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봄, 그 곳엔 GS칼텍스 대구 물류센터가 있다

대구의 봄, 그곳엔 GS칼텍스 대구 물류센터가 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곳은 GS칼텍스 대구물류센터입니다.

일반인들에게 ‘물류센터’하면 아시는 분들이 극히 드물겠지만 위험물저장취급소, 혐오시설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계시더라구요. 제가 이러한 칙칙한 물류센터의 이미지를 깨뜨리고자 대구물류센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여러분들께 소개하려고 합니다.

한 편의 자연 다큐멘터리를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대구물류센터에 찾아온 봄

대구지방은 지난주 금요일 내내 가랑비가 내려 겨우내 언 땅을 촉촉하게 적시었습니다.

아침 출근시 실험실 옆 매화의 꽃망울은 아직 필까말까 고민하려는 모습이 역력하였는데 비가 갠 오후경에 다시 본 매화는 어느덧 반쯤 피어 있었습니다. 매화 혼자 피면 외로울까봐 옆에 있는 자두나무 두 그루도 덩달아서 새순을 피워 흰 꽃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저 몰래 꽃을 피운 자연이 야속하지만 참으로 신비롭군요.

꽃향기가 바람을 타고 대구물류센터를 봄으로 물들입니다.
꽃향기가 바람을 타고 대구물류센터를 봄으로 물들입니다.

대구물류센터 내 언덕 비탈에는 쑥, 냉이, 고들빼기가 이미 하나둘 자라 있었습니다. 노란 민들레도 피어서 봄바람에 실려 군락을 이루었습니다.

이들은 무더운 여름이 되면 잡초와 함께 전 물류센터 구역에 걸쳐 무성하게 자라서 환경미화상 반드시 베어야 하는 척결의 대상이 되지만 아직까지는 아기 손과 같이 연약하고 순한 상태에 마음이 여려진 저는 그저 바라만 봅니다.

봄이 만연해질 수록 대구물류센터의 잔디들도 울긋불긋 꽃으로 가득 메워지겠죠?
봄이 만연해질 수록 대구물류센터의 잔디들도 울긋불긋 꽃으로 가득 메워지겠죠?

다음 주부터는 대구물류센터에 본격적인 꽃 페스티벌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봄비가 지나간 자리에 햇살이 따스해질 무렵, 대구물류센터 꽃구경 1번가는 바로 대구물류센터 진입로입니다. 대구물류센터는 야산에 위치하고 있는데 4번 국도에서 물류센터 입구까지 약 350m의 진입로에 만개한 벛꽃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벛꽃이 빽빽하게 피어 하늘을 완전히 가리지 못한다면 그 남은 공간은 벚나무 사이에 꼽사리낀 개나리가 노란 물결로 채워줍니다.

봄 하면 벚꽃. 차도를 따라 쭉 늘어서 있는 벚꽃나무의 찬란함이란!
봄 하면 벚꽃. 차도를 따라 쭉 늘어서 있는 벚꽃나무의 찬란함이란!

대구물류센터 벚꽃 사진 촬영의 압권은 진입로가에 위치한 배관 Rack에서 찍을 때입니다. 지상 5m 위 배관에서 찍기 때문에 위험하므로 안전상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구물류센터의 전체 전경을 배경으로, 좌측의 옅은 분홍의 벚꽃과 노란 개나리, 우측의 햇살에 반짝이는 은빛 배관들 사이 Jade Green의 유조차가 드나드는 모습은 색상 배치가 잘 된 수채화와 같습니다.

저도 3년 전 벛꽃이 질 무렵, 진입로의 벚꽃잎비를 맞고 첫 출근을 했는데… 벌써 이 벚꽃 풍경을 네 번째 맞이하게 되었네요.

진입로를 걸어 올라와서 물류센터 입구에 도착하게 되면 일명, 윤활유드럼야적장. 공식적인 명칭으로는 옥외저장소가 있습니다.

