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4 – 추억의 워크샵!?
해마다 때(?)가 되면 대학생들은 MT, 회사를 다니면서는 Work-Out 또는 워크샵을 가게 되는데 잊지 못할 기억이나 해프닝이 하나쯤은 생기는 것 같습니다. ^^
응사(응답하라 1994)에서 1994년 첫 엠티를 떠난 컴공 나정(고아라)이는 술마시기 내기를 걸고 게임의 대향연을 펼쳤었죠~ 아이엠그라운드 자기소개 하기! 으악~ 쇼크게임, 고백점프, 무언의 007… 90년대 학번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만한 추억 돋는 게임들이었습니다. ㅋㅋ 엄청난 포텐셜을 폭발시키며 게임의 왕좌에 오르고, 기쁜 맘으로 쓰레기에게 삐삐치던 그녀가 떠올라 웃음짓게 되는군요. 오늘도 응사 본방 사수! ㅋㅋㅋ
진정한 봉사정신을 일깨워준 2013년 봉사대 워크샵
지난 10월 25일 여수 금오도에서 워크샵 중이던 GS칼텍스 여수공장 지역사회공헌팀과 봉사대 30여명에게도 평생 잊지 못할 사건이 생겼다고 하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실제 그 시간, 그 장소에 계셨던 TA팀 김근남 계장이 직접 써 내려간 사건일지(?)입니다. 자~ 함께 가시죠! Go Go 현장~ 속으로!
여수 금오도 워크샵의 출발
2013년 GS칼텍스 여수공장 개별봉사대 리더/총무 워크샵은 금오도에서 실시한다는 연락을 받고 올해 만큼은 만사를 제쳐두고 참석하기로 맘 먹었습니다. 예전엔 회사 일로 인해 참석을 못했는데 다행히 일정도 비어있는데다가 저의 고향인 바로 옆 섬으로 워크숍을 간다니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바쁜 일상을 벗어나 힐링한다는 맘으로 봉사대 워크샵에 참여하였습니다. 10시쯤에 도착한 곳은 여수시 남면 금오도 내에 위치한 여남고등학교, 섬에는 특별한 강의 장소가 없다 보니 지역사회공헌팀에서 학교측의 도움을 받아 강의실을 대여했다고 합니다. 교실 창문너머 살포시 보이는 금오도 가을 풍경과 더불어 봉사자의 맘을 어루만져주고 감동을 주는 강사님들의 최고의 특강, 그리고 함께 참여하는 봉사자들의 착한 맘이 어우러져 봉사대 워크숍은 힐링 그 자체였습니다.
여수에는 365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있습니다. 금오도는 돌산도 다음으로 큰 섬이면서 우리나라 섬 중에서 21번째로 큰 섬입니다. 어족자원이 풍부했던 시절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살았는데 도시로 떠나버리고 차츰 고령화가 되어 가는 추세였는데, 최근 비렁길을 관광자원화 하면서 일거리 창출과 관광산업의 투자로 인해 인구가 늘어나고 젊은 사람들이 귀농을 하고 있는 섬 중 한 곳입니다.
해가 저물어서야 강의실 내 일정은 마무리되고 1박2일 금오도 여행의 밤은 시작되었습니다. 남면사무소가 있는 우학리에서 죽포마을 민박집으로 이동하여 저녁식사와 함께 봉사자들간의 간담회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각자 위치에서 희생과 봉사의 활동들을 서로 공유하고 격려하며 마음속에 품은 정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을밤의 바닷바람은 매섭고 추웠지만 통기타 가수의 노래 소리에 흥겨워 함께 추운 줄도 모르고 동료들과 마음을 나누며 금오도 밤은 깊어만 가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시작된 불소동
난데 없이 “불이야~~~” “집에서 불이 났어요!!!” 라고 어디선가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누구의 집에서 불이 났다는 거지? 불이 났는데 왜 우리가 가야 하는 거야!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우리는 본능적으로 신발을 싣고 화재 현장으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민박집 밖으로 달려나가보니 화재 현장으로 실어다 줄1톤 화물차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무작정 화물칸에 올라타고 화재 현장으로 출동했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집은 동네 가장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어서 1톤 화물차가 겨우 지나 다릴 수 있는 협소한 길이라 소방차 진입이 불가한 곳이었습니다.
