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보물로 만드는, 아스팔트의 연금술사 GS칼텍스 Cop 팀!

CoP ‘아스팔트의 이해와 응용’ 찌꺼기에서 보물을 캐내다 – GS칼텍스 중앙기술연구소 제품기술연구팀

전체 공정을 대상으로 밸류체인 상의 모든 활동들을 검토하고, 부서간 협업을 통해 전사적 관점에서 수익성을 제고하는 V-Project 2차 Wave.

올해 초에 시작되어 가열차게 진행되고 있는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고도화공정의 ‘찌꺼기 유분’인 VTB를 더욱 가치 있게 처리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제품기술연구팀의 CoP, ‘아스팔트의 이해와 응용’이 탄생되었다고 합니다. 쉽고 빠른 이해를 위한 설명, 지금부터 들어갑니다!

VTB를 아스팔트의 원료로?!

원유를 피드로 끓는점에 따라 제품을 분별해서 뽑아내는 원유증류탑(CDU). 우리가 알고 있는 석유제품들은 바로 이 원유증류탑을 거쳐서 나오게 되는데요.

원유증류탑에서는 끓는점이 가장 낮은 LPG와 나프타가 가장 먼저 나오고, 중간 범위에서 경유와 등유가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끓는 점이 높아서 증류되지 않고 가장 아래에 남는 무거운 유분이 있는데요. 바로 상압잔사유(AR, Atmospheric Residue)입니다. 상압잔사유는 상압에서는 더 이상 끓지 않기 때문에 기압을 낮춘 상태에서 다시 끓여야 하는데요.

이 때 필요한 설비가 감압증류탑(VDU)입니다. 하지만 감압증류탑에서도 더 이상 증류가 안되고 무거워서 또 남겨진 유분이 있었으니 이것이 바로 감압잔사유(VR, Vacuum Residue)입니다. 원유를 증류시키고 남은 찌꺼기로 찐득찐득하고 끈끈하며 검정 또는 흙갈색을 띠죠.

원유증류탑에서 분리되지 않은 상압잔사유를 맞이하는 감압증류탑!
원유증류탑에서 분리되지 않은 상압잔사유를 맞이하는 감압증류탑!

이러한 감압잔사유는 지난 2010년 상업생산을 시작한 제3중질유분해시설(VRHCR)의 피드로 쓰여 유해물질이 제거된 경유, 등유 등의 고품질 경질제품으로 환골탈태합니다.

하지만 이 감압잔사유의 또다른 중요한 용처가 있는데요. 바로 쇄석, 모래, 돌가루 등에 감압잔사유를 5∼6% 혼합해서 다지면 단단함과 끈기가 생기기 때문에 도로의 포장용이나 건축재료 원료에 알맞은 아스팔트가 된답니다.

원유증류탑과 감압증류탑을 거쳐도 증류가 안된 유분, 감압잔사유 (VTB)
원유증류탑과 감압증류탑을 거쳐도 증류가 안된 유분, 감압잔사유 (VTB)

하지만 제3중질유분해시설에서도 더 이상 증류가 안되고 무거워서 또 남겨진 유분이 있었으니 이것이 바로 VTB(Vacuum Tower Bottom)입니다. 과거에는 중유(Fuel Oil)에 VTB 소량을 블렌딩하여 소진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용처가 없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전사 최적화 프로젝트가 진행됨에 따라 보다 가치 있게 VTB를 처리하는 기술 개발이 시급해졌습니다.

따라서 VTB를 아스팔트에 넣어 활용하는 과제가 진행되었는데요. 일부 소량 첨가는 가능하지만 아쉽게도 VTB 함량이 많아질수록 아스팔트의 규격물성을 맞추기가 힘들어진다는 문제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기초작업이 필요했는데요. 그건 바로 아스팔트 자체의 물성, 규격, 분석평가, 신제품 개발 등에 대한 철저한 공부였고, 여기에 제품기술연구 팀원들이 머리를 맞대게 됩니다.

