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게 역사를 묻다 – 제7탄] GS칼텍스 석유화학사업 변천사

허핑턴포스트가 선정한 ‘죽기 전에 먹어봐야 할 음식 25가지’에 돌솥비빔밥이 포함돼 있다.쌀밥에 갖가지 나물과 고기볶음, 튀각 등을 올려 비벼 먹는 비빔밥은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도 좋아하는 우리나라의 대표 음식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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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은 1990년대 초에 처음 대한항공 기내식으로 채택된 뒤, 단시간에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지금은 전 세계 기내식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이 됐다.

일반적으로 ‘GS칼텍스’하면 주유소와 기름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회사의 비전인 ‘Value No.1 Energy & Chemical Partner’에서 보듯이 기존의 정유는 물론, 다양한 에너지 분야와 석유화학 영역에서 세계 No.1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폴리프로필렌이라는 쌀밥에 충전제와 첨가물이라는 고명을 얹어 만든 비빔밥인 복합수지와 향긋한 내음을 풍기는 방향족 제품 시장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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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석유화학사업의 첫 걸음, 폴리프로필렌 사업에 진출하다

카펫, 실내 장식품, 산업용 밧줄의 인공 섬유뿐만 아니라 음식, 화장품 병, 장난감, 가구,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플라스틱이 20세기 기적의 소재라면, 폴리프로필렌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플라스틱의 원료다. ‘Poly’는 다(多)의 뜻을 가진 접두사로 폴리머(Polymer)는 다수의 분자가 모여 형성된 거대 분자인 ‘고분자’를 말한다.

같은 종류의 단위체를 대량으로 결합해 큰 분자량의 화합물로 만드는 행위를 중합(重合)이라고 하는데, 프로필렌(Propylene)을 중합해 만든 것이 바로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PP)이다.

폴리프로필렌은 중합 형태에 따라서 호모, 임팩트, 랜덤으로 구분된다. 호모(Homo) 폴리프로필렌은 강성(Stiffness) 및 내열성이 우수하다. 주로 필름, 실, 섬유 및 일반 생활용품 등에 이용된다. 임팩트(Impact) 폴리프로필렌은 호모 폴리프로필렌보다 강성은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내충격성은 크게 향상된 고분자로 자동차용·가전 소재 및 산업용 부품, 파이프 등에 이용된다.

랜덤(Random) 폴리프로필렌은 주로 투명성을 요구하는 밀폐 용기, 자동차의 충격흡수 소재(발포), 저온 내충격성을 요구하는 포장재료 등에 이용된다. 이처럼 중합 형태에 따라 강성, 내열성, 충격강도, 투명성, 연성 등의 물성에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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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회사는 우수한 품질의 폴리프로필렌 ‘하이프린(Hiprene)’을 생산하고 있다.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가공업체들이 이를 원료로 낚시그물, 의료용 주사기, 식품 용기, 라면 및 과자 봉지, 엔진오일 용기, 기저귀, 마대, 배터리 케이스, 세탁기・냉장고, 자동차 충격 흡수 부품 등 일상에서 쓰이는 거의 모든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회사는 1988년 연산 12만 톤 규모의 폴리프로필렌 생산시설을 완공하면서 폴리프로필렌 사업에 진출했다. 회사가 다른 석유화학 분야보다 먼저 폴리프로필렌 사업에 진출한 것은 폴리프로필렌의 원재료인 프로필렌을 자체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제1중질유분해시설(RFCC)은 벙커C유를 분해하면서 에탄·프로판·프로필렌 등의 가스를 생산한다.

C3 Spliter 공정은 이런 혼합 상태의 가스를 비등점 차이로 분리해 순도 99.5%의 액상 프로필렌을 추출하고, 분리된 프로필렌을 중합해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한다. 현재 연산 18만 톤의 폴리프로필렌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2013년 완공된 제4중질유분해시설(VGOFCC)에서 프로필렌이 추가로 생산돼 현재 연산 47만 톤의 프로필렌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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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산업의 명품 복합수지

복합수지는 각 원료의 특성들을 잘 조합해서 원하는 용도에 맞게 적합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만능소재이다. 하지만 복합수지(※용어참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소재를 선정하고, 레시피를 개발하고, 여기에 뛰어난 가공기술이 더해져야 한다.


※복합수지란? 
폴리프로필렌, 폴리아미드 등의 주 소재에 충전제(유리섬유·탄소섬유·탈크 등)와 첨가제(열안정제·산화방지제·UV안정제·난연제·항균제 등)를 더해 사출, 압출하거나 열을 가해 가공해 제조한 것으로 일반 폴리프로필렌보다 특정 물성을 크게 강화시키거나 변형시킨 수지를 말한다.


복합수지는 주로 자동차와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제품의 부품재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자동차 경량화 추세에 따라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복합수지 사업의 특성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고객의, 고객에 의한, 고객을 위한’이다.

