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가 정유업계에 미치는 영향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에 얼굴을 내밀게 되었습니다. ^^

장마가 예전보다 일주일 이상 일찍 시작한 것 같습니다. 일찍 시작한 것도 모자라는지 시간당 30mm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지는 듯 엄청난 비를 뿌리고 있습니다. 2주간 내린 비의 양이 일년 강수량의 약 1/3정도라고 하니 대충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럴 때일수록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7월 1일부터 한-EU FTA가 발효되었다는 소식은 접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과연 이번 FTA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국내 정유업계의 관점에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EU회원국은?

먼저 이번 FTA가 발효되는 EU는 유럽의 정치•경제 통합을 실현하기 위하여 1993년 11월 1일 발효된 마스트리흐트조약에 따라 벨기에,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덴마크, 아일랜드, 영국,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 유럽 12개국이 참가하여 출범한 연합기구입니다.

1995년에 오스트리아, 핀란드, 스웨덴 등 회원국으로 가입하였으며 2004년 폴란드,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키프로스, 몰타 등 10개국이 가입하였고, 2007년 불가리아, 루마니아가 새로 가입함으로써 가맹국 수가 총 27개국으로 늘어나 있습니다.


한국의 FTA현황

현재 한국은 5건, 16개국과 FTA를 체결, 발효 중이며 이번 EU와의 FTA가 발효됨에 따라 6건, 43개국으로 확대되었습니다. 또한, 현재 미국, 페루와도 FTA협상이 완료되어 정식서명이 이루어졌으며, 국회 비준을 통과하면 발효될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캐나다, 멕시코, 호주 등 7건, 12개국과도 FTA협상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한국의 FTA 추진 현황

아시는 바와 같이 FTA(Free Trade Agreement)는 특정 국가 간의 상호 무역증진을 위해 물자나 서비스 이동을 자유화시키는 협정으로, 나라와 나라 사이의 제반 무역장벽을 완화하거나 철폐하여 무역자유화를 실현하기 위한 양국간 또는 지역사이에 체결하는 특혜무역협정입니다.


원산지인증 수출자 제도

수출국의 제품이 아닌 다른 나라 제품을 수입, 다시 수출하여 이득을 보는 중계무역으로 FTA를 악용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FTA에서는 원산지 결정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즉 수출품목이 FTA체결상대국으로부터 특혜관세 혜택을 받으려면 해당 제품이 수출국에서 생산, 제조된 것임을 증명하는 원산지증명서를 제출하여야 합니다.

원산지증명서 발급방법은 FTA협정별로 상이하며 크게 기관발급, 자율발급으로 나누어집니다.

기관발급은 관세청, 또는 상공회의소 등 권한있는 기관에서 원산지를 확인해주는 제도로 아세안, 싱가포르, 인도협정에서 적용되고 있으며 자율발급은 수출자가 직접 원산지를 작성, 서명하여 사용하는 제도로 칠레, EFTA, EU협정에서 적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율발급 역시 관세당국으로부터 원산지인증수출자로 인증받아야 가능하며 원산지인증수출자로 인증받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심사조건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GS칼텍스는 한-EU FTA 혜택을 활용하기 위해 이미 지난해부터 차근차근 사전준비작업을 진행하여 지난 3월 29일 원산지인증수출자로 인증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EU에 제품을 수출할 경우 자체적으로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EU FTA 영향

그렇다면 한-EU FTA체결됨에 따라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해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스페인 등에 약 2천만 배럴 정도의 석유류 제품을 수출하였습니다. 금액으로 따지면 약 20억불 정도입니다. 경유의 수출물량이 가장 많으며 항공유, 휘발유, 윤활유 등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자료 기준)

지금까지 휘발유 4.7%, 등유 및 항공유 4.7%, 경유 3.5%, Fuel Oil 3.5%, 윤활유 3.7%, 방향족제품 3.0%의 관세가 있었으나 7월 1일 FTA가 발효됨에 따라 이 제품들의 관세가 즉시 폐지되었습니다.

일부 예외제품도 있었습니다. EU는 환경문제 등을 고려하여 이미 0.2% 이하의 경유에 대해서는 무관세를 적용하였습니다. 지금까지 국내 정유사들이 유럽국가에 수출한 경유제품은 황함량이 0.1 이하의 제품들로 이미 무관세 적용을 받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수출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항공유는 다릅니다. 항공유는 지금까지 150만 배럴의 제품이 유럽으로 수출되었습니다. 하지만 FTA에 따른 관세철폐로 배럴당 약 5~6불가량의 가격인하 효과를 볼 수 있어 최근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항공유가 관세혜택을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 정유사들이 항공유 최대시장이었던 중국뿐 아니라 유럽 항공유 시장공략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GS칼텍스 역시 유럽의 항공유 시장조사를 비롯하여 다각도로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좋은 결실을 맺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국내 정유사들이 수출하는 석유제품들은 대부분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시장에 수출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FTA로 인한 수출증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부분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석유화학제품 중 PP(PolyPropylene : 단단한 플라스틱)제품은 다릅니다. PP제품은 자동차, 가전 등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제품의 일종으로 일반PP와 복합PP로 나누어집니다. 일반PP의 경우 부서지기 쉬운 단점이 있는 반면 복합PP는 일반PP에 다른 물성을 가진 제품을 혼합하여 특수용도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한 제품입니다.

지금까지 PP제품의 경우 6.5%의 관세가 부과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FTA체결로 인해 관세가 즉시 철폐되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 가전용으로 사용되는 일반PP 및 복합PP는 유럽시장에 직접 수출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FTA체결로 인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어 유럽시장을 확대할 호기가 될 것입니다.

이번 FTA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산업 중 하나가 자동차입니다. 자동차의 경우 기존에 10%의 관세가 즉시 철폐됩니다. 따라서 국내 자동차가 유럽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됨에 따라 수출물량 증대가 예상됩니다.

따라서 자동차에 사용되는 복합PP 역시 국내 자동차의 유럽시장 확대에 따라 수요 자체가 크게 증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별첨 : GS칼텍스는 내년 9월 체코에 국내 복합PP업체로는 처음으로 연 생산량 4만톤 규모의 복합PP공장을 본격 가동합니다. 초기 안정적인 공장가동을 위해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수적인 바 초기에는 한국에서 직접 원료를 조달해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FTA의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