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니지먼트, 질문으로 리드하고 물음표 던지는 직원을 격려하라

‘성공하는 리더의 필수덕목은 무엇인가?’

gs칼텍스, gs칼텍스사보, q매니지먼트, 질문, 직원, 매니지먼트, 프로세스세계적인 리더십 교육기관인 CCL(창조적 리더십 센터, Center for Creative Leadership)이 글로벌 기업 CEO 1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답변은 ‘질문’이었습니다.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과거의 리더는 지시하는 리더였고 미래의 리더는 질문하는 리더이다.”

물음표가 자유롭게 둥둥 떠다닐 수 있는 조직이 건강하고 창의적인 조직입니다. ‘왜 이렇게 말이 많아?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라며 질문을 봉쇄하면 조직이 발전할 수 없습니다. 패러다임이 바뀌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물음표 던지기가 더욱 더 중요합니다. 변화란 질문 속 답을 찾는 과정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질문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 문화

‘안녕하세요?’ 직장에서 마주친 상사나 동료에게 건네는 우리의 인사말에는 물음표가 붙습니다. 물음표는 삶의 기초이고 인간관계의 시작입니다. 문제는 그 후 물음표가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gs칼텍스, gs칼텍스사보, q매니지먼트, 질문, 직원, 매니지먼트, 프로세스팀 미팅이나 임원회의 자리에서는 물음표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질문보다는 현황보고와 업무지시가 우선입니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생님, 질문 있는데요?’하고 손을 드는 학생을 반 친구들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쳐다봅니다. 심한 경우에는 ‘야, 진도 나가야지.’하면서 친구의 질문을 봉쇄하기도 합니다. 유교 문화권에서 자란 성장 배경 탓인지는 몰라도 우리에게는 질문하는 것이 무척 어렵게 느껴집니다.

2010년 9월 G20 서울정상회의장. 폐막식 연설을 한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질문 시간을 줍니다. 오바마는 개최국의 입장을 배려해서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의 우선권을 줬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손을 드는 기자가 없었습니다. 궁금한 것이 없지는 않았을 텐데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습니다. 질문권은 결국 외신 기자들에게 넘어갔습니다.

 

유대인의 하브루타 교육이 주는 교훈

우리와는 달리 유대인들은 질문에 익숙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질문이 일상화되어 몸에 배였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은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두 사람이 서로 짝을 이뤄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논쟁을 합니다. 하브루타라고 불리는 유대인의 교육 방식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질문입니다.

gs칼텍스, gs칼텍스사보, q매니지먼트, 질문, 직원, 매니지먼트, 프로세스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유대인 출신의 아이작 라비는 노벨상을 타게 된 원동력이 무엇인지 묻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답했습니다.

“나를 과학자로 만든 건 어머니였습니다. 자녀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 브루클린에 사는 대부분의 어머니들은 ‘오늘은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니?’라고 물었지만 내 어머니는 ‘오늘 학교에서 무슨 좋은 질문을 했니?’하고 물었습니다. 바로 이 차이가 나를 과학자로 만들었습니다.”

같은 유대인이면서 아이작 라비보다 먼저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아인슈타인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떤 문제를 푸는 데 나에게 1시간이 주어진다면 그 가운데 55분을 나는 질문을 구성하는 데 쓸 것이다. 질문을 체계적으로 잘 구성하면 답은 5분 내로 찾을 수 있다.”

 

패러다임 시프트는 물음표에서 시작되었다.

gs칼텍스, gs칼텍스사보, q매니지먼트, 질문, 직원, 매니지먼트, 프로세스위대한 과학자들의 업적은 모두 물음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뉴턴이 자신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사과에 물음표를 붙이지 않았다면 중력의 법칙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며, 다윈이 갈라파고스 섬에 서식하는 핀치라는 새의 부리를 보고 ‘왜?’라는 의문을 갖지 않았더라면 <종의 기원>이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패러데이의 전자기장, 뢴트겐의 X선, 닐스 보어의 양자역학도 모두 물음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기존의 상식에 과학자들이 물음표를 붙인 덕분에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났으며, 세상이 혁명적으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이는 비단 과학에만 한정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물음표가 없었더라면 인류의 문명 자체가 불가능했을 지도 모릅니다.

