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기계정비의 달인을 만나다! – GS칼텍스 정비팀 박종성 차장
얼마전 TV에서 시계 명장이 시계를 수리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수백 개의 정밀한 시계 부품을 분해하고 조립하며 고장난 부분을 척척 수리해내더군요.
시간이 잘 맞지 않거나, 초침이 떨어진 시계는 물론, 원인을 알 수 없이 잘못된 시계들도 그의 손을 거치면 완벽한 새 시계로 부활했습니다. 한쪽 눈에 돋보기를 끼고 시계 뚜껑을 따는 그의 섬세한 손에서 장인의 향기가 피어 올랐습니다.
GS칼텍스 여수공장에는 고정장치와 계전장치 이외에 콤프레셔, 펌프, 터빈, 모터와 같은 회전기계가 있습니다. 유체를 이송하기 위해 공장 곳곳에서 필요한 회전기계는 그 수가 제1·2 공장 전체적으로 약 1만6천여 대에 달합니다.
지난 34년 동안 웬만한 회전기계는 박종성 차장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는 1980년 호남정유 기계과로 입사한 후 현장에서 회전기계를 수리하고 보수하는 것을 천직으로 여겼습니다. 22년 동안 기능인의 길을 걸어오다 2002년 직책대리의 근무를 제의 받고 5년 동안 중간관리자로 근무하며 경험과 노하우를 동료들에게 전수하게 됩니다.
이후 고도화설비 건설 프로젝트를 담당했고 이를 계기로 지난 2007년부터는 제2공장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오는 4월 중순부터 약 한 달간 예정되어 있는 창사 이래 최대규모의 대정비작업을 위한 준비에 한창입니다. GS칼텍스 회전기계 정비의 달인, 박종성 차장의 하루를 만나봅니다
GS칼텍스 여수공장 회전기계에 생명을 불어넣는 명장! (名匠)
스탠드바이 없이 계속적으로 운전되는 회전기계들은 4년 주기의 대정비작업 기간에 정비가 이루어지는데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품의 구매와 제작 관련 리스트를 작성하고 정비에 필요한 시간과 인원을 계산해서 정해진 대정비 기간 안에 정비 작업이 완료될 수 있도록 스케줄을 수립합니다. 이밖에도 매일매일의 업무 진행 상태를 확인하고, 이튿날 작업에 대한 준비 사항을 공유하는 데일리 미팅을 준비합니다.
일반적으로 정비라고 하면 고장이 발생하면 수리해서 원상복귀하는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데요.
이를 위해 GS칼텍스 정비팀에는 ‘루틴’이라고 불리는 예방점검조가 중요한 회전기계에 대해 매일매일 점검을 합니다. 점검 결과 이상이 있으면 간단하게 조치를 취합니다. 루틴한 예방점검의 하나로 컴프레셔에서 이음(異音)이 들리는 지를 확인합니다. 일정한 소리가 아닌 비정상적인 소리가 발생하는지를 직접 귀로 들어보는 것이죠.
평상시 모든 물체는 진동이 있지만 진동이 높아지면 문제가 됩니다. 컴프레셔의 진동을 감지하며 일반적인 트렌드에서 벗어나는 지 여부를 확인합니다.
적당량의 오일은 왕복운동을하는 장치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데요. 이것 역시 일정한 양이 한 방울씩 떨어지는지를 확인하고 필요 시 조절합니다.
현장에서 간단하게 수리가 가능한 사항들은 매일 루틴을 돌면서 바로바로 조치를 취합니다. 하지만 풀림의 경우에는 6개월이라는 주기를 정해서 점검하고, 마킹을 해놓았다가 원위치시킵니다.
이밖에도 런타임을 주기로 회전기계를 예방정비합니다. 통상적으로 쉼 없이 돌아가는 운전시간인 730일이 지나면 회전기계를 정지시키고 약 15일 정도 전체를 분해합니다.
이상 유무를 확인해서 앞으로 또 730일을 운전할 수 있을 지를 점검하는 것이죠. 이밖에도 공정 운전팀이나 루틴조에서 분해정비를 요청할 경우 정비샵에서 정비가 이루어집니다.
정비샵에서는 분해한 순서대로 부품을 펼쳐 놓고, 세척유를 이용해서 세척한 뒤, 교체가 필요한 소모품은 교체를 하고 분해한 역순으로 재조립을 합니다.
회전기계의 트러블은 항상 원인이 있기 마련이기에, 그는 항상 문제 있는 회전기계를 분해할 때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서 제거해야만 해결됨을 강조합니다.
그렇지 않고 단순하 게 분해하고 조립한다면 당연히 재작업이 발생하게 됩니다. 운전 측면, 작업자의 실수, 장기간 운전으로 인한 문제 등 여러 방면에서 정밀한 관찰이 중요합니다
기어박스의 베어링 하우징을 잡아주는 커버가 압력으로 인해 찌그러진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문제의 원인이 무엇이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 지 판단이 어려울 때 정비팀 동료들은 박종성 차장에게 SOS를 칩니다. 문제점에 대해 함께 논의하며 해결점을 찾아나갑니다.
GS칼텍스 공장의 회전기계가 아무런 문제 없이 운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의 가장 중요한 사명입니다.
중요 회전기계의 스페어파트를 구비하고 있지 않는 경우, 문제가 생기면 공정 전체가 전부 멈출 수도 있습니다. 공정 운전에 지장을 최소화시키고 원활하게 운전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것이 정비인의 가장 핵심적인 의무입니다.
2001년 7월 석유화학2팀의 주요장치인 리사이클 컴프레셔가 운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고장이 발생한 적이 있었습니다.
워낙 회전기계에 큰 데미지를 준 트러블이었기 때문에 석유화학2팀 전 공정을 셧다운시켜야 했습니다. 장치 제작사에서는 수리에 최소 15일이 소요될 것이며 제작사 쪽 감독관을 5일 후에나 여수에 파견하겠다고 통보를 해왔다고 합니다.
당시 30여 명의 GS칼텍스 정비원들이 일주일간 밤샘작업을 통해 회전기계를 정비해서 원상복귀시킨 일화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술자리 단골메뉴로 회자될 정도입니다. 그와 동료들이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 책임감이 결실을 이룬 귀중한 추억입니다.
지난 34년간 주위 사람들의 도움 덕분에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고 말하는 박종성 차장. 이제는 후배들에게 그가 가진 쌓아온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어주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런 그가 후배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은 연구하는 습관입니다. 리더가 지시하는 대로만 일하지 말고, 내가 나중에 리더가 되었을 때 어떻게 일을 하겠다는 발상과 열의, 주인의식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연구와 함께 그가 강조하는 것은 기록하는 습관입니다. 입사 이후 오늘까지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회전기계 정비에 대한 상세한 기록과 현장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매일매일 기록해온 34권의 업무수첩에는 그의 열정과 장인정신이 오롯이 담겨있습니다. 명실공히 회전기계 정비 분야의 명장, 박종성 차장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