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만드는 원칙 – 작은 것부터 개선하라

린스타트업(Lean Startup)에 대한 열기가 뜨겁습니다. 린스타트업은 실리콘밸리 벤처 기업가 출신 에릭 리스(Eric Ries)가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벤처 기업의 창업을 위해 고안한 경영 전략입니다. 그는 자본과 기술이 부족한 벤처 기업이 실패의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혁신을 추진하는 개념이 도요타(Toyota)의 린 경영(Lean Management)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여 전략의 이름을 ‘린스타트업’이라고 지었습니다.

gs칼텍스, gs칼텍스사보, 칼럼, 린스타트업, 혁신린스타트업을 배우려는 열기는 벤처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최근 여러 대기업들도 린스타트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은 린스타트업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한편 이를 사내에 적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한 실험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대기업들이 린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식스시그마(Six Sigma) 등 고전 경영 전략의 대표 성공 사례였던 제너럴일렉트릭(GE, 이하 GE)은 역설적으로 린스타트업을 가장 열성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기업입니다. GE는 린스타트업을 자사의 실정에 맞게 재구성한 패스트웍스(Fast Works)라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기업 인튜이트(Intuit)는 신제품 개발에 린스타트업을 적용하여 다수의 성공적인 제품을 출시하였습니다. 구글(Google)이나 퀄컴(Qualcomm) 등 IT 대기업은 물론 코카콜라 등도 린스타트업을 열심히 배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혁신, 경영의 영원한 화두

린스타트업에 주목하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혁신에 대한 열망입니다. 벤처 기업은 물론 성장이 정체될 기미를 보이는 대기업도 하나같이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다수 기업들이 중장기 비전을 새롭게 만들고, 전문역량 축적을 위하여 엄청난 금액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gs칼텍스, gs칼텍스사보, 칼럼, 린스타트업, 혁신사실 시대를 막론하고 혁신은 모든 기업의 주된 관심사였습니다. 그러나 혁신을 위한 전략은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식스시그마나 리엔지니어링(Re-Engineering)은 물론 ERP(Enterprise Resource Management: 전사적 자원 관리), CRM(Customer Relation Management: 고객 관계 관리)와 같은 IT 역량 도입이 크게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런 전략들이 경영 환경 변화로 진부하게 느껴지면서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이나 트리즈(TRIZ) 등 새로운 전략이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최근 페이스북, 아마존, 우버 등 성공한 벤처 기업들이 우후죽순 등장하자 이들이 채택한 린스타트업 전략이 글로벌 업계 전반에 걸쳐 큰 인기를 모으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기업 비즈니스 세계에서 반드시 성공하는 전략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린스타트업 역시 만고불변의 전략은 아닙니다. 기업의 비즈니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략 이외에도 다양한 변수가 존재합니다.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 일부 벤처 기업들의 화려한 성공 스토리가 주목을 받았지만, 사실 그보다 훨씬 많은 벤처 기업들이 이들과 유사한 전략을 실행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사라졌습니다.

 

지속적 추진 의지를 표명하라

혁신을 만드는 유일무이한 전략을 말하기란 어렵습니다. 그러나 혁신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원칙을 꼽으라면 무엇보다도 목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낯선 시도일수록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초기에 수립한 목적 자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즉, 달성하고자 하는 지향점을 명확히 설정하고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을 인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구성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려는 실험은 대부분 실패로 끝납니다. 성공한 벤처 기업조차 초기에 수립한 비즈니스 모델과 추진 계획을 지속적으로 실행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창업 후 생존을 위한 최소 수익조차 창출하지 못하는 소위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 시기를 넘지 못하고 사라져 버렸으며 아주 적은 기업만이 끝까지 살아남아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아마존(Amazon)을 설립한 제프 베조스(Jeff Bezos) 역시 초기에 수립한 비즈니스 모델이 그대로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실제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gs칼텍스, gs칼텍스사보, 칼럼, 린스타트업, 혁신그 역시 아마존 설립 초기에는 누적되는 수익 악화로 고전하였고 심지어 2000년대 초반 IT 버블로 사업을 접을 뻔한 위기를 겪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인터넷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신했고 세계 최고의 인터넷 기업을 만들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끈질기게 추진한 결과 마침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신경과학자 대니얼 레비틴(Daniel Levitin)은 그의 저서에서 어느 분야든 최고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원하는 성공을 얻기 위해 과연 1만 시간 이상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쟁도 있었지만, 이는 1만 시간 법칙의 본질은 아닙니다. 대니얼 레비틴은 성공의 가능성이 보인다면 실행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야말로 성과 창출의 핵심임을 강조한 것입니다.