옥외저장소 뒤로 사무동이 있는데 사무동 옆에 백조같이 우아하고 생긴 흰 목련이 있습니다. 이 목련은 향나무들 속에 홀로 서 있으나 나름 고결한 자태를 애써 뽐내기 위하여 향나무를 덮을 만큼의 높은 키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흰 목련꽃을 피운 모습이 강렬한 빛을 발산시키는 기둥 높은 가로등의 모습이라고나 할까요?

새순이 자라고 목련이 피어나는 계절입니다.
새순이 자라고 목련이 피어나는 계절입니다.

이 밖에 대구물류센터의 봄소식을 전해주는 것으로는 두릅나무의 두릅새순, 봄비가 고인 배수로에 가득 찬 개구리 알, 도롱뇽 알이 있습니다.

생존을 위한 비정한 세계 – 대구물류센터 물새이야기

대구물류센터 경비실 뒤편 옥외저장소에는 검량용기가 있습니다. 이동식 중질유 검량용기이지만 중질유 취급중단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검량용기 주위를 사람이 서성거리면 물새 두 마리가 도망가지 않고 사람 주위를 맴돕니다.

살펴보니 검량용기 Rack에 물새 둥지가 있었습니다. 아마 물새는 둥지의 알을 지키려는 아비, 어미 물새인 것 같습니다. 작년 초부터 저는 부모물새의 부리공격을 무릅쓰고 둥지를 관찰해왔습니다.

둥지에는 5개의 알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한 개의 알이 사라졌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회사의 성우 선배가 신혼생활 2년째 아기가 생기지 않는다고 영험을 얻기 위해 먹었다고 합니다;;;

도. 둑. 놈, 야만인….!!!

대구물류센터에서 자라난 새 생명!
대구물류센터에서 자라난 새 생명!

이제 남은 알은 4개. 작년 5월 초, 물새 4마리가 부화했습니다. 매우 귀엽더라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Rack 밑으로 새끼가 한 마리씩 떨어져 죽어 있었습니다. 저는 죽은 물새를 땅에 고이 묻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죽은 물새는 둥지에 있는 새끼보다 몸집이 월등하게 작았습니다. 알고 보니 형제간 생존경쟁에서 밀려 먹이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한데다 어미 새는 새끼가 건강하게 자라지 못할 경우 새끼에게 미리 방빼!!!게 한다는 군요. 참! 비정한 자연의 세계입니다.

그렇게 생존 경쟁에서 승리한 물새 두 마리는 몸집이 차츰 우람해져 갔습니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 메추라기만 했습니다.

6월 중순, 새끼 두 마리는 날아가고 없었습니다. 매일같이 둥지에 쌀밥을 얹어주곤 했었는데… 인사도 없이 가버리다니! 그러나 제가 준 밥 먹고 잘 커줘서 고마웠습니다.

대구물류센터 내에서 뛰노는 고라니와 날아다니는 꿩

어떠세요. 제목이 낭만적이지요? 제목처럼 대구물류센터에는 꿩이 많이 살고 있고 고라니도 가끔씩 출몰하고 있습니다.

물류센터에 살고 있는 꿩이 얼마나 많냐구요? 매일 아침, 출근하여 물류센터를 순찰하다 보면 탱크에 부딪혀 죽어있는 꿩이 많게는 3마리가 발견될 때도 있습니다. 꿩이 탱크에 부딪히는 이유는 꿩은 날 때 급상승하지 못하고 낮은 각도로 서서히 활공하기에 15m나 되는 높은 탱크에 미처 대응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고라니는 겨울에 가끔씩 출몰하곤 합니다. 산에 먹을 것이 부족해진 고라니는 대구물류센터 내에 들어와서 이리저리 뛰어다닙니다. 물류센터 사방이 담으로 둘러싸여 있어 물류센터 내에서 한참을 뛰놀던 고라니는 입구를 찾아 유유히 사라집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산에서 내려온 고라니가 자동차가 쌩쌩 다니는 물류센터 앞 4번 국도가에 출몰하여 차에 받혀 죽는다는 것입니다.

