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희의 작품은 힘이 느껴지는 유기적인 형태의 철제와 그것을 감싸고 있는 순백의 한지 그리고 빛으로 구성되어있다. 이 구성물들은 미지의 거대한 연결고리 같은 것들을 연상하게 하며 서로 어우러져 관람자로 하여금 마치 우주 안에 부유하는 정적인 어떤 것을 느끼게 한다. 또한 한지 고유의 색과 질감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아우르는 명상적인 느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종교를 가지고 있다. 또한, 그것이 작가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우리는 작가의 작품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다. 아마도, 그렇기에 윤지희 작가의 작품은 우주를 아우르고 그 안의 영혼을 심도 있게 주시하는 종교적 목적의 발현일지도 모른다.
또한, 본인의 심상을 그대로 반영한 그녀의 작품은 진정성에 기반을 두고 표현된다. 작가의 내면을 오롯이 반영한 모습으로 작품을 대함에 있어 직설적이고 솔직한 작가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 표현.
그렇게 작가는 표현하고자 하는 내면의 가치와 정신적인 경험의 중요성을 철학적인 정신에 바탕을 둔 채 적절한 매개체를 사용함으로써 “표현”이라는 퍼즐의 아귀를 완성한다.
윤지희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한지와 철제의 조합 그리고 그것을 투과하는 빛과 공기들이 무언의 메시지를 통해 강한 에너지를 전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은 자연스럽게 삶의 관계와 형식, 상황에 대한 명상을 유도한다.
이것은 윤지희 작가의 작품이 표현한 진정성, 그리고 그 위에 존재하는 거룩한 에너지의 조합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세계일 것이다. 그 세계 안에서 삶과 그 이상의 무언가를 끊임없이 갈구하는 인간의 본성.
어쩌면 윤지희 작가의 작품은 이런 인간의 본성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작업을 통해 발현된 결과물일지 모른다.
비단 작가가 종교에 바탕을 두고 작품을 표현하였더라도 우리는 윤지희의 작품을 통해 종교를 넘어 우리 삶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전시는 그렇기에 인간이 알고자 하는 현실, 그리고 그것을 초월한 미지에 세계에 대한 고찰의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