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사람의 마음을 열고 문제 인식을 환기하는 미술치료를 소개해 드렸는데요.
이번에는 마음톡톡 예술치료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는 무용동작치료를 활용해 어떻게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힘차게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려드릴까 합니다.
먼저 ‘무용동작’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이런 상상을 한번 해볼까요?
사랑하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길을 상상해 보세요. 그 즐거운 마음에 콧노래도 부르고 발걸음은 가벼워져서 나도 모르게 폴짝 뛰기도 하겠죠. 그렇다면, 어두운 밤거리에서는 어떨까요? 작은 소리 하나하나 신경을 곤두세우고 몸을 웅크린 채 발걸음을 재촉하게 되겠지요.
이렇듯 무용동작은 우리의 호흡, 걸음걸이 같은 신체에서 일어나는 모든 움직임이고 이것이 곧 무용이고 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몸은 정직한 마음의 거울’ 몸을 치료적 도구로 활용하는 심리치료
무용동작치료를 간단하게 설명해 드리면 예술치료의 한 영역으로서, 인간의 고유한 움직임을 이용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증진하는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언어는 인지적 기능을 통해야 나올 수 있지만, 무용동작치료는 몸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담자의 방어기제를 빠르게 무너뜨릴 수 있거든요.
그때그때 몸이 말하는 것을 듣고 따라 반응하는, 즉 몸을 치료적 도구로 활용하면서 소통하고 치료적 개입을 하는 것이 무용동작치료의 고유한 특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몸으로 놀 줄 알아야 에너지가 생긴다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는데, 우울증으로 자살시도 하던 20대 중반의 남자였어요. 병원에서 처음 그를 만났을 때 깜깜한 병실에서 침대 끝에 웅크리고 앉아만 있었죠. 겨우 무용치료에 초대는 했지만 올 거라고는 기대를 안 했어요. 그런데 그가 왔어요. 게다가 언제부턴지 집단 속에서 그가 땀을 뻘뻘 흘리며 몸을 움직이고 있었죠.
그는 치료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PLAY를 해본 게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어요. 꾸준히 치료시간에 참여했고 2주 만에 퇴원을 했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몸의 놀이성을 통해 그를 변화시킬 수 있는 버튼이 눌려졌고 그 계기가 저라는 생각이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혹시… ‘PLAY’의 반대말이 뭔 줄 아세요? ‘DEPRESSION’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몸으로 놀 줄 알아야 에너지가 생기고 삶을 살아갈 수 있어요.
‘몸’이라는 소통의 도구로 자신을 표출하는 치료
이렇듯 약물로는 변화가 없었던 갇힌 병동의 환자들에게 표출의 욕구를 끌어냄으로써 정신 재활의 문을 열 수 있는 것이 무용동작치료입니다. 나의 공간을 확인하고, 나의 동작을 만들고, 다른 이들의 움직임을 똑같이 느껴보는 활동을 통해 몸이라는 원초적인 소통 도구로 자신을 충분하게 표현해 보는 것이죠.
언어적으로 자신을 충분히 표현할 수 없는 분들이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고, 치매 노인들이 신체적 기능을 회복하면서 다른 인지적 능력을 회복하게 하거나, 주의력 장애로 산만한 아동들의 신체 에너지를 안전하게 발산하게 하고 또 사회적 연대감을 느끼게 하는데 치료적 효과가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도 되고, 그 표현을 통해 안전하게 신체의 에너지를 발산함으로써 치료의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무용동작치료! 조금이나마 생소한 개념을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되셨을까요?
이 치료법은 마음톡톡에서도 활용되고 있는데요. 아이들이 움직임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인식할 수 있고 더 안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해 봄으로써, 분리되었던 몸과 마음을 통합하는 경험을 제공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