 

다양한 실험 방법을 고안하라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컨대 방대하고 세밀하게 구분된 조직 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직원 업무 분장도 명확한 대기업에서 린스타트업 같은 급진적 전략을 수행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내 전반적으로 혁신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조직 구성 및 특징에 맞는 실천 방안을 고안해 볼 수 있습니다.

gs칼텍스, gs칼텍스사보, 칼럼, 린스타트업, 혁신흔히 양보다 질이라고 말하지만 결국 뛰어난 혁신은 풍부한 시도의 경험에서 비롯됩니다. 린스타트업이 말하는 가장 큰 교훈 역시 수많은 실험과 시행착오가 혁신의 왕도라는 점입니다.

상품 기획과 R&D, HR, 마케팅, 품질 관리 등 기업 내 여러 기능을 막론하고 주요 이슈 및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도처에 널려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아이디어들은 현실적 여건의 한계로 문서나 구두커뮤니케이션에 그칠 뿐 정작 실행까지 이르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많은 아이디어에서 혁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이를 실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디어를 실험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합니다. 반드시 완성된 제품일 필요는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동작 원리를 설명하기 위한 간단한 프로토타입이나 스케치 및 동영상도 좋습니다. 일례로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드롭박스(Dropbox)의 실험은 제품이 아닌 동영상이었습니다. 창업자 드류 휴스턴(Drew Houston)은 자신이 구상하는 서비스가 어떻게 구동되는지를 묘사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투자가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고, 이를 기반으로 든든한 지원을 얻었습니다.

 

작은 것부터 개선하라

혁신은 크고 거창한 발명이라는 통념과 달리 대부분은 일상적 활동의 개선과 발전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도요타 린 경영 전략의 주요 개념인 ‘카이젠’도 반복되는 작업을 끊임없이 개선하는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입니다. 따라서 거대한 혁신의 첫걸음은 작지만 중요한 부분을 바꾸는 실행임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사소해 보이는 제품이나 기술이라도 꾸준한 개선 활동을 거치면 의도하거나 혹은 의도치 않게 혁신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인터넷 기업 구글도 ‘크게 생각하고 작게 시작하라’는 주장을 강조합니다. 아무리 원대한 목표라도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아주 사소한 것부터 문제 의식을 느끼고 개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성공한 상당수 제품들은 앞서 개발된 기술의 시행착오 뒤 성능을 더욱 개선해 시장을 장악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시장에 막 등장한 제품은 대개 불안정한 상태이기에 빠르게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사례가 빈번했습니다. 반면 후발 기업들은 초기 제품의 실패 사례를 통해 중요한 시사점을 배우고 이를 기반으로 한층 개선된 제품을 출시하여 시장의 호평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아이디어에 열린 자세를 가져라

마지막으로 다양한 아이디어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아이디어라도 대부분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기 마련입니다.

gs칼텍스, gs칼텍스사보, 칼럼, 린스타트업, 혁신이런 까닭에 자신의 의견은 물론 타인의 의견도 공유와 논의를 거쳐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과의 치열한 논의와 토론이 더해질수록 아무리 하찮고 빈약한 아이디어라도 이면에 숨겨져 있는 뛰어난 혁신 가치를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직원들의 내부 의견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픽사(Pixa)입니다. 픽사는 토이스토리(Toy Story)를 시작으로 디지털 애니메이션 제작에 뛰어든 이후 만드는 작품마다 큰 성공을 거두어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기업으로 성장하였습니다.

픽사에는 일일 리뷰 회의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일일 리뷰 회의는 픽사의 모든 직원들이 모여 미완성된 작품을 감상하면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입니다. 여기에서는 직급과 부서에 관계없이 여러 직원들이 작품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합니다. 이들의 창의적인 의견 개진은 시장 출시 전 해당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 올리는 동시에 새로운 작품을 구상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합니다.

 

혁신 추진 방법은 기업과 비즈니스의 특성에 따라 매우 상이합니다. 게다가 과거의 성공 경험을 그대로 가져가려다 실패한 기업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열린 자세로 토의하고 개선하는 노력이 이루어질 때 혁신의 실마리를 발견할 가능성도 더욱 커질 것입니다.​

 


전승우 연구원 | LG경제연구원

필자는 연세대 기계전자공학부를 졸업하고 KAIST 전자전산학과 석사 및 서울대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인터넷 및 이동통신을 연구했으며, 현재 LG경제연구원 책임 컨설턴트로 재직하면서 경영 및 하이테크 전략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ICT 산업 리서치를 담당하고 있다. 저서로는 ‘혁신의 모든 것’(2015)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