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담당 맘대로 고르는 여름철 해산물 Best 5
찌는 듯한 무더위가 붉은 태양 아래 쏟아지는 여름이 찾아왔습니다!
이제 곧 더위도 피하고 에너지도 충전하는 신나는 휴가철인데요. 뭐니뭐니해도 가장 인기 있는 피서지는 역시 바다죠. 바다…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시원하고 푸른 바다, 하얀 모래밭, 그리고 그 위에 비키니를 입은…도 좋지만! 역시 바다 하면 신선하고 맛 좋은 해산물을 먹는 재미도 빼놓을 수가 없죠.
그래~서! GS칼텍스에서 수협을 담당하고 있는 제가 여름철 해산물들을 마음대로 한 번 골라봤습니다. 더운 여름, 기력도 보충하고 입맛도 사로잡을 신선한 제철 해산물 Best 5! 지금 만나러 가시죠. 자, 출바알~
1. 팔방미인 국민 생선, 고등어
고등어에는 EPA와 DHA 성분이 많죠. 요즘 건강식품으로 많이 찾으시는 ‘오메가3’도 EPA와 DHA 성분 섭취를 위해 먹는 건데요, 두뇌 발달에는 물론이고 뇌 질환,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데에도 좋다고 합니다. 저도 고등어 많이 먹고 머리 좀 좋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자!
고등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워낙 많이 먹는 생선이라 다들 아시겠지만 조림, 구이, 튀김 등 다양한 방법으로 먹는데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조리법은 역시 그냥 먹는 것, 즉 회를 떠서 먹는 것입니다. 흔히 죽은 고등어에서 나는 특유의 비린내 때문에 망설이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살아있는 신선한 고등어를 회 쳐서 먹으면 거짓말처럼 비린내도 나지 않고, 지방질이 많아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잘 느낄 수 있답니다.
고등어 회가 그렇게 맛있는데도 광어나 우럭처럼 쉽게 접하지 못하는 이유는 고등어가 스트레스에 굉장히 약하기 때문인데요, 잡아 올리면 금방 죽어버립니다. 그래서 횟감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고등어를 잡자 마자 침으로 찔러 기절을 시킨 후 수송한다고 하네요. 그러다 보니 고등어를 회로 먹으려면 단가가 좀 높은 것은 살짝 흠입니다. 여름철 고등어는 주로 부산, 삼천포, 거제, 제주 등지에서 많이 잡히고요, 산지에서는 더욱 신선한 고등어의 맛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2. 여름의 왕, 농어
광어, 우럭, 도미와 더불어 가장 많이 쓰이는 횟감 중 하나인 농어! 하지만 여름 농어의 맛은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있는 맛이 아니죠. 가히 여름 횟감 중의 최강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맛 뿐만 아니라 농어에는 비타민 A와 D가 풍부하고 필수아미노산도 많이 들어 있어서 기억력 회복, 치매 예방 등에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농어회는 그 특유의 쫄깃한 식감이 일품입니다. 치아가 농어의 살을 뚫고 들어갈 때의 그 쫄깃함과 고소함이 농어의 최고의 매력이죠. 특히 여름철에 먹는 농어회의 맛은 그 어떠한 생선보다도 좋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매운탕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농어는 꽁치나 고등어 같은 생선들과는 달리 내장을 먹을 수 있습니다. 큼직한 뼈와 내장을 함께 끓여 우려낸 뽀얀 ‘농어 맑은 탕’은 맛에서도, 영양에서도 최고의 여름 보양식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농어는 우리나라 전 연안에서 골고루 잡히고 있습니다. 그만큼 접하기 쉬운 생선이기도 한데요,여름이 다 가기 전에 큼직한 제철 농어 맛을 꼭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여름 농어 사랑합니다.
3. 타우린의 보고, 문어
IQ가 높다고 알려진 문어! 스포츠 경기 결과까지 맞추는, 신통방통하게 작두까지 타는 문어! 가끔 서구 영화에서 초대형으로 등장해서 배를 부수는 무서운 이미지의 문어! 제 주제에 남 생긴 것을 가지고 뭐라고 하면 안 되지만 문어는 꼭 외계의 생물처럼 생겼습니다. 하지만 제 앞에서는 아주 맛 좋은 식자재일 뿐이죠. 여름철 베스트 해산물 그 세 번째, 문어를 추천합니다.
문어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의 함량이 상당히 높습니다. 특히 타우린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것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콜레스테롤을 억제하고 간의 해독 기능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피로 회복에 아주 효과적이라고 하네요. 물론 소주 안주로 드시면 이런 효과들을 하나도 볼 수 없겠죠?