복합수지의 개발은 최종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에서부터 거꾸로 출발한다. 자동차나 가전제품 제조회사 등이 특정 부품에 필요한 형태와 물성을 갖춘 복합수지 개발을 요청하면, 회사는 개발하고자 하는 제품의 특성과 기술 등을 분석해 개발 타당성을 결정한다. 고객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에 맞추는 것이 복합수지 개발의 가장 중요한 첫 단추다. 고객과 밀착해 함께 호흡하며 요구를 파악하고, 그것을 제품 개발에 반영해야만 한다. 고객의 요구를 반영해 이전까지 없던 제품을 만들어 내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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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제품 개발에 성공한 이후에도 제품 생산 레시피를 지속적으로 튜닝해 최종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수준까지 도달해야 한다. 개발을 결정하고 고객사에 소재로 등재되기까지의 과정은 평균 2년 6개월 정도 소요된다. 이후 성공해서 시장을 선점하게 되면 적어도 3년 정도는 독점적으로 납품할 수 있다. 회사는 초기에 범용 폴리프로필렌만을 생산했으나, 1992년 LG전자(당시 금성사)에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복합수지 시장에 진입했다.

이후 도장성 폴리프로필렌, 폴리프로필렌 흡음관, Seamless I/P용 수지 등의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복합수지를 개발하는 일은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숱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기술력은 하루아침에 쌓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기간이었다. 폴리프로필렌 제품이 많이 사용되는 자동차와 가전제품에서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환경 속에서 회사가 시장 선도업체로서의 위상을 계속 유지해 나가기 위한 유일한 길은 끊임없는 신제품 개발과 높은 기술경쟁력뿐이다.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끊임없는 품질 혁신과 신제품 개발 욕구를 불태웠고, 2013년 10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유리섬유 LFT(Long Fiber Thermoplastics) 복합수지에 내충격성을 강화하는 레시피 및 기술을 개발해 자동차 In-Panel에 적용 가능한 새로운 내충격성 유리섬유 LFT 복합수지를 개발했다.

gs칼텍스, gs칼텍스사보, 폴리프로필렌, 복합수지, 방향족, gs칼텍스역사, 역사이야기이어 2014년 8월, 기아자동차의 파노라마선루프 프레임에 적용한 복합수지인 탄소섬유 LFT 복합 나일론을 개발했다. 탄소섬유에 나일론과 함께 다양한 첨가제를 배합하고, LFT 가공기술을 접목해 강성과 내충격성을 강화하고 변형을 억제하는 최적의 원료 조합을 찾아낸 것이었다.

탄소섬유를 이용한 소재가 10만 대 이상 대량 생산되는 차량에 적용된 것은 세계 최초였다. 그 결과 2014년 11월 미국의 자동차용 플라스틱 혁신 부품 관련 시상인 ‘SPE 오토모티브 이노베이션 어워드’의 기술혁신상을 수상했다. 이러한 성과들은 다양한 원료를 외부에서 조달, 조합하는 창의적인 발상과 한 가지 목표를 향한 기술개발, 그리고 영업, 생산조직 간의 유기적인 협력이 일구어낸 결실이었다. 이 모든 성과는 회사의 브랜드를 널리 알림과 동시에 회사가 복합수지 분야의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하는 든든한 발판이 됐다.

 

세계 방향족 시장의 중심축이 되다

회사는 방향족 공장 건설 단계에서부터 제품별 판매계획을 함께 수립했다. 벤젠은 럭키유화(2006년 LG화학에 합병)에 대부분을 공급했다. 톨루엔은 유일한 수요처가 남해화학 DNT공장이었다. 당시 남해화학에는 유공(현 SK이노베이션)이 전량 공급하고 있었으나 1991년부터 회사가 부분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1993년부터는 경쟁사의 공급량을 넘어섰다.파라자일렌은 1988년 회사가 합작해 세운 삼남석유화학에 생산량의 50% 이상을 TPA 원료로 공급했다. 회사는 이런 준비 과정에 힘입어 큰 어려움 없이 방향족 사업을 정착시킬 수 있었다.

gs칼텍스, gs칼텍스사보, 폴리프로필렌, 복합수지, 방향족, gs칼텍스역사, 역사이야기방향족 생산 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한 1990년 우리나라의 방향족 시장은 3저 현상에서 비롯된 경기호황에 힘입어 연간 파라자일렌 31만 톤, 벤젠 17만 톤의 공급부족 현상을 보였다.

회사는 국내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폴리에스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을 예측하고, 제1파라자일렌 생산 능력을 자일렌 이성화 공정의 촉매 교체와 운전능력 극대화를 통해 연산 22만 톤에서 30만 톤으로 확충했다. 이에 머물지 않고 1994년에 곧바로 제2파라자일렌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했다. 시간이 곧 경쟁력이자, 돈이었던 당시 상황에서 통상 2년 이상 걸리는 건설기간을 절반으로 줄이는 전사적 노력에 힘입어 해당 생산시설을 착공 1년 만에 준공하고 정상 가동시켰다.

제2파라자일렌 생산시설 완공으로 회사는 연산 65만 톤의 파라자일렌의 생산능력을 확보했으나, 원료로 사용하는 개질유는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회사는 개질유의 자체 조달을 위해 1997년 제2촉매개질 공정을 완공했다. 이처럼 회사는 벤젠과 파라자일렌을 원료로 하는 제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시점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파라자일렌 생산능력과 국내 최대 규모의 벤젠 생산능력을 갖추고 시장 지배력을 키워나갔다.

