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영역이라는 유가 변동성, 美 금리 인상도 일부일 뿐

주가나 유가 예측을 흔히 ‘신의 영역’이라고들 말한다. 그만큼 변수가 많고 향방을 결정짓는 경우의 수들이 무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흐름을 가늠하는 중요 변수의 범위를 좁혀 나가면 인간의 범주 안에서 예측의 가능성을 높여나갈 수는 있다.
최근의 국제유가 향방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는 OPEC의 감산 실행력, 미국 셰일오일 생산 증가 속도 등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지정학적으로 불안 요인이 상존하는 중동 정세 같은 돌발적인 변수들을 배제한다면 가까운 미래의 국제유가를 일정 범위 안에 가둬 전망할 수도 있는 셈이다.
이외에도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이자 산유국인 미국의 원유 재고도 주요 변수 중 하나이고 최근에는 미국 달러화 가치 상승이 유가 흐름을 좌우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美 금리 인상은 글로벌 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Federal Reserve Board)가 지난 16일, 금리를 0.25%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FRB가 결정하는 금리는 국제유가를 포함해 전 세계 경제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FRB 의장은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다.

국제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달러화 강세

미국 기준 금리가 올라가면 미국 내 채권 금리가 상승하고 글로벌 유동자금이 쏠리면서 일반적으로 달러 강세가 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주식과 채권을 팔아 미국으로 떠날 수 있다는 뉴스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미국 달러는 전 세계 결정 통화 중에서 가장 많은 사용되는 기축통화(基軸通貨, Key currency)로, 달러화 강세는 전 세계 경제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국제유가도 예외 없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미국 금리 상승과 유가와의 관계는?

일반적인 미국 기준금리와 유가와의 상관관계

일반적으로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 국제유가는 하락 압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석유 수요가 하락 압력을 받기 때문이다.
전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가치가 높아지게 되면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들의 화폐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국제적으로 원유 거래는 달러화를 기준으로 이뤄지는데 주요 원유 수입국들의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강세를 보이는 달러화 결제를 위한 자국 화폐 통화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그 부담은 내수 석유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석유 소비 감소로 연결되면서 원유 공급 초과로 국제유가는 떨어지는 연쇄적인 반응을 겪게 된다.

원유 가격 하락에 따른 변동성의 증가가 주는 시사점 콘텐츠 보러가기

복잡다단한 요소들로 유가 변동성 더 높아져

미국 금리 인상은 일반적으로 달러화 강세로 이어져 국제유가 하락 압력이 되는데 최근의 유가 흐름은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FRB의 금리 인상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후 국제유가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금리 인상 효과가 이미 국제유가에 반영된데다 미국 FRB가 올해 중 당초 3회에 걸쳐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계획이었지만 2회 조정으로 줄일 것으로 알려진 것이 미국 달러화 약세를 가져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금리 조정은 국제유가를 결정짓는 한 부분에 불과할 뿐이며 다른 결정적 요인들이 미치는 영향이 더욱 강력할 수밖에 없다.

물론 올해 추가로 단행 예고된 미국 금리 인상은 유가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이와 관련해 LG경제연구원 이광우 선임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이 원유 초과 수요가 발생해 유가상승 요인이 발생할 때 진정시켜주는 역할은 할 것’이라 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미국 금리 조정은 국제유가를 결정짓는 한 부분에 불과할 뿐이며 다른 결정적 요인들이 미치는 영향이 더욱 강력할 수밖에 없다. 원칙적으로는 미국 금리가 오르면 달러화 강세 현상을 보이고 원유 수요 감소로 이어져 국제유가 하락으로 연결되는데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복잡다단하고 불확실한 요소들로 그 원칙의 힘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미국발 금리 인상은 그래서 국제유가 변동에 대한 인간의 예측성을 높여주는 데이터가 될 수는 있지만 무한한 신의 영역에 도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변수일 뿐이다.


industrial writer GScaltex 에너지, 에너지칼럼
지앤이타임즈 김신 발행인

전북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전공과는 상관없는 에너지 분야 전문 언론에서 20년 넘는 세월을 몸담고 있는 에너지 분야 전문 기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