기술 역량 강화와 신제품 개발 전략에 기여하다

아스팔트의 주요 물성과 열화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시장 동향과 시사점을 파악하는 것이 CoP의 1차적인 성과였습니다. 아스팔트의 가장 중요한 물성은 점탄성이라고 합니다. 끈끈한 성질인 점성과 원래의 모양으로 되돌아가려는 성질인 탄성을 적절하게 갖춰야만 아스팔트를 도로에 포장했을 때 제 역할을 해낼 수 있기 때문이죠.

관리실

그런데 문제는 VTB를 아스팔트에 블렌딩하면 산화반응에 의해 쉽게 노화가 진행돼 점성이 현저하게 나빠지는 것이었습니다. 각종 자료와 문헌을 찾고,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논의하며, 실험장비를 동원해서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기존의 아스팔트 주 재료인 감압잔사유와 VTB의 성분과 분자구조 등의 차이점을 발견하고, 점성 저하의 원인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원인들을 해결하는 방법들을 찾아 VTB를 활용한 아스팔트 제품 개발 방향과 개질아스팔트 등 신규 제품 개발 전략 수립에 기여한 것이 CoP의 2차적인 성과입니다.

여기서 잠깐!

개질아스팔트란 기존 아스팔트에 몇 가지 폴리머 물질을 첨가하여 배수성, 흡음성, 내구성, 내후성, 내열성, 내한성 등의 물성을 향상시켜 아스팔트의 기능을 향상하고 수명을 연장시킨 아스팔트라고 합니다.

전세계적으로 도로 품질과 소음에 대한 이슈가 증가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질 아스팔트의 적용이 불가피하다고 하네요. 따라서 개질 아스팔트 제조 기술을 보유하는 것이 향후 각종 도로 품질 이슈에 대한 선제대응 측면에서 필수적이라고 합니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정성스럽게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CoP. 리더 박호영 수석과 스폰서 강명구 팀장 이외에 전체 제품기술연구팀원들이 CoP멤버로 꾸려졌습니다. 가장 처음 봉착한 어려움은 그동안 원유의 찌꺼기로 도로에 깔아서 쓰는 정도로 인식되던 터라 아스팔트에 대한 자료나 문헌 등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었습니다.

해외 서적을 텍스트북으로 선정해서 멤버들이 세부 챕터들을 각각 맡아서 진행하는 형태로 CoP는 운영되었습니다. 필요에 따라 한국도로공사 연구원과 아스팔트 관련 기업 대표 등 외부강사를 초빙해서 신기술과 시장상황에 대한 살아있는 이야기들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용두사미! 그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그 끝은 흐지부지 끝나기 마련인 CoP. 하지만 아스팔트 CoP는 달랐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정해진 기간 내에 완료한다는 비장한 각오와 함께 최소 2주에 한번씩은 CoP를 운영한다는 그라운드룰을 정했다고 합니다.

멤버 각자가 준비한 장표를 가지고 한장 한장 넘겨가며 활발하게 논의하는 과정 속에서 모든 멤버들이 ‘지식은 함께 공유하고 나눌수록 그 가치가 커진다’는 말을 실감했다고 하네요. 멤버들의 한마디 들어봅니다.

GS칼텍스 CoP팀_  강명구 팀장 / 차규섭 수석 / 박호영 수석연구원
GS칼텍스 CoP팀_  강명구 팀장 / 차규섭 수석 / 박호영 수석연구원

강명구 팀장

처음 시도하는 아스팔트 CoP를 통해 원하는 결과물을 충분히 얻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어요. 더군다나 리더인 박호영 수석은 작년에 팀에 합류했고, 아스팔트 관련 챔피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윤여권 책임은 올해에 우리 팀에 조인을 했기 때문에 정유기술에 대한 지식이 깊지 않은 상황이라 더욱 우려가 됐죠.

이런 염려들을 뒤로 하고 일단 뛰어들었는데요. 놀랍게도 아스팔트에 대해서 하나하나 알게 되면서 나아갈 방향을 찾게 되고, 의미 있는 내용들을 확인하고 실제로 업무에 도움되는 결과를 도출해냈어요.

