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Brexit)에 따른 세계 유가 전망

전 세계가 하나의 글로벌(Global) 시스템으로 묶여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이 EU 회원국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 투표에서 찬성이 51.9%를 얻어 확정된 이후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경제가 흔들거리고 있다.

브렉시트 찬반 투표 결과

유럽연합 회원 28개국 중 한 곳인 영국이 탈퇴해 독자 노선을 걷겠다고 선언한 것뿐인데 유럽과 미국을 포함해 아시아 증시 등의 주가가 폭락했고 환율시장에서도 달러화를 중심으로 하는 기축통화 가치가 치솟는 등 요동을 치고 있다. 세계 경기 침체 우려로 국제원유 가격은 하락세를 기록했다.

전 세계 경제 한 때 흔들, 이후 안정세

브렉시트 투표에서 찬성이 확정된 지난 24일, 일본 닛케이225 지수가 7.92% 폭락한 것을 포함해 중국과 홍콩과 대만 증시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우리나라 주가 역시 24일 한때 4%대의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환율시장은 달러화와 엔화 가치가 급상승한 반면 파운드화를 급락하며 대조를 보였다.

브렉시트가 국제 원유 시장에 미친 영향

하지만 브렉시트 공포는 점차 극복되는 모양새로 뉴욕증시가 2거래일 연속 급락하던 데서 벗어나 28일에는 상승장으로 마감하는 등 전 세계 경제가 진정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원유 시장도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원자재 시장 부정적 영향 불가피하지만…

브렉시트가 영국과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경제에 위험 요소가 되고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브렉시트가 세계 경제 시장에 미친 영향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영국은 세계 15위의 원유 소비국으로 전 세계 원유 소비의 1.6%에 불과한 하루 156만 배럴에 그치는 등 원자재 시장에서 영국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
EU 원유 소비도 전 세계 수요의 14%에 그치고 있고 10년 전에 비해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세계 원유 수요는 대부분 중국 등 이머징 마켓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글로벌 정책 공조로 유가 안정화 전망

현재 영국 젊은 층 등을 중심으로 브렉시트 결정이 잘못된 선택이었다며 재투표 요구가 커지고 있어 EU 탈퇴를 번복할 경우의 수는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설령 브렉시트가 강행되더라도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는데 최소 2년 정도가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체제가 유지되는 당분간은 브렉시트가 유럽 이외 지역의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고 이머징 시장의 원자재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NH투자증권은 브렉시트가 원유 등 원자재 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펀더멘털 충격은 적은 가운데 글로벌 정책 공조가 강화되면 국제유가는 올해 초의 초저점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고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며 올 하반기 국제유가는 배럴당 평균 40달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렉시트로 국제유가가 단기 하락 압력은 받겠지만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

글로벌 금융 기관들의 분석도 비슷하다. 골드만삭스는 브렉시트로 영국 GDP가 최대 2% 감소한다고 가정할 때 영국내 석유 수요는 전체 소비량의 1% 수준인 하루 1만6000배럴이 감소하는데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세계 석유수요의 0.016%가 줄어드는데 불과한 수준이다.
모건 스텐리 역시 국제유가가 단기적으로는 공급과잉에 따른 유가 하락압력에 직면하겠지만 중기적으로는 안정을 찾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코틀랜드 독립 움직임이 더 큰 변수

브렉시트 보다는 오히려 영국 연방 구성원인 스코틀랜드의 독립이 더 큰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U 잔류를 희망하는 스코틀랜드가 영국연방에서 독립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브렉시트 보다는 오히려 영국 연방 구성원인 스코틀랜드의 독립이 더 큰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분석

이와 관련해 국제 에너지 전문가들은 스코틀랜드가 실제로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경우, 국제유가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해유전의 개발권을 갖고 있는 에너지 기업들은 스코틀랜드가 독립할 경우 북해유전의 주도권이 영국에서 스코틀랜드로 옮겨가면서 새로운 전략과 계약을 진행할 수 밖에 없는데 이 경우 전 세계 원유 수급과 가격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industrial writer Bremain 에너지, 에너지칼럼
지앤이타임즈 김신 발행인

전북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전공과는 상관없는 에너지 분야 전문 언론에서 20년 넘는 세월을 몸담고 있는 에너지 분야 전문 기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