대구물류센터 유실수 이야기

대구물류센터에는 많은 유실수가 자라고 있습니다. 밤, 감, 잣, 자두, 매실, 살구나무가 있기에 일상 속에서 직접 수확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대구물류센터에 유실수가 많은 이유! 1980년 대구물류센터 이전 이래 많은 물류센터장이 부임하시고 거쳐가시면서 재임 중에 유실수를 심었답니다. 올해 부임하신 소장님께서는 어떠한 나무를 심으실까요?

매년 6월 15일경에는 매실 수확을 하는데 작년에는 130kg을 수확하여 일년 치 매실 엑기스를 담았습니다. 무더운 여름! 현장에서 땀 흘리고 사무실에 복귀하였을 때 시원한 매실 엑기스에 얼음 동동 띄워먹고, 겨울에는 따끈따끈한 매실차를 호호 불어먹고, 회식 때는 매실향이 그윽한 소주 한 잔 어울려 마십니다.

매실 엑기스는 겨울에 따뜻한 물에 함께 마시면 감기에 좋다고 하니 지난 겨울에 감기 한번 걸리지 않은 것도 물류센터 매실 덕분인 것 같습니다.^^ 대구물류센터에 방문하시면 물류센터에서 수확해서 담근 유기농 매실차를 제가 직접 대접해드리겠습니다.

매실 수확 후 일주일이 지나면 자두를 수확합니다. 자두나무는 두 그루인데요. 한 그루의 품종은 포모사이고 나머지 한 그루는 대석입니다. 포모사는 당도는 떨어지지만 씹히는 맛이 아삭아삭한 단단한 자두이고, 대석은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당도 많고 물 많은 물렁물렁한 자두입니다. 매년 이 자두나무 2그루에서 자두 5박스씩 수확을 하는데요. 직원, 협력사 직원, 유조차 기사님들께 나눠드리고 있습니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입사 3년차에 이제 물류센터 유실수 수확시기도 통달할 만큼 되었답니다. 하하하

탱크 위에서 바라보는 달구벌 벌판과 금호강

저는 산을 좋아하고 특히, 산에서 내려다보이는 경치를 좋아합니다. 대구물류센터 탱크 위에서 바라보는 경치도 웬만한 산에서 보는 경치 못지않게 빼어나기에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탱크 위에서 넒게 펼쳐진 대구를 보노라면 마음이 뻥!하고 뚫리는 기분입니다.
탱크 위에서 넒게 펼쳐진 대구를 보노라면 마음이 뻥!하고 뚫리는 기분입니다.

탱크 위에서 바라보았을 때 물류센터 바로 앞을 가로지르는 4번 국도, 대구선 철도, 경부고속도로를 넘어서면 금호강이 흐릅니다. 금호강 건너 동쪽으로는 경산 하양읍, 진량읍, 남쪽으로는 경산 압량면. 서쪽으로는 경산 시가지, 대구 시지지구에 걸쳐서 드넓은 달구벌 벌판이 펼쳐져 있습니다.

평온한 농촌벌판이 정지용의 시 “향수”를 연상시킵니다.

이 달구벌 벌판과 금호강이 가장 멋진 때는 해 뜰 무렵입니다. 아침조 근무 시 제품 탱크 상부에서 시료 채취 중에 우연히 해가 뜨는 것을 보았습니다. 달구벌 저 멀리 산 주변이 벌겋게 변하면서 산 사이로 해가 서서히 뜨는데 그 앞에 흐르는 금호강이 금빛으로 변하는 장면! 떠오르는 해, 금빛 금호강에 홀려 탱크에서 떨어질 뻔했지요.

만세를 하는 직원분들

여러분! 어떠세요? 이토록 친환경적이고 자연이 숨쉬는 물류센터가 더 이상 혐오시설일까요?

저는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갖춘 곳에서 재미있는 직원들과 함께 대구, 경북지방에 에너지를 공급하여 사람들의 즐거움과 산업의 활력을 주는 GS칼텍스 대구물류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I am your Energy!!! GS칼텍스 대구물류센터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