성실하게 임해준 모든 멤버들이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차규석 수석

아스팔트는 GS칼텍스 창립 이래 계속 생산해온 제품이에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아스팔트를 연구했던 적은 과거 몇 차례 있었지만 아스팔트 자체를 디테일하게 공부하고 파헤친 적은 처음으로 알고 있어요.

겸손한 마음으로 아스팔트에 대해 기초부터 공부를 해보니 매력도 많고, 기회요인도 정말 많이 숨어있던걸요?

박호영 수석연구원

이 세상 모든 고민은 내가 제일 처음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구상의 누군가는 비슷한 고민을 이미 했을 겁니다. 그래서 기본 적으로 항상 책 속에 답이 있다고 생각해요.

교과서든 해외논문이든 심포지엄 자료든 뒤지다 보면 분명히 관련된 것이 한두가지는 있기 마련이죠. 그렇게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실마리를 찾아나간다는 마음으로 CoP에 임했습니다.

GS칼텍스 CoP팀_  윤여권 책임연구원 / 김혜령 선임연구원 / 임현민 연구원 / 조상규 계장
GS칼텍스 CoP팀_  윤여권 책임연구원 / 김혜령 선임연구원 / 임현민 연구원 / 조상규 계장

윤여권 책임연구원

올해 아스팔트 연구를 처음 시작하면서 배경지식이 충분치가 않았어요. CoP가 연구의 방향성을 잡고,원인을 분석하는 중요한 가이드라인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즐거운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토론했던 분위기가 너무나 좋았답니다!

김혜령 선임연구원

저는 가장 마지막 챕터를 맡아서 아스팔트의 복잡한 물성들을 수식을 이용해서 하나의 그래프로 표현하는 부분을 진행했어요.

평소 아스팔트에 대해 기본적인 개념만 알고 있었는데, 멤버들과 서로 알려주고 배우는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죠!

임현민 연구원

원래 책 한 권을 시작하면 끝을 내기가 쉽지가 않잖아요. 하지만 멤버들이 함께 책 한 권을 통으로 공부하고 함께 고민하니 마음도 든든하고 더욱 재밌었죠.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측면들에 대해 선배님들이 짚어주셨던 것이 가장 감사했습니다~

조상규 계장

팀이나 회사 차원에서 아스팔트를 주제로 CoP를 진행한 것은 처음이라고 알고 있어요. 그래서 더욱 뜻 깊었구요.

팀장님도 예외 없이 한 챕터를 맡아서 직접 공부하고 발표한 전사 최초 사례가 아닌가 합니다! 그만큼 공평하게, 수평적으로 진행이 되었던 점이 참 좋았답니다.

기회요인으로 넘쳐나는 아스팔트

우리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스팔트, 아스팔트 덕분에 도로가 깔리고, 자동차가 달리고, 재화가 이동하고, 산업이 부흥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나라는 이미 국토의 상당 부분이 아스팔트로 덮여 있는데요. 도로·항만 등 사회간접시설 확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신흥개발국은 가히 아스팔트를 흡수하는 스폰지라고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합니다. 일례로 중국은 각 지역별로 아스팔트의 다양한 규격이 존재하고, 운송비가 가장 저렴한 한국이 가장 유리한 수입국이라고 하네요.

Smart Highway 시스템은 미래 도로포장 기술의 청사진으로 ‘Multi-functional & long lasting pavement that maximizes the driver’s convenience(운전자의 편의를 극대화시키는 다기능과 수명이 긴 도로)’을 목표로 발전해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GS칼텍스 CoP팀을 응원합니다 C-: I am your Energy~
GS칼텍스 CoP팀을 응원합니다 C-: I am your Energy~

가까운 미래에는 기후 맞춤형, 지열 발전, 센서 네트워크 등 기능성을 갖춘 스마트도로의 시장이 활짝 열린다고 전망됩니다. 고부가가치의 새로운 아스팔트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해서 공격적으로 마케팅한다면 GS칼텍스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감이 드는데요.

그래서일까요? 아스팔트를 단순한 찌꺼기가 아닌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가진 보석으로 바라보는 CoP 멤버들의 눈망울이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