑승 시 요금이 20% 할인되고 1시간 이내
환승 시 할인.

단수이,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 장소

단수이 선의 내부분위기는 우리의 지하철 1호선 같은 느낌이었는데요, 시 외곽으로 가는 노선이라 그런 느낌을 받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행을 다니면서, 그 나라의 치안 수준을 가늠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대중교통에서 졸고 있는 사람의 비율인데요. 졸고 있어도 될 정도로 경계심을 풀어도 안전한 편이란 뜻이니까요^^ 지하철을 수면 열차 삼아 출퇴근 반복하는 저로서는 단수이 선에서 졸고 계신 할아버지를 보니, 묘한 반가움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어르신뿐만 아니라 대만 젊은이 일행도 졸고 저도 졸고…(???)

그렇게 한참을 걸려 도착한 단수이에는 조금씩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습니다. 외국에서 바다나 강 보는 걸 좋아하는 저는, 바다처럼 넓은 넓은 단수이 강과 탁트인 정경에 가슴도 뻥 뚫리는 것 같았습니다. 무슨 문화행사가 있었던 것인지, 독특한 설치물도 있었어요.

대만, 설치물
꽃보다 할배의 백일섭 할배의 한국화 능력을 잠시 빌리자면, 이것은 한강시민공원?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에 나온 담강 중학교와 홍마오청을 찾아가는 길, 점점 어둑어둑해지는 강가는 낭만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오직 가격과 크기만 보고 산 저의 디지털 카메라로도 꽤 괜찮은 사진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우와, 예뻐’하고 멈춰 서서 대충 찍은 사진도 이 정도라니, 놀랍지 않나요?^^

단수이강
단수이강을 비추는 마지막 햇빛이 하늘이 열리는 듯한 묘한 분위기 만들어냈습니다.
강변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니, 영화 속 주걸륜(상륜 역)과 계륜미(샤오위 역)가 강가 벤치 같은 곳에 앉아 강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는 장면이 새록 새록 떠올랐습니다. 저도 잠시 앉아 있고 싶었지만, 해가 지고 있어서 발길을 재촉해야 했죠.

 

단수이강
캔커피 손에 쥐고 나란히 앉기만 해도 좋은 데이트 코스 같았던 단수이 강변

도로변을 따라 걸어가다보니 홍마오청이 나왔습니다. 홍마오청은 스페인 사람들이 세운 건물이나 이후 네덜란드로 넘어가게 되면서, 붉은 머리카락의 네덜란드인들을 뜻하는 홍마오(紅毛)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에도 차례로 영국 영사관과 미국 영사관으로 사용되다가, 타이완의 소유가 되어 민간에 공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홍마오청은 빨간 머리카락을 연상케 하는 빨간 벽돌 건물이었는데요, 건물 난간의 아치들과 잘 정리된 정원이 이국적인 느낌을 들게 하였습니다. 건물 내부에도 당시에 쓰던 물건들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홍마오청
(좌) 정원수 사이로 부끄러운 듯 모습을 드러낸 홍마오청 (우) 홍마오청 아치형 난간으로 본 정원과 단수이 강의 모습

단수이의 석양은 유명해서, 홍마오청을 내려오는 길에 만난 대만 아주머니도 우리가 내려오는 줄 모르고, 이리 올라가면 석양을 보는 최고의 명소가 나온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전국 길치 연합회의 우등 회원으로서 해외에서도 길치 활동을 멈춰선 안되었기에, 처음에 올라간 길과 달라서 다른 곳인 줄 알고 계단을 따라 올라가 봤죠. 여하튼, 대만 사람들은 듣던 대로 참 친절하구나,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이미 보았던 건물이었지만, 설명을 듣고 보니 색달라 보였습니다. 게다가 제가 미처 보지 못했던 예술혼이 넘치는 사람들도 보았습니다. 석양이 지는 단수이 강의 최고의 순간을 카메라에 담아내기 위해 명당 중의 명당, 홍마오청 건물 위에 있더라구요. 저도 그 예술혼에 전이되어 사진찍는 사람들을 사진에 담아보았습니다.

 

홍마오청에 있던 소원 우체통
(좌) Feel만은 최고의 포토그래퍼 (우) 홍마오청에 있던 소원 우체통

내려오는 길에는 기념품 가게 겸 소원 우체통이 있었습니다. 엽서를 사서 소원을 써서 우체통에 넣는 것인데요, 소원 별로 우체통이 달랐습니다.

홍마오청 다음으로 향한 곳은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지 담강 중학교였습니다. 영화로 볼 때는 매우 넓어 보였는데, 실제로 가보니 건물은 생각보다 아담했고 전반적으로 아늑한 분위기였어요. 하교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외부인은 못 들어 가게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영화 속에서 주로 낮 장면이 나왔기 때문에, 낮에 봤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지만, 이미 배고픔에 뇌를 점령당한 저는 촬영지를 보았다는 것에 만족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대만의 먹거리 탐방을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에 들떠 단수이 역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담간 중학교
담강 중학교의 풍경

단수이에도 단수이 라오제라는 먹자골목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나라에도 많이 들어와 있는 버블티(공차)를 단수이 역 근처에서 발견한 우리는 그 유명한 대만 버블티를 한잔씩 마시고 급한 불을 끈 다음, 먹거리의 천국 ‘스린 야시장’으로 가기로 하였습니다. 대만은 대중교통에서 생수를 포함한 모든 음식물을 먹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다 마시고 MRT를 타야했습니다.