해산물은 웬만해서는 다 날 것으로 먹는 것을 좋아하지만, 문어는 살짝 데친 숙회를 선호합니다. 살짝 데친 문어를 회로 썰어서 차가운 얼음 위에 올려놓으면 살이 수축되어서 육질이 탱탱해집니다. 그 때를 놓치지 않고 광속으로 젓가락질을 하면, 쫄깃쫄깃한 문어 살이 입안 가득 브레이크 댄스를 추죠. 물론 푹 삶아 드셔도 좋고, 탕으로 끓여 드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저는 숙회 강추!
문어도 역시 우리나라 전 연안에서 골고루 잡히고, 1년 내내 꾸준히 잡히는 어종입니다. 서해쪽에는 군산, 남해에서는 고흥, 동해에서는 거의 전 지역에서 산지 문어의 맛을 잘 느끼실 수 있습니다.
4. 스태미나의 원천, 붕장어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지금처럼 활어 횟집이 많지 않았습니다. 활어 수송은 신선함이 생명인데, 그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원활한 수송이 힘들었죠. 그 때 회로 많이 먹었던 생선이 바로 ‘아나고’였는데요, 우리 말로는 붕장어라고 합니다.
붕장어는 비타민 A의 함량이 높아 야맹증 개선 및 시력 보호에 좋고, 필수 아미노산이 많아서 스태미나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하네요. 자산어보에는 ‘맛이 있고 정력에 좋다’고 나와 있다고 하는데요…. 위에3번 문단 끝에 여름 농어 사랑한다고 적어 놓은 것 취소합니다. 붕장어 완전 사랑합니다!
붕장어는 아시다시피 회로도 먹고, 구이로도 먹습니다. 저는 회를 참 좋아하는데요, 개인적으로 붕장어는 회보다는 구이로 먹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회의 식감도 물론 좋긴 하지만, 다른 쟁쟁한 횟감들에 비해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붕장어를 구이로 먹었을 때, 그 맛은 감히 따라올 자가 많지 않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소금구이로 먹을 때 살짝 배어나오는 고소한 기름과 부드러운 육질이 붕장어의 가치를 증명해주죠.
우리나라 연근해에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고, 가을철 한 달 정도를 제외하고는 사계절 내내 고루 잡힙니다. 하지만 주로 서해안과 남해안쪽에서 많이 나는 편이고요, 6~7월에 특히 맛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산어보(1814년 정약전이 저술한 어류도감)도 인정한 여름철 스태미나 보충 식품인 붕장어! 근해통발수협, 창원서부수협 등에서 싱싱한 붕장어를 많이 잡아 올리고 있으니, 참고 하시길 바랍니다.
5. 짧아서 슬프지만 맛있어서 행복한, 한치
어렸을 때 이 생선을 처음 보고는 오징어도 아닌 것이, 낙지도 아닌 것이 참 희한하게도 생겼다고 생각 했습니다. 어젯밤에도 맥주 안주로 먹은 그 생선, 바로 한치입니다. ‘한치’라는 이름에는 슬픈 사연이 있습니다. 바로 다리가 짧아서 ‘한치’가 된 사연인데요, 다리 길이가 한 치 밖에 안 된다고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물론 다리가 짧긴 정말 짧죠.
하지만! 맥주 좀 드신다 하는 분들이라면 한치의 매력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른 오징어를 씹다 보면 표정이 일그러지고 턱이 아파오고 사각 턱이 되는 것만 같죠. 하지만 한치는 다릅니다. 우아하고 부드럽게 씹을 수 있으면서도 더욱 달콤한 맛이 나죠. 그러다 보니 가격은 오징어의 두 배에 육박한다는 사실!
한치에는 문어와 마찬가지로 타우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피로회복에 상당히 좋다고 하는데요, 마른 한치 뜯으시다 보면 하얀 가루가 묻어 나오는데, 그게 바로 타우린이라고 합니다.
말씀 드린 것과 같이 육질이 상당히 부드럽기 때문에 말려서 포로 먹을 뿐 아니라 회나 물회로 먹기도 하는데요, 특히 일본에서는 고급 식재료로 분류되는 아주 귀하신 몸이라고 합니다. 6~8월이 제철인 한치는 제주도에서 많이 잡히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 제주도로 휴가를 계획중이신 분들! 한치 꼭 드시고 오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여름철의 해산물 Best 5를 제 마음대로 선정해 보았습니다. 기가 허해지기 쉬운 여름, 맛도 좋고 영양도 가득한 싱싱한 해산물들로 지친 몸을 Refresh 하셨으면 좋겠네요. 참, 중요한 것 한 가지를 잊을 뻔 했네요. 수온이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되는 8~9월에는 패류 독소나 비브리오균을 조심하셔야 합니다. 특히 어린이, 노약자, 간이 안 좋으신 분들은 특히 더 조심하셔야 한다는 사실~! 잊지 마시길 바라면서,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