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바보 vs 딸바보 아빠, 누가 더 바보스러울까요?

아들 셋, 딸 셋 ! 어떻게 다를까요?

 아들을 선호하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딸 둘에 아들 하나면 금메달, 딸 둘이면 은메달, 딸 하나 아들 하나면 동메달, 아들만 둘 이상이면 목메달이라는 재미있는 유머가 있습니다. 이왕이면 금메달이 좋겠지만 마음대로 안 되는게 바로 자녀의 성별입니다.

GS칼텍스에는 아들, 딸 구별말고 셋씩 낳아 잘 키우며 진정한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고 계시는 임직원 두 분이 계시는데요. 아들만 셋(9세, 7세, 5세)을 키우는 자칭 ‘목메달’ 영업MIP팀 임진광 과장님과 딸만 셋(13세, 8세, 3세)을 키우는 자칭 ‘호구아빠’ 인천지사 오석진 부장님을 만나 아들과 딸만 키우는 집의 분위기는 어떻게 다른지, 두 아빠는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주시는지 여쭤봤습니다.

퇴근 후 자녀들과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나요? 분위기가 어떻게 다를지 궁금합니다.

 [아들 셋 아빠]

아내가 종종 우리집에는 아들이 넷이라고 얘기해요. 애들과 넷마블도 하고, 같이 우당탕당하면서 놀아주거든요. 예전에 아파트 6층에 살 때에는 아랫층 집에 매일같이 찾아가 골프공 등의 뇌물을 선물하며 죄송하다고 싹싹 빌기 일쑤였어요.

얼마전 이사하면서 필수 조건은 무조건 1층이었죠. 현재 1층에 이사온 후로 우리집은 동네 애들의 놀이터, 어린이집이 되었어요. 애들이 볼링공까지 들고와서 바닥에 굴리고 난리도 아니랍니다. 주말에는 등산이나 운동을 시키고 있어요. 일단 몸을 써서 애들을 지치게 하죠. ㅎㅎ 운동도 되고, 바로 넉다운되서 잠들더라구요.

 [딸 셋 아빠]

주중에는 거래처 미팅이 많아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가 어려워요. 대신 주말에는 애들과 집중적으로 놀아주죠. 외식을 하거나 근처 공원에 가서 시간을 보내는데요. 주로 애들 손을 잡고 ‘쎄쎄쎄’를 하거나, 작은 공놀이를 하곤 합니다. 또 애들이 애교를 부리면서 원하는 걸 말하면 많이 들어주는 편이라, 호구 아빠인 것 같아요. 아내한테 많이 혼납니다. ;;;

세 딸 아이와 함께 종종 근처 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딸바보아빠  오석진 부장
세 딸 아이와 함께 종종 근처 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딸바보아빠  오석진 부장

아들만, 딸만 키우시면서 힘든 부분은 없으신가요?

[아들 셋 아빠]

야외에 나가도 제대로 즐기지 못해요. 아이들이 사방팔방 워낙 뛰어다니거든요. 양 손으로 애들 귀 잡아 끌고 오기 일쑤구요. 아내는 나가는 걸 아예 싫어할 정도죠. 앨레강스하던 와이프가 점차 깡패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딸 셋 아빠]

딸이라서 특별히 힘든 부분은 없는 것 같아요. 다만 가끔 고향 어르신들이 대를 못있는다 이런 말씀을 하실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조금 마음이 쓰이더라구요. 하지만 우리 딸들 씩씩하게, 믿음직스럽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아들만, 딸만 키우면서 염려되는 부분 있으신가요?

 [아들 셋 아빠]

아내가 점차 외로울까봐 걱정이죠. 저는 앞으로 애들이랑 같이 할게 너무나 많지만, 애들이 엄마를 딸들처럼 이해해줄까 걱정이 되요.

아내가 외로워질까봐 걱정이라고 이야기하는 아들 셋 아빠, 임진광 과장
아내가 외로워질까봐 걱정이라고 이야기하는 아들 셋 아빠, 임진광 과장

 [딸 셋 아빠]

요즘 아빠들은 딸 시집 안 보내고 싶다고 하는데 전 빨리 보내고 싶어요. 결혼식장에서 애들 손잡고 입장할 때 최대한 젊은 모습으로 멋지게 입장하고 싶거든요. 그래서 벌써부터 건강관리도 꾸준히 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반대로 좋으신 적은요?