회사는 2003년 10월 1일부터 강화되는 국내 휘발유 벤젠 함량기준(2.0부피%) 및 방향족화합물 함량기준(35부피%)뿐만 아니라 미국의 벤젠 함량 기준(1.0부피%)과 방향족화합물의 함량기준(32부피%)을 충족하기 위해, 경질 리포메이트에 포함돼 있는 벤젠과 톨루엔을 분리, 생산하는 제2벤젠/톨루엔 생산시설 건설에 들어갔다. 1999년 1월 착공해 총공사비 800억 원을 투자, 1년 반 만에 완공했다.

벤젠과 톨루엔 생산시설은 휘발유의 기초 원료인 경질 리포메이트에 포함돼 있는 벤젠과 톨루엔 등 방향족 성분을 비방향족 성분과 분리해 벤젠 및 방향족 화합물 함량이 낮은 고품질 휘발유 성분과 양질의 벤젠과 톨루엔을 생산하는 공정이었다. 증설에 따라 벤젠 30만 톤, 톨루엔 70만 톤, 파라자일렌 65만 톤 등 165만 톤 규모의 방향족 석유화학 제품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회사는 2001년 세계적 규모의 방향족 생산시설을 갖추기 위해 여수공장 안에 연산 35만 톤 규모의 파라자일렌과 38만 톤 규모의 벤젠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시설 증설을 계획했다.

당시 아시아 지역에서는 폴리에스테르와 TPA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어 향후 증가하는 수요를 감안하면 이들의 원료인 파라자일렌 공급량이 많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폴리에스터 섬유, PET수지, 필름, 도료 등의 주원료인 TPA의 원료가 파라자일렌이었기 때문이다.

gs칼텍스, gs칼텍스사보, 폴리프로필렌, 복합수지, 방향족, gs칼텍스역사, 역사이야기회사는 공장 증설 계획을 확정한 후 엑슨모빌(ExxonMobil)과 미국 GTC로부터 새로운 공정기술을 도입했다. 회사가 엑슨모빌로부터 도입한 파라자일렌 생산공정기술은 톨루엔을 촉매층에서 반응시켜 90% 순도의 파라자일렌과 벤젠을 생산하는 기술이었다. GTC로부터 도입한 공정기술은 엑슨모빌의 파라자일렌 생산 공정에서 생산되는 90% 순도의 파라자일렌을 99.7%까지 순도를 높이는 공정생산 기술로, 기존의 기술보다 공정이 간단하고 효율성이 높았다. 이렇게 두 가지 공정기술을 도입해 적용함으로써 회사는 건설비는 물론 공장 운영비도 15~20% 절약했다.

이후 2006년 제3파라자일렌 생산시설 신설과 상업 가동, 2007년 제1연속촉매재생접촉개질시설 80% 증설 및 중질방향족분리공정 신설, 2011년 제1파라자일렌 생산시설 증설사업을 완료해 파라자일렌 135만 톤, 벤젠 93만 톤, 톨루엔 17만 톤, 혼합자일렌 35만 톤 등 연간 280만 톤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2007년 준공된 중국 현지법인 청도리동화공유한공사(靑島麗東化工有限公司)의 생산능력(파라자일렌 70만 톤, 벤젠 24만 톤, 톨루엔 16만 톤 등 연간 110만 톤)을 더하면 연간 400만 톤에 달하는 방향족 제품 공급이 가능해 엑슨모빌과 더불어 세계 방향족 시장의 양대 축을 형성했다.

 

Value No.1의 건강한 식탁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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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은 단일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몸에 필요한 여러 가지 영양소를 동시에 골고루 섭취할 수 있어 영양학적으로 대단히 우수한 식품이다. 비빔밥에 얹어 먹는 쇠고기볶음이나 육회, 달걀 등에서 단백질을 섭취하고, 밥을 비빌 때 들어가는 참기름이나 각각의 재료를 조리하는 데 쓰는 기름에서는 식물성 지방을 얻을 수 있다.

비빔밥에 들어가는 여러 가지 나물에는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성인병과 변비를 예방할 수 있다. 단지 보기 좋게 꾸며졌으리라 생각한 오색 재료에는 놀랍게도 폴리페놀(polyphenol)이나 플라보노이드(flavonoid) 같은 물질이 함유돼 있어 암을 예방하며 면역을 증강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고추장에 들어있는 천연의 캡사이신(capsaicin)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노화방지 효과까지 있다.

회사는 비전인 ‘Value No.1 Energy & Chemical Partner’가 말해주듯 정유에서 멈추지 않고 에너지 분야와 석유화학 영역에 이르기까지 세계 제일 기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래서 정유와 에너지 분야의 식탁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분야의 식탁 위에도 방향족과 복합수지란 이름의 향긋한 참기름을 넣은 먹음직스러운 비빔밥을 차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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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우 부장 | 브랜드관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