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in 인터뷰! (전문가에게 듣는 에너지 이야기) -인터뷰 속에서 insight를 찾다. 3편 : 에너지 & 기후변화
지난 10일, 마른하늘에 눈이 내렸습니다. 서울은 20년 만에 대구는 무려 70년 만에 4월에 내린 눈이 쌓인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기상이변은 지구에너지 흐름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지구의 에너지는 항상성이 존재하는데 이 때문에 각종 기상현상 및 기상이변, 기후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전문가에게 듣는 에너지 이야기, 인터뷰 속 insight를 찾다! 제3편은 지구에너지와 기후변화의 관계에 대해 김성중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에게 들어봤습니다.
한국 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
극지연구소는 남극과 북극의 자연을 연구하는 곳으로 연구분야로는 극지기후연구분야,
지구시스템분야, 생명과학 분야가 있습니다. 극 지역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인공위성이나
컴퓨터 시뮬레이션 같은 간접적인 연구도 가능하지만, 이와 같은 자료들은 불확실성이 높아서
현장관측 자료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극지방에 과학기지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 남극 세종과학기지, 북극 다산과학기지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 ‘14년 건설예정)
“기후는 장기간(통상 2주 이상)의 기상현상을 평균한 상태를 말합니다. 기온, 강수, 바람의 3요소에 의해 한 지역의 기후가 결정되는데요, 독일의 지리학자인 쾨펜(W.Köppen) 교수가 정의한 기후대를 구분해서 쓰고 있습니다. 49억 년 전, 지구가 생성된 이래로 기후는 끊임없이 변화해왔는데 기후를 변화시키는 요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1.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
“기후를 조절하는 인자는 대륙의 이동, 해양의 순환, 자연적인 대기 온실가스의 변화와 태양 흑점, 지구 내부진동 등의 자연 강제력과 대기의 이산화탄소 증가, 인간활동에 의한 메탄, 아산화질소 등에 의한 온실가스의 증가를 들 수 있습니다. 현재 일어나는 지구 온난화가 인위적인지 자연적인지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기온의 변화 속도로 볼 때 자연변동으로 설명이 어렵기 때문에 인위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할뿐 입니다. 정부 간 기후변화협의체 (IPCC) 제4차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100년 동안 지구의 평균 기온이 0.74도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지난 2,000년간 기온의 변동이 지구평균 1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분명 매우 빠른 속도라는 것입니다.”
“기후변화는 지구가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49억 년 전 지구 탄생 이래로 지구의 평균
기온은 ±10도 정도 범위에서 유지되어왔습니다. 지구는 스스로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면서 생명체의
진화와 번성에 도움을 주어왔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2. 에너지와 기후변화
“지구의 에너지는 균형을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흐르고 있습니다. 지구는 에너지의 99%를 태양으로부터 받는데 지역적인 이유로 적도 부근은 연중 많은 양의 에너지를 받고 고위도 지역은 적은 양의 에너지를 받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에너지 불균형이 발생하게 됩니다. 에너지 불균형은 지역적인 압력의 차이를 발생시키고 이 압력의 차이를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임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바로 바람입니다.
해양에서는 지역적인 해수 압력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끊임없이 해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지역적으로, 계절적으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하여 저위도에서 고위도로 끊임없는 열 수송이 일어나는데 (그렇지 않으면 저위도는 계속 뜨거워지고 고위도는 계속 온도가 내려갈 수 있기 때문에) 이는 대기가 약 3분의 2 정도의 역할을 하고 해양이 나머지 역할을 수행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러한 지구 에너지 흐름은 수직적으로도 발생하는데요, 대기와 해양의 온도 차이가 열수송을 발생시키고 공기는 에너지를 오랫동안 저장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에너지는 바다에 저장되었다 다시 대기로 공급되는 형태가 되는 것입니다.”
“90년대 말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이상기온은 기후변화 현상의 일부로 보셔도 됩니다. 최근 들어 지구촌
곳곳에서 기록적인 더위, 폭설, 가뭄, 한파 등의 보도가 많이 나오는데, 산업혁명 이후의 급격한 기후변화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온실가스의 급격한 증가는 대기와 육지의 급속한 온난화를 일으키고 빙하도 비교적 빨리 반응하지만, 지구 기후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바다는 외부 강제력 변화에 상대적으로 느리게, 즉 덜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따라서 대기와 빙권, 해양을 포함한
수권, 그리고 육상 생물권의 상호작용에 불균형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불균형은 앞에서 열거한 이상 기후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3. 극지기후연구가 중요한 이유
“비슷한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라도 이에 대한 반응은 지역에 따라 매우 다르게 나타납니다. 적도는 많은 에너지를 받아 이미 온도가 높은 상태여서 더 높이기 쉽지 않은 데 반면 극 지역의 경우 온도가 높아질 여지가 많습니다. 또한, 고위도는 태양 에너지의 70~80% 정도를 반사해 버리는 눈과 얼음으로 덮여있어서 일단 한 지역의 얼음이 녹게 되면 양의 되먹임 작용이 일어나서 온난화가 가속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와 같이 북극은 기후변화가 가장 크고 광범위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여름에는 더 많은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름에 흡수한 열을 가을에 대기로 방출하면서 북극 주변을 서에서 동으로 도는 극와도(polar vortex)를 약화시키고 남하시켜서 중위도에 한파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또한, 가을에 감소한 북극해빙은 수분을 증가시켜 북극 주변에 눈의 양을 증가시킴에 따라 북반구 평균기온을 낮추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여름에는 더 많은 에너지를 흡수하여 전지구 평균기온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우리나라 기후변화 특징과 대처방안
“기후변화는 전 세계에 걸쳐 일어나지만 지역적 특징들이 모두 다르게 나타납니다. 우리나라는 중위도에 위치해 있어 여름에는 저위도에서 기원한 태풍과 장마전선의 북상으로 물수지 불균형의 중심에 있고, 겨울에는 시베리아의 찬 기단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한파와 폭설의 영향하에 있습니다. 봄에는 시베리아의 차고 건조한 기단이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기단으로 바뀌면서 때로 가뭄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온난화와 더불어 한반도 주변의 수온증기는 여름에 장마기단과 관계없이 많은 양의 강수가 내리고 태풍의 세기 또한 강해지는 추세에 있습니다. 최근 10년 동안 북극 해빙감소에 따른 북극진동 세기 약화, 강설량 증가에 따른 시베리아 기단 강화 등으로 한반도의 겨울철 기온은 평년보다 낮고 여름철은 온난화 때문에 기온이 높아지는 계절적인 양극화가 심화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와 같이 계절적 양극화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정확히 예단하기 어렵지만, 가을과 겨울을 북극해 해빙 감소와 밀접히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이와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기후변화의 가장 큰 문제는 너무 빠른 증가 속도에 있습니다. 같은 양의 연료라도 오랫동안 나누어 쓰면 문제를 해소
할 수 있습니다. 산업화를 멈추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대체 에너지를 개발해서 화석 연료와 병행해서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정부에서 추진했던 녹색 사업의 실사구시적인 면밀한 점검과 계승을 통해서 모든 부처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국민의 실천 속에 반영될 수 있는 실질적 정책 수행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