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작품 감상법 4가지!!

현장에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그림 (미술 작품)은 어떻게 감상해야 하나요’이다.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라고 하는데 뭐가 좋은지 왜 좋은지를 모르겠다거나, 그림이 어렵다’ 등도 같은 맥락의 하소연(?)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같은 예술의 카테고리 중 자주 비교 되는 음악에 비해, 사람들은 미술을 훨씬 난해한 장르라고 생각한다. 음악은 처음 듣고도 바로 좋고 싫음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한다. 제목이 무엇인지, 작곡가가 누구인지, 부른 사람이 누구인지, 가사가 무슨 의미인지를 알기 전에도 멜로디와 리듬을 느낀다. 하지만 미술은 다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술 작품은 작가가 누구인지, 제목이 무엇인지, 그리고 무슨 의미인지, 유명한 작가인지, 왜 유명한 그림인지 등등을 알고 나서야 그림을 보려고 한다. 하지만,미술은 시각예술이다.먼저 눈에 보이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집중해야 ‘감상’이라는 것이 가능하다. 그래서, 그림 보는 법을 묻는 분들에게, 나는 항상 먼저 보이는 그대로를 유심히 관찰하는 데서부터 미술 ‘감상’이 시작된다고 말하곤 한다.

1.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한 두 작품에 집중해서 시간을 두고 감상하자.

artcenter01 그림 생활 속 에너지, 캠페인

보통 미술 작품을 보고, 잘 모르겠다거나 재미가 없다고 느끼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전시되는 모든 작품을 대충 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단 몇 초 동안 작품을 쓱 보고 지나간다. 그런 방식으로 작품을 본다면 당연히 전시를 보고 나서도 남는 게 없다. ‘작품이 말을 건다’는 표현을 가끔 쓰는데, 작품을 보러 다니다 보면 조금이라도 관심이 더 가고 눈길을 끄는 작품이 있기 마련이다. 그럴 때는 그냥 잠깐 보고 지나칠게 아니라, 내가 지금 왜 이 작품이 앞에서 걸음을 잠시 멈추었는지 생각을 해봐야 한다. 그리고 다른 작품들은 대충 보더라도 그 한 두 작품은 보다 오랜 시간을 들여 관찰해야 한다.

2. 그 작품이 왜 마음에 드는지를 구체적으로 짚어 보라.

미술 작품 관람

자신의 마음에 드는 작품 앞에 멈춰서, 작품의 ‘어떤 부분이, 왜 좋은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끌어내면 낼수록 작품이 더 재미있어 진다. 즉, 이 작품의 어떤 부분에 내가 끌렸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밝은 색채가 매력적인가, 차분한 색채가 눈길을 끄는가, 구도는 안정적이고, 균형 잡혔는가, 역동적이고 불규칙한가, 디테일 묘사에 치중했는가, 아니면 어떤 반복적인 요소가 등장하는가, 전체적으로 심플해서 좋은가, 장식적이고 화려해서 매력이 있는가, 가까이서도 보고 멀리서도 보고 옆에 걸린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서 보면 더 좋다. 그러다 보다 보면, 굳이 누군가가 와서 작품에 대해 설명해 주지 않아도 작품의 디테일이 눈에 들어오고, 특징을 파악하게 되고, 나아가 작가의 상상력을 나름대로 해석까지 하게 된다. 이렇게 작품에서 자신이 매력을 느끼는 요소가 무엇인지 차곡차곡 쌓아가다 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소위 말하는 작품을 보는 ‘눈’과 자신만의 ‘취향’이 생긴다.

3. 억지로 좋아하려고 하지 말고, 솔직하게 보라.

관람

아무리 세계적으로 대히트를 친 노래라 하더라도, 아무리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은 음악이라고 하더라도, 내 귀에 별로 좋다고 느껴지지 않으면 그 뿐이다. 미술도 마찬가지이다. 세계적인 명화라고 해도, 자신이 별 매력을 못 느낀다면 그냥 그런 것이다. 음악이든 미술이든 감상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차원의 것이며, 좋은 게 있으면 싫거나 관심 없는 게 있는 것이 당연하다. 다만, 미술을 배우고, 자꾸 관심을 가지고 보면, 저절로 보는 눈이 생겨, 잘 몰랐던 작품의 매력이나 가치를 깨닫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다양한 작품들을 많이 보는 게 좋다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남들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그 취향을 따르려 한다면, 아무리 많은 작품을 봐도 자신의 취향이나 나름대로의 작품 보는 눈은 생기지 않는다.

4. 섣불리 아는 척 하거나 평가하는 척도 하지 말자

artcenter03 그림 생활 속 에너지, 캠페인

잘 모르는 작품에 대해, 섣불리 아는 척 하거나 평가하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 작품을 솔직하게 느끼는 것과 아무렇게나 아는 척 하는 것은 다르다. 붓 한번 잡아 본적이 없으면서, 어디서 들은 소리 한 줄 가지고 미술평론가를 흉내 내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눈에 보이는 명백한 작품의 특성 조차도 파악하지 못하면서, 쓸데없이 어렵고 난해한 얘기를 하는 것을 자신이 그림 보는 눈이 있는 것으로 착각을 한다는 것이다. 가급적이면 많은 작품들을 솔직한 태도로 감상하되, 잘 모르는 작품에 대해서 어설프게 아는 척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김혜영 큐레이터
GS타워 더스트릿갤러리에서 다양한 작품들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