 [아들 셋 아빠]

딸은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해서 세심하게 대해야한다고 들었어요. 예를 들면 ‘네 감정은 어떠니? 아빠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니?’ 라고 조심스럽게 물어보는거죠. 아들만 셋 있다보니 저희 집은 매사 의사결정이 빠르고, 심플해요. 그냥 ‘얘들아, 오늘은 이렇게 하는거야!!’ ‘이 자식들이~’ 이렇게 한방에 끝이죠. ^^

 [딸 셋 아빠]

힘들고 지친 몸으로 퇴근하면 아이들이 몰려와 안마를 해줍니다. 한 명씩 팔, 다리, 어깨를 책임지죠. 정말 시원하게 잘하는데 엄마보다 낫다니까요. 특히 둘째는 심부름을 너무 잘하는데 물도 떠다주고, TV 채널도 말만 하면 바로 돌려줍니다. 완전 특급서비스죠. ^^

혹시 다른 이성에 대한 이해,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시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아들 셋 아빠]

저는 딸 있는 가족을 자주 집에 초대하거나 나들이를 같이 가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어울리도록 합니다. 애들이 어릴 때는 여자아이들한테도 집에서 하듯이 주먹다짐을 했었는데, 이제는 다정하게 잘 어울리고 있어요.

 

 [딸 셋 아빠]

아이들이 이미 이성친구들과 너무 잘 지내고 있어요. 특히 6학년인 첫째 아이는 남자친구가 자주 바뀌어요.^^ 저는 딸아이의 이성친구를 적극 지지하고, 남자친구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최근에 헤어진 남자친구에 대해 물으니, 너무 자기 말을 잘 들어서 매력이 없다고 하더군요. ;;;

반대로 곧 다가올 아이의 2차 성징도 미리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꽃과 예쁜 속옷을 선물할꺼에요.^^

이럴 때 아들 하나, 딸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신 적 있으세요?

 [아들 셋 아빠]

지금이라도 딸이란 확신만 있으면 하나 낳고 싶어요. 다른 집 딸들이 예쁜 옷 입고 놀러올 때, 길거리에서 예쁜 리본핀을 봤을 때, 정말 딸 하나 있다면 꽂아주고 싶어요.

길거리에서 예쁜 리본핀이나 옷을 입은 아이를 보면 딸하나 더 낳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임진광 과장 C-:
길거리에서 예쁜 리본핀이나 옷을 입은 아이를 보면 딸하나 더 낳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임진광 과장 C-:

 [딸 셋 아빠]

저는 목욕탕에서 혼자 등 밀고 있을 때, 아들 생각이 납니다. 도란도란 사우나에서 얘기도 하고 싶구요. 또 상갓집에 가서 상주들을 볼 때면 잠깐씩 생각이 나기도 하구요.

자녀를 잘 키우고 계신 노하우, 철학을 공유해주세요.

 [아들 셋 아빠]

저는 애들 대화에 많이 끼어들어요. 로보트 얘기를 하면 ‘Listener’가 되어 아이들이 로보트에 대해 설명할 수 있게끔 유도하죠. 제가 얘기를 하면 점차 흥미를 잃지만, 좋아하는 걸 스스로 설명하게 하면 집중력이 오래가거든요. 제가 아는 교수님께서 ‘아들은 아빠의 마음이 숯덩이처럼 시커멓게 타들어 갈 때 잘 성장한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길거리에서 예쁜 리본핀이나 옷을 입은 아이를 보면 딸하나 더 낳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임진광 과장 C-:
길거리에서 예쁜 리본핀이나 옷을 입은 아이를 보면 딸하나 더 낳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임진광 과장 C-:

 아들은 자라서 아빠에게 직접적으로 대면할 때가 있고, 아빠는 배신감에 열 받고 자녀에게 화를 내게 되는데, 이 때 성장한 아들을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고 아들의 도전을 인정해야 한다는 거죠. 아직까지는 아이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친구처럼 지내려고 노력하는데 앞으로 더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딸 셋 아빠]

저도 아이들에게 학교생활, 친구에 대해서 많이 물어봅니다. 그리고 특히 아이의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아이의 생활과 친구들 사진도 보고 대화의 말문을 열죠. 그리고 저는 딸 아이라고 해서 너무 보호하고 끼고 다니지 않아요. 조금 걱정되긴 하지만 학교도 혼자 다니게하고 방목하면서 키우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딸들에게 태권도도 가르치고 있죠.

딸 아이와 많은 대화를 나눈다고 이야기하는 딸바보x3 오석진 부장
딸 아이와 많은 대화를 나눈다고 이야기하는 딸바보x3 오석진 부장

 너무 끼고 보호하면 본인 스스로도 보호받아야 된다는 생각만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자율성을 유지하면서 키워야 스스로 자립성을 키울 수 있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전문직 여성으로 자라길 기대하며 저는 늘 아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생활하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