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소소한 행복 찾기 49탄 – 4월이 제철인 주꾸미
최근 서울에서도 쭈꾸미 전문 식당이 간간이 보입니다. 불타는 쭈꾸미라고 아주 매운 쭈꾸미 구이나 볶음요리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문어과에 속하는 쭈꾸미는 사실 주꾸미가 맞습니다. 자장면을 짜장면이라고 일상적으로 부르는 이치와 비슷합니다. 전라도에서는 쭈깨미라고도 합니다. 뭔가 천대받는 느낌이죠? ^^
우리나라의 서해안과 남해안 일본 중국 인도 태평양 연안에 분포하는데요. 보통 바위틈에서 살지만 고둥껍데기 안에 숨는 버릇이 있어 이런 습성을 이용해 어부들이 포획하고 있습니다.
서해안 격포항 인근을 지나다 보면 여기저기 소라껍데기를 엮은 그물이 수북이 쌓여있는데요. 이런 소라껍데기 그물을 바다 바닥에 쳐놓고 걷어 올려 쭈꾸미를 잡습니다.
그런데요, 제가 외갓집이 부안이어서 서해안 대부분의 해산물을 섭렵하다시피 했는데 말이죠. 어렸을 적에 쭈꾸미를 먹어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서울에 와서 다양한 쭈꾸미 요리를 접해 봤습니다.
왜 그런가 하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쭈꾸미 아니 주꾸미는 살이 무르고 깊은 맛이 적기 때문에 다른 문어과인 문어나 낙지가 최상의 요리재료로 대접받는데 비해 한끝 아래로 쳐줍니다.
근데 요 주꾸미가 딱 한철 제대로 대접 받는 때가 있습니다. 바로 동백꽃 필 무렵인 3월인데요. 이때는 낙지보다도 달고 쫀득한 식감은 문어에 비할 만 합니다. 더구나 몸통 속의 알은 푹 삶으면 그 식감이 마치 밥알 같은 것이 아주 맛있습니다. 산란 후에는 맛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그나마도 5월이 지나면 다시 쭈깨미가 됩니다. ^^
부안 현지에서 포획되는 주꾸미는 현지에서 다 소화되어 버립니다. 시중에서 파는 주꾸미는 제철이 아닌 경우 냉동이 많고 제철이라 할지라도 중국산 또한 많이 유통되기 때문에 구입하실 때는 조금 번거로우시더라도 수산시장에서 구매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주꾸미는 요리방법도 다양하진 않습니다. 데쳐서 초장을 찍어먹거나 매운 양념에 볶거나 최근에는 샤브샤브도 있는데요. 사실 주꾸미는 조금만 많이 삶아져도 질겨지고 맛이 빠지기 때문에 집에서 해먹는 샤브샤브로는 적당하지 않다고 합니다.
해서 저도 일상적으로 알고 있는 주꾸미 볶음을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이른바 333법칙 황금 레시피! 왠지 뭔가 있어 보이죠? ㅋㅋㅋ
주꾸미 볶음
[준비 재료]
주꾸미 6마리, 떡, 대파, 양배추, 양파, 깻잎, 팽이버섯 (채썬 야채는 다 합쳐서 한 줌 정도면 됩니다), 고춧가루, 다시마/표고/카레 가루, 양념 (고추장/참기름/매실액/다진마늘 각 1큰술, 소금 반큰술)
[조리순서]
1. 주꾸미를 손질한다.
Tip. – 굵은 소금으로 바락바락 문질러 씻는다.
– 머리를 뒤집어 내장을 제거한다. (알은 그대로 둬야겠죠? )
– 씻어낸 후 물기를 쪽 뺀다. (누르거나 키친타월로 닦거나)
–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 끓는 물에 3초간 데친다. (3초! 아시죠? 넣자마자 꺼내는 겁니다)
2. 양념은 분량대로 다시마/표고/카레가루 각 1큰술과 섞어 놓는다.
Tip. 절대 주꾸미와 미리 버무리지 않는다. (삼투압 현상으로 수분이 빠져나가 맛이 없어진다고 합니다.)
3. 팬에 식용유 4큰술을 두르고 파와 고춧가루를 약한 불에서 30초 동안 볶는다.
4. 센불로 바꿔 데쳐 놓은 주꾸미와 양념을 넣고 1분을 볶는다.
5. 떡을 넣고 익으면, 야채를 넣고 1분을 더 볶는다.
6. 약불로 바꾸고 30초 더 볶은 후 접시에 담으면 완성!
역시 모든 요리는 불조절과 시간이 관건입니다^^ 제철인 주꾸미 맛있게 드셔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