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G! 미생물 아빠가 운영하는 미생물 농장을 소개합니다
“축사에서 소나 돼지를 키우잖아요. 어찌 보면 제가 하는 일도 비슷해요. 저는 발효기에서 미생물을 키우는 일을 하고 있어요. 축산농가에서 가축들에게 필요한 환경을 만들어주듯이, 저는 미생물들을 위해 적당한 영양분, 온도, PH, 산소조건 등을 제공해줍니다. 그러면 이 미생물들이 제가 원하는 2,3-부탄다이올(2,3-butanediol)을 만들어 낸답니다.”
박종명 연구원은 미생물로 2,3-부탄다이올을 만들어 합성고무의 연료인 1,3-부타디엔(1,3-butadiene)을 만드는 것이 전체 연구의 최종 목적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잠깐! 2,3-부탄다이올과 1,3-부타디엔이라는 용어가 생소하시죠? 둘 다 탄소, 수소, 산소로 이루어진 화합물로 2,3-부탄다이올(C4H10O2)은 연료 혼합제, 부동액, 화장품 원료 등으로 사용 가능하고, 1,3-부타디엔(C4H6)은 타이어 등을 만드는 합성 고무의 원료가 된다고 합니다.
1,3-부타디엔은 에틸렌, 올레핀 등을 생산하는 스팀크래킹(steam cracking) 공정의 부산물로 주로 생산되고 있다고 하네요. 기존 공정들은 고온고압의 화학공정을 이용하였는데요. 생물학적인 방법을 이용한다면 원유 고갈의 우려도 없고,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까지 가능하니 일석삼조입니다. 박종명 연구원이 미생물 아빠가 된 이유이기도 하지요.
그렇다면 박종명 연구원은 과연 어디에서 미생물을 발견해 냈을까요? 그전에 잠깐! 우리는 이미 수 많은 미생물들과 같이 살고 있다는 거 알고 계세요? 우리 창자 속에도 소화를 돕는 대장균과 같은 미생물이 살고 있어요. 소도 마찬가지인데요. 소의 내장에는 풀의 소화를 돕는 수많은 미생물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바로 소의 배설물에서 미생물을 분리해냈고, 그러한 미생물들이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돌보고 있습니다.
“발효기 안에 미생물에게 필요한 당, 무기물질, 질소원 등 영양소가 들어간 배양액을 넣어요. 투명한 배양액에 미생물을
소량 접종하면 기하급수적으로 분열하면서 수억 마리 이상의 미생물들로 배양액이 뿌옇게 변해버린답니다.”
그후에는 어떤 과정을 밟을까요? 박 연구원은 랩 수준의 6리터 발효기에서 100리터, 1000리터, 2500리터 이상까지 발효조건을 최적화하며 단계적으로 발효기의 크기를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발효조건 최적화 외에도 박종명 연구원은 미생물 균주를 개량하는 업무도 맡고 있습니다. 자연 상태의 미생물도 2,3-부탄다이올을 만들어내긴 하지만 원하는 양만큼 많이 만들어내질 못해서 상업적으로 응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죠. 그래서 미생물 균주 개량은 필수적이라고 합니다. 미생물은 2,3-부탄다이올 말고도 젖산, 아세트산, 에탄올과 같은 부산물들도 함께 만들어 냅니다.
부산물 생산을 최소화하고, 2,3-부탄다이올은 과생산하도록 미생물 In silico 모델을 활용해서 균주 개량 전략을 시뮬레이션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조합 DNA 기술을 이용해서 미생물 균주의 성능을 개량하는 것이 박 연구원의 주 연구분야랍니다.
“실제로 시뮬레이션 분석결과를 미생물 개량에 적용해서 2,3-부탄다이올의 생산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어요.
또 우리가 사용하는 기술들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안전한 방법이고, 우리가 키우는 미생물도 병균이 아닌 안전한 미생물이라는 것이 국제공인기관의 문헌 등으로 발표되고 있습니다.
지구환경에 도움이 되는 친환경원료를 연구개발하고 있다는 자체에 보람을 느껴요. 저희 기술이 어느 정도 검증을 받았고, 대용량 발효도 문제없이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세조정과 최적화를 통해 내후년까지 상업화를 목표로 뛰어야죠.”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아직 상업화 사례가 많지 않은 산업 바이오 분야에서 상업화 성공사례를 기필코 이루겠다는 그의 눈에서 자부심과 자신감이 묻어납니다. 든든한 아빠를 둔 미생물들이 건강하게 자라나서 멀지 않은 미래에 박종명 연구원의 꿈이 실현되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