화물차가 멈춰 서자 우린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특수 훈련된 소방대원처럼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화재 현장에 도착해 보니 주변에 살고 계시는 동네 어르신들 5~6명이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계셨습니다.
다음날에서야 정확한 화재 원인을 알았지만 화재가 난 곳은 화목보일러실 천정이었습니다. 가을이지만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서 방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화목보일러(나무보일러)를 가동했는데 화력이 좋은 화목보일러는 연통까지 많은 열이 전달되어 연통 주변에 있던 서까래 나무에 불길이 옮겨 붙으면서 삽시간에 천정과 지붕으로 번졌던 것입니다.
도착하자마자 우리 대원들은 가장 먼저 재해자 구조가 우선이라 판단하고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방으로 들어서자 집에 불이 났다는 당혹스러움에 일어나지도 못하시고 거동이 힘든 노모가 장애 아들을 붙잡고 통곡하고 계셨습니다.
“어머니 일어나세요! 지금 집에 불이 나서 빨리 밖으로 피하셔야 되요!!!” 다행히 방안으로 연기가 들어오긴 했어도 조금밖에 들어오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우선 어머니를 안심시켜드리고, 어머니와 40대 장애 아들을 안아 올려 가까운 이웃집에 안전하게 대피시키고 화재 진압에 동참했습니다.
화재가 난 집은 산 아래 위치한 곳에다가 오늘 따라 바람도 많이 불었습니다. 자칫 화재 진압에 실패한다면 산으로 옮겨 붙을 수 있는 끔찍한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는 걸 모두가 공감하였는지 각자의 위치에서 고군분투 하고 있었습니다.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한 상황에서 소방용수를 지붕으로 배달하기 위해 이웃집 양동이를 모두 동원하여 이웃 주민들과 금오도 자체 의용소방대원들 그리고 우리 봉사대원들이 줄을 지여 손에서 손으로 전달하여 양동이를 지붕까지 올려주면 GS칼텍스 봉사대원들은 함석지붕 아래 불길을 잡기 위해 도끼와 장도리로 함석 지붕을 걷어내고 서까래와 나무에다가 물을 퍼 부었습니다.
겨우 진압된 불
혼신의 힘을 다해 진화에 나선지 한참이 지나서야 큰 불길은 잡았습니다. 물에 젖는 함석 지붕 위는 발을 딛고 미끄러지면 떨어져 다칠 수 있는 위험 천만한 곳이었지만 가로등 하나 없이 조그만 손 전등 하나에 어둠을 밝히며 우리는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화재 현장을 찾았습니다. 가정 살림은 마당에 널브러져 있었고 방 안은 흙탕물이 가득 차 있었으며 지붕 한쪽은 함석을 모두 걷어내어 커다란 구멍이 생겨 하늘이 다 보였습니다. 비록 화재로 인해 집에 전소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초기 진화에 성공하여 이 정도 피해라지만 노모와 장애아들 세 식구가 복구하기는 힘들어 보였습니다.
회사에서 집 수리비용 전액을 후원하겠다는 말에 어머님과 동네 주민들은 기쁜 환호와 함께 고마움의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현장에서 지켜보던 나를 포함한 동료들은 GS칼텍스가 진짜 멋진 회사라고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그 곳에 내가 몸담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자랑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며칠이 지나 반가운 소식이 들렸습니다. 금오도 화재 민가 집 수리가 완료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지역사회공헌팀 담당자와 5명 봉사대원들은 금오도를 찾았습니다. 지붕수리와 보일러 수리 그리고 도배, 장판을 새로 하여 완전 새집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GS칼텍스 노동조합에서도 세 식구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쌀80Kg을 지원하였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화마로 하늘이 무너질 것만 같았던 가정이 전화위복 되는 모습을 보며 이번 금오도 화재 사건은 저에게 평생 잊지 못할 뜻 깊은 사건으로 기억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