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자극하는 맛, 꽁치찌개

추억을 자극하는 맛, 꽁치찌개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 찾기 48탄 – 꽁치찌개

 세상살이가 팍팍할수록 옛추억을 가끔씩 돌이켜 보곤 합니다. 근데 저만 그런게 아니었나 봐요. 한동안 인기리에 방영된 ‘응답하라 1994’를 비롯해 최근에 엄청난 히트를 친 무한도전 토토가(토요일토요일은 가수다)의 1990년대 가수와 노래들이 그렇고 최근에 개봉한 ‘국제시장’ 같은 영화들이 대박나는 것을 보면 이 시대의 감성은 힐링을 지나 추억 속의 그 시대로 들어선 것 같습니다.

추억을 자극하는 것이 또 있는데요. 바로 먹거리입니다. 갖가지 향신료로 뒤덮이거나 패스트푸드로 점철되어진 음식을 먹다 보면 옛날 어머니가 해주시던 투박하지만 깊은 맛이 나는 건강한 음식들이 종종 생각납니다. 멸치 육수에 매운 청양고추를 넣은 우거지 된장국이나 전라도말로 간간하게 양념한 고등어 무조림 같은 간단한 음식도 몇 번 시도해 봤지만 예전 그 맛을 되살려 내기는 역부족 이었습니다.

 

꽁치찌개 꽁치

 

특히 요즘같이 추운 겨울에는 더운 김이 팔팔 올라오는 동태탕 같은 찌개들이 생각나는 데요. 오늘은 저의 소울푸드 중 하나인 꽁치찌개를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얼마 전 방송에서 청담동의 유명한 고깃집의 꽁치찌개 레시피가 상세하게 공개되어서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이 레시피와 어머니가 해주시던 레시피를 섞어 만들었더니 말 그대로 국물 한방울 남기지 않고 식구들 모두 싹싹 비워내었습니다.

 

통조림 꽁치 사용

 

꽁치는 생꽁치가 아닌 통조림 꽁치를 사용합니다. 생꽁치는 구워서 먹으면 맛있긴 한데… 솔직히 살을 발라내 보면 먹을게 너무 적고요. 통조림 꽁치로 찌개를 하면 뼈까지 다 먹을 수 있고 머리나 내장도 모두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편한 이유도 있습니다. 예전엔 이렇게 찌개 끓일 때 그냥 통조림 안에 있는 국물까지 모두 넣어 약간 느끼하고 텁텁하게 먹었는데 이 레시피로 해보니 훨씬 담백하고 맛있었습니다. ^^ 그럼 아시는 내용이겠지만 꽁치찌개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꽁치찌개

[준비물 (2인분 기준)]

꽁치 통조림 1개, 익은 김치 반포기, 저민 마늘 2개, 다진 마늘 반큰술, 다진생강 조금, 올리브유(식용유), 화이트 와인 1큰술, 후추 조금, 청양고추 1개, 대파 반개, 고춧가루 1큰술 반

육수재료(국멸치 한줌, 다시마 1장, 양파 1개, 황태머리 1개, 무우 4분의 1조각(슬라이스), 건새우 한줌, 월계수 잎 2개)

 

[조리순서]

① 물 8컵에 육수재료를 모두 넣고 끓으면 불을 줄여 20분간 끓입니다. (육수 끓는 시간에 다른 재료를 준비)

② 꽁치 통조림은 국물을 모두 버리고 그릇에 놔두고 물을 전기포트 반절 정도를 별도로 끓입니다.

Tip. 통조림 내부의 휘발 물질을 날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③ 익은 김치는 속을 털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놓습니다.

Tip. 익은 김치를 하루 전에 실온에 내놓으면 찌개가 더 맛있습니다.

④ 전기포트 물이 끓으면 꽁치에 천천히 부어 비린 맛을 제거합니다.

Tip. 꽁치 살이 더 탱탱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⑤ 팬을 달궈 올리브유 한 큰 술에 저민 마늘을 볶다가 김치를 넣어 함께 볶습니다.

Tip. 방송에서 소개된 레시피는 청양고추도 같이 볶았는데요. 전 나중에 넣었습니다.

Tip. 김치를 볶아서 하는 경우엔 김치가 푹 익은 김치여야 하는데 그런 김치가 없으시면 김치를 미리 볶아 한 시간 정도 약불에 끓여 놓으셔도 됩니다.

⑥ 육수 6컵에 준비해 놓은 꽁치/김치 볶음/다진마늘/다진생강/화이트와인/고춧가루를 넣고 끓입니다.

Tip. 화이트 와인은 좀더 깊은 맛을 내고 각각의 재료 맛을 합쳐준다고 합니다. *없으시면 미림을 사용하셔도 됩니다.

⑦ 팔팔 끓어 오르면 불을 줄이고 대파와 청양고추를 올리면 끝입니다.

 

예전 방법과 다른 건 육수를 만드는데 엄청 공을 들이는 것이고요. 전 그냥 김치를 국물에 바로 넣었는데 미리 볶아서 끓이는 것이었습니다. 맛있는 요리의 기준은 복잡함 보다는 정성이다는 말이 언제나 맞는 것 같습니다. 추운 겨울 밤! 여러분도 김이 펄펄 오르는 꽁치찌개 어떠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