‘사물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는 무엇인가?’, ‘국가의 본질은 무엇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서구문명의 기초가 된 그리스로마 문명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탈레스나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철인(哲人)들의 궁금증과 의문부호가 있었습니다.

 

<장자>의 대붕, 호접몽 이야기와 물음표 던지기

동양으로 눈을 돌려봐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장자>라는 동양고전을 한 번 살펴볼까요? <장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대붕(大鵬)과 호접몽(胡蝶夢) 이야기입니다. 대붕은 크기가 삼천리에 달하고 구만리 창공을 나는 빅 사이즈의 새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포부를 원대하게 가지라는 교훈적 의미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장자의 진짜 의도는 다른 데 있습니다. 장자는 하늘을 보면서 이런 의문을 가집니다.

gs칼텍스, gs칼텍스사보, q매니지먼트, 질문, 직원, 매니지먼트, 프로세스‘하늘이 파랗게 보이는데 원래 색깔이 그런 것일까? 아니면 거리가 워낙 멀리 떨어져서 그렇게 보이는 것일까?’ <장자> 소요유편에 나오는 원문을 옮기면 이렇습니다. ‘天之蒼蒼(천지창창) 其正色邪(기정색야) 其遠而無所至極邪(기원이무소지극야)’ ‘邪’자는 물음표에 해당하는 한자로 이 문장에서는 ‘사’가 아니라 ‘야’로 읽습니다.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장자는 상상력을 발휘합니다. 스스로 하늘 높이 날 수 없었기에 대붕이라는 큰 새를 등장시켜 구만 리 창공을 날게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대붕을 타고 하늘 높이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마찬가지로 파랗게 보일 것이다.’ 현대의 관점에서 볼 때 대붕은 우주선에 해당됩니다. 장자는 2천5백 년 전에 이미 우주선에 대한 기본 개념을 떠올렸던 것입니다.

그 원동력은 바로 물음표였습니다. 호접몽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날 장자는 자신이 나비로 변하는 꿈을 꾼 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내가 꿈속에서 나비로 변한 것일까? 아니면 나비의 꿈속에 내가 등장한 것일까?’ 장자는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인간의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마음의 본질과 감정, 물화(物化)에 대한 탁견을 내놓았습니다. 칼 구스타프 융은 도가(道家)의 경전인 <태을금화종지>에 대한 심리학적 해설에서 노장사상에서 말하는 도(道)를 무의식과 같은 개념으로 봤습니다. 장자가 프로이트나 융과 같은 현대 심리학의 거장들처럼 인간 심리를 꿰뚫어볼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물음표 덕분이었습니다.

 

왜 물음표를 던져야 하나?

물음표는 변화에 대한 모멘텀을 제공합니다.

gs칼텍스, gs칼텍스사보, q매니지먼트, 질문, 직원, 매니지먼트, 프로세스변화(變化)의 ‘化’자는 사람 인(人)자와 비수 비(匕)자를 합친 것입니다. 비(匕)는 칼에 찔려 죽은 사람을 형상화한 글자입니다. 변화는 탄생과 죽음, 생성과 소멸이 교차하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법칙에서 자유로운 존재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기업도 예외가 아닙니다. 물음표가 막히면 조직 내 소통이 막히게 되고 소통이 막힌 조직은 정체와 퇴보를 거듭하다가 결국 소멸에 이르게 됩니다.

