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 우리나라 얘기야?
최근 청소년들의 학교폭력과 집단폭행사건 뉴스가 이어지면서 많은 부모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 사건들이 더욱 충격적인 이유는, 가해학생들이 자신의 행동을 자랑하듯 사진을 올리는 등 피해학생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폭력사건을 일으키는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고통과 기쁨, 아픔과 슬픔이라는 기본적인 정서에 공감하는 ‘공감인지능력’이 낮은 경우가 많다.
- ‘공감인지능력’이란? : 다른 사람의 기쁨이나 슬픔 등 다양한 감정에 대해 이해하고, 함께 고통을 느끼거나 기뻐해줄 수 있는 능력이다. (출처 : 성품 좋은 아이로 키우는 부모의 말 한마디, 이영숙)
그렇다면 요즘들어 자꾸만 청소년 폭력사건이 발생하고, 아이들의 공감능력이 낮아지는 이유는 뭘까?
청소년의 공감능력을 떨어뜨리는 원인
부모와 자녀가 교감할 기회가 줄어든 현대사회
핵가족화 등 가족공동체가 해체되는 현대의 가정환경에서 아이들은 타인을 배려하는 공감인지능력에 대해 배울 기회가 적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어머니와의 교류가 많은 편인데, 남을 잘 배려할 줄 아는 아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연구들이 제시되고 있다.
아버지와 자녀 간 애착관계에 대한 연구를 보면, 아버지가 따뜻하고 세심하게 반응을 하며 도덕적으로 성숙한 양육태도를 지녔을 때 자녀는 정서적으로 더 성숙하고 안정되는 경향이 있다. (출처 : 한국아동학회)
즉, 어머니는 물론 아버지도 함께 자녀의 감정을 수용해주고 교감할 수록 자녀들은 더 많은 정서적 안정감을 얻게 된다. 그러나 요즘 부모들은 맞벌이로 인해 자녀와 적극적인 관계를 맺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다.
폭력성에 노출되기 쉬운 영상매체와 사회문화
아이들은 눈으로 본 경험을 모방함으로써 행동을 터득한다. 잔인하거나 폭력적인 영상에 계속해서 노출되다 보면 그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습득하게 되고 공감인지능력은 낮아지게 된다. 영상매체 속 폭력성를 통해 아이들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방법을 배우기보다,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양육강식 논리에 익숙해진다.
또한 사회문화 속에 섞여있는 폭력성을 반복적으로 겪다 보면, 평범한 사람도 아무런 비판 없이 폭력을 내면화하고 무감각해질 수 있다. 자신이 저지르는 행동의 심각성을 의식하지 못하거나, 학교폭력을 목격하고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침묵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자녀에게 공감능력을 길러주는 방법은?
아이들이 폭력에 무감각해지지 않도록 올바른 생각·감정·행동을 가르치고 학교문화를 개선하는 ‘성품교육‘ 이 필요하다. 공감능력과 같은 좋은 성품은 우연히 타고나거나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가르침과 훈련을 통해 성장하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좋은 생각, 더 좋은 감정, 더 좋은 행동을 선택하도록 가르치는 성품교육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집에서 부모가 자녀들에게 해줄 수 있는 성품교육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일상 속에서 공감능력을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1. 아이의 말과 행동에 집중하고 경청해주기
공감인지능력 발달은 아이들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인 부모가 먼저 감정을 잘 경청해주는 데에서 시작한다.
부모가 자녀의 감정을 수용해주고 조절해줄 수록 아이들은 스트레스도 줄어들고 안정적인 정서를 가지게 된다. 아이의 말과 표정에 집중하여 경청해 주자. “정말?” “아, 그러니?” 와 같은 말과 제스처로 아이들의 감정을 지지해 주고, “오~” “저런” 과 같은 리액션으로 아이의 말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할 수 있다.
2. 상대방의 감정에 반응하는 감수성 강화시키기
공감인지능력이 낮은 아이들은 또래 친구와 같은 타인의 욕구에 제대로 반응하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는 또래관계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라 불안해하거나 갈등을 겪게 될 수 있다. 자녀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이해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아래의 3가지 방법에 따라 감수성을 강화시켜주자.
– 자녀의 친절한 행동을 칭찬하기
자녀의 좋은 행동을 강화시키기 위한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그 행동을 하자마자 칭찬해 주는 것이다. 자녀가 친구나 부모에게 친절하게 행동하는 것을 볼 때마다 칭찬해 주며 ‘나의 친절한 행동이 상대방을 기쁘게 한다’ 는 사실을 알려주자.
– “그 사람 기분이 어떨까?” 라고 자주 물어보기
자녀의 감수성을 기르는 가장 쉬운 방법은 ‘다른 사람의 기분이 어떤지’, ‘다른 사람이 문제에 처했을 때 무엇이 필요할지’ 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실제 생활뿐만 아니라 책, TV, 영화에 나오는 상황을 이용해서 자주 질문을 던져보자. 질문을 통해 아이들이 타인의 감정에 대해 깊게 생각하도록 만들어주기 때문에 감수성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다.
– 갈등이 있을 때 자녀와 역할 바꾸기
자녀와 갈등이 생겼을 땐, 행동을 잠시 멈추고 서로 역할이 바뀌면 상대방의 기분이 어떨지 생각해 보자고 요청한다. 잠시라도 역할을 바꾸면 자기만의 감정보다 상대방의 마음이 어떨지 생각해보게 된다. 이렇게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생각함으로써 공감인지능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울 줄 수 있다.
핀란드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키바 코울루(KiVa Koulu) 라는 교육 프로젝트를 시행중이라고 한다.아이들은 역할극을 통해 왕따 역할을 맡아 간접적으로 학교폭력을 경험하기도 하고, 역할극을 보면서 따돌림 받는 학생을 도울 방법과 왕따를 근절시킬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토론한다. 이런 토론으로 학생들이 학교폭력의 위험성을 배우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이다.
필자가 대표로 있는 (사)한국성품협회에서도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성품교육 – 배려 편’을 제공하여, 청소년에게 ‘나’와 ‘타인’이 모두 소중함을 가르치고, 학교폭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서 토론하며 실천을 도왔다. 그 결과, 프로그램 이후 80% 이상이 “학교 내 갈등 해결에 효과적이었다”는 긍정적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위 사례들로 볼 때 학교폭력을 그저 ‘어쩔 수 없는 문제’ 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모든 학생들이 좋은 성품을 가지고 함께 문제해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꾸준한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폭력적인 문화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갈 것이다.
공감인지능력을 향상시키는 성품교육법은 이영숙 박사의 저서, 『인성을 가르치는 학교 만들기』에 더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저자 : 이영숙 박사
· ㈔한국성품협회 대표
· 한국형 12성품교육 창시자
· 건양대 대학원 교수
본 포스팅은 이영숙 박사님의 ‘아이교육’ 관련 기고글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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