 

버블티, 대만
(좌) 대만 버블티 체인점 50란(50岚, 우쓰란) (우) Big Bubble Milk Tea /특별출연 : 친구 손

네, 저도 버블티 참 좋아하는데요. 그래서 제가 한번 먹어보았습니다.

저는 Big Bubble Milk Tea(가격 45NT)를 마셨는데, 당도 50%를 주문했는데도 많이 달더라구요. 귀요미 알바생이 센스있게 Small Bubble Tea용 빨대를 준 것인지, 마시다가 저 동글동글 알맹이가 빨대에 빨려 들어가는 바람에 꽉 막힌 버블을 빨아내어야 했지요. 생각해보면 매장에 가서 큰 빨대로 바꿔오면 되었을텐데, 그냥 마시다가 몇 번을 더 그랬답니다.

지금 생각하니 왜 그랬나 모르겠네요. 배고픔이 이성을 잃게 한 걸까요? ^^;; 버블티는 양이 상당해서 갈증과 배고픔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b

 

스린 야시장, 활력 있는 밤거리와 식도락

대만 여행 프로그램에서 대만 음식과 함께 소개하는 곳이 스린 야시장인데요, 그만큼 이 곳은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싸게 이것저것 먹어볼 수 있어서 즐거운 곳이랍니다. 지상은 동대문시장처럼 골목골목 여러 가지 보세 의류 등을 팔고 있었고, 지하 아케이드에는 광장시장에 온 듯 메뉴도 많고 사람도 많았습니다.

처음에 스린 야시장에 먹자골목이 따로 있는 줄 알고 한참 헤맸는데, 알고 보니 지하에 있더라구요. 먹자골목을 못찾아 출출했던 저와 친구는 지파이(닭의 살 부분만을 크고 넓게 펴서 튀겨낸 것, 기본50NT)를 하나 사서 나눠 먹었어요. 반으로 잘라달라고 하였으나, 아저씨는 반씩은 안 판다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아서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했죠^^;

지파이의 맛은 튀김 옷이 바삭하지 않아서 커다란 후라이드 치킨 같았고, 먹다 보니 느끼해서 반도 다는 못먹겠더라구요. 튀김위로 뿌려 준 마법의 가루는 어느 과자에서 맛보았던 익숙한 맛이었지만, 베어 물 때 가루가 날려서 처음엔 먹다가 재채기를 몇 번씩 해야 했죠. 하지만 일행이 여러 명이라면 사서 숙소에 들고 가서 잘게 썰어놓고 안주 삼아 먹으면 참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만 지파이 가게
(좌) 스린 야시장의 풍경 (우) 길 모퉁이에 있던 지파이 가게, 길게 늘어선 줄이 보이시나요?

먹자 골목을 찾아 다니는 동안 이것저것 구경하긴 했지만, 사실 야시장의 물건에는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지파이로 채워지지 않은 허기란 녀석이 이제 에피타이저는 되었고 본식을 먹을 차례라고 알려주고 있었거든요. 한참을 헤매다가 ‘미식구입구(美食區入口)’라는 전광판을 보고 B1으로 내려가니, 이럴 수가 먹자골목이 지하에 있더군요!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처럼 메뉴를 구경하느라 한 바퀴를 쭉 도는데, 취두부의 향이 특별히 코를 강타하는 구역이 있어서 후각실종이 되지 않도록 적당히 먼 가게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우리가 선택한 메뉴는 우육면!! 고기는 조금 질겼지만, 90NT밖에 안 되는 가격~ 제 입맛에도 쏙 들었습니다. 신기한 것은 우리는 음식점에서 자체적으로 파는 음료가 있는데, 대만에서는 다른 매장에서 생과일 주스 같은 것을 사와서 식사하는 곳에서 먹어도 된다는 사실이었어요~

 

우육면 대만
(좌) 늘어선 식당들 (우) 싸고 맛있는 우육면~ 우육면♪♫♬

융캉제, 대만의 데이트 거리

배가 불러진 우리는 미련 없이 스린야시장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숙소 근처의 융캉제 거리! 여행후기에서 홍대나 가로수길, 삼청동길로 많이 비유되는 이곳은 인테리어 잘 갖춰진 음식점들과 캐릭터 샵 등이 있고 큰 공원은 끼고 있어 가로등을 따라 걷다가 잠시 앉아서 이야기하기도 좋은 곳이었습니다.

 

융캉제
융캉제의 풍경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이곳에도 버블티 체인점이 있었습니다. 우린 배가 불러 더 이상 시도할 수 없었지만요^^; 일단 사서 숙소 냉장고에 넣어두고 다음날 아침에 마실 걸 그랬다는 생각도 드네요. 아, 그리운 버블티!!

여행 Tip 4. 스린 야시장 : 

스린역(Shilin)에서 내리면 안되고, 젠탄(劍潭)역에서 내리는 것이 가까움. 내리고 나서는 인파를 따라 걸으면 도착!

여행 Tip 5. 융캉제 :

동먼(Dongmen)역 5번출구로 나오면 되며, 근처에 딘타이펑 본점이 있음.

융캉제 구경을 마치고 우리나라에도 들어와있는 왓슨스 매장에서 약간의 나를 위한 선물(?)을 산 다음을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이렇게 여행 첫날이 끝났습니다. 대만의 남은 여행기도 궁금하시다면, 다음 편으로 따라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