물음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입니다. 물음표가 물음표에만 머무르면 단순한 호기심으로 그치게 됩니다. 그에 대한 솔루션을 찾아서 현장에 적용해야 비로소 변화의 프로세스가 완성됩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의문이 생기는 즉시 답을 찾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미적 거리다 보면 문제의식이 가물가물해지기 때문이죠. 답을 찾는 방법도 중요합니다. 장자처럼 상식을 뛰어넘는 기발한 생각을 동원해야 좋은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Q매니지먼트(Question Management, 질문경영)의 프로세스와 사례

이런 과정을 경영에 접목하면 Q매니지먼트(Question Management, 질문경영)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질문경영의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Query, 조금이라도 의심이 생기면 물음표를 던져야 합니다.
둘째, Quick, 의문을 묵히지 말고 신속하게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아나서야 합니다.
셋째, Quaint,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말고 기발하고 참신한 방법을 동원해야 합니다.
넷째, Quit, 해답을 찾았으면 과거와는 깨끗이 단절하고 미래적 가치를 조직에 접목하는 시도를 해야 합니다.

기업 사례 몇 가지를 살펴보죠.

첫째는 구글의 창업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스탠퍼드 대학교에 다니던 래리 페이지는 어느 날 밤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깨어납니다. 그 순간 질문 하나가 그의 뇌리를 스칩니다. ‘만약 내가 모든 인터넷 웹을 다운로드하고 이것들을 잘 링크할 수 있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래리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알고리즘)을 메모지에 써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세르게이 브린을 만나 자신의 구상을 밝힌 후 공동으로 창업에 나섭니다. 이렇게 탄생한 기업이 구글입니다.

두 번째는 일본의 맥주 제조회사 삿포로의 사례입니다. 삿포로에 근무하던 연구원이 어느 날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맥아를 뺀 맥주를 만들 수는 없을까?’ 맥아는 맥주의 주원료입니다. 이게 없으면 맥주라고 할 수 없습니다. 상식적인 방법으로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연구원은 맥아 대신 완두콩을 재료로 쓰는 기발한 방법으로 새로운 맥주를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드래프트원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이 맥주는 기존 맥주의 떫은맛을 없애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세 번째 사례는 코닥입니다. 코닥 연구개발팀은 ‘IT시대에도 코닥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를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세계 최초로 디지털 필름을 개발했습니다. 곧 바로 출시했으면 코닥은 새로운 도약의 날개를 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영진이 오판을 했습니다. 경영진은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 신제품이 자사의 주력상품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을 우려해 디지털 필름의 출시를 미뤘습니다. 그 결과는 우리가 잘 아는 그대로입니다. 코닥은 몰락했습니다. 구글은 질문에 대한 답을 즉각(Quick) 찾아 나서 성공했고, 삿포로는 상식을 뛰어 넘는 생각(Quaint)으로 성공했습니다. 반면 코닥은 과거와 단절(Quit)하지 못해 실패했습니다.


조직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리더는 ‘내가 해봐서 잘 아는데’ 라면서 직원들의 생각과 건의, 질문을 가로막고 나서는 유형의 리더입니다. Q매니지먼트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리더가 먼저 자신을 비우고 직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엉뚱한 질문을 하는 직원에게도 핀잔 대신 격려의 말을 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코닥의 실패 사례에서 보았듯이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과거 성공 실적에 연연해하지 말고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리고 미래적 가치에 집중해야 합니다. <장자>에 나오는 다음 문구를 새기면서 혹시 거꾸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기 바랍니다.

‘사람은 잊어야 할 것은 잊지 않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잊는다. 人不忘其所忘(인불망기소망) 而忘其所不忘(이망기소불망)’


박영규 | 인문학자

필자는 서울대학교 사회교육학과와 동 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중앙대학교에서 정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승강기대학교 총장과 한서대학교 대우교수, 중부대학교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습니다. 동서양 고전을 현대적 감각과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장자사상과 4차산업혁명’이라는 화두로 동아비즈니스리뷰 Fable Management 코너에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그리스, 인문학의 옴파로스], [존재의 제자리 찾기: 청춘을 위한 현상학 강의], [다시 논어], [욕심이 차오를 때 노자를 만나다], [사기, 성공하는 관계를 말하다]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