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었지] 자연 관찰 일기 대회

자연관찰일기_꽃씨현수막
‘꽃씨를 드립니다’ 현수막

1996년 처음 시작한 자연 관찰 일기 대회는 1992년부터 2002년까지 개최한 푸른문화예술축제의 꽃씨 행사와 연계된 행사입니다. 이 행사는 주유소에서 나누어준 꽃씨를 심고 싹이 돋아 꽃이 필 때까지의 과정을 관찰 일기로 만들어 응모하는 행사인데요.

이 행사는 꽃씨를 받고 이를 키운 고객들이 어린이들과 함께한 인상 깊은 경험을 살렸으면 좋겠다는 고객의 제안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자연과 과학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길러주는 뜻깊은 행사로써 매년 8월 중순 여름방학이 끝나는 시기에 맞춰 접수를 시작해 9월에 시상했답니다. 1996년에는 봉선화, 나팔꽃, 과꽃, 채송화 꽃씨 350만 봉을 전국 주유소에서 배포했어요.

자연관찰일기_꽃씨 나눠주는 모습
꽃씨 나눠주는 모습
자연관찰일기_꽃씨봉투
푸른문화예술축제 포스터(좌) 꽃씨 봉투(우)

자연 관찰 일기 대회를 처음 시행한 1996년 8월호 사보에 실린 기사를 소개합니다.

[1996년 사보 내용]

1996년 8월 당시 홍보 광고팀은 귀여운 어린이들의 전화 세례를 받았다.

“있잖아요, 관찰 일기 대회 있잖아요.”

“어디로 보내면 되나요, 지금이라도 보내면 되는 거지요?”

지난 3달 동안 꼬박꼬박 정성 들여 써놓은 관찰 일기를 앞에 놓고 이를 어찌할까 안절부절 부산한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해 웃음이 절로 나, 사무실의 오후 분위기를 바꾸어 주는 청량제가 되곤 했다.

자연관찰일기_자연관찰일기들
자연 관찰 일기

아이의 역작을 직접 들고 오셔서 심사가 끝나면 상을 못 타더라도 반환을 신신당부하신 분들도 계시고, 교실에 화분을 갖다 놓고 직접 반 아이들의 관찰을 지도하다 자꾸 꽃에 해코지하는 아이가 있어 결국 집으로 보냈었다는 에피소드를 전해주시며 방학 중에도 아이들의 작품을 거두어 오신 의욕적인 선생님도 계셨습니다.

또, 멀리 경남 통영의 한산초등학교에서는 5학년 전체 학생인 ‘4명’이 관찰한 일기를 보내오기도 했는데요. 특히 겉봉에 쓰인 담임선생님의 “도서벽지 학생들이라 실력이 좀 뒤지겠지만…”하는 따뜻한 후원의 말에서 뜨거운 사제간의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몇 년 동안 여러 종류의 식물을 관찰한 일기를 묶어 보내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한 어린이, 형제 3명이 함께 한 가족, 한 학교에서 34명이 접수한 경우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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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관찰 일기

하루하루 식물의 성장 과정을 보고 느낀 그대로 적어 내려간 관찰 일기에는 신기하고 놀라운 생명에 대한 경험과 호기심을 채우려는 관심, 그리고 생명의 소중함을 깨우치는 모습들이 베어 있었습니다. 자연 관찰 일기 대회에 접수된 총 341편의 작품들은 심사위원들의 엄정한 심사를 받았는데 예쁘게 꾸미고 글을 잘 쓴 것보다는 어린이들의 관찰력과 탐구심, 식물을 아끼는 마음이 잘 드러난 것을 가려 뽑았어요.

영예의 사장상에는 ‘내가 심은 나팔꽃’이라는 작품을 낸 서울 숭덕초등학교 5학년 이충현 양이 뽑혔고 이외에 푸름상, 꿈나무상, 새싹상 등 75편을 시상했으며 참가한 모든 어린이가 참가상을 받았어요. 수상 내역은 당시 어린이 신문인 소년조선, 소년동아, 소년한국일보에 발표됐고 응모한 작품은 모두 어린이들에게 반송했습니다.

자연관찰일기_관찰일기1등소감
관찰 일기 1등 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