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한계와 자원 및 에너지

로마클럽의 예언

그래프

약 40여년전인 1972년 로마클럽이라는 단체는 성장의 한계라는 유명한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이 보고서는 인구증가, 공업산출, 식량생산, 환경오염, 자원고갈 등 5가지 요소에 대한 분석을 통해 경제성장이 정체가 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물론 이 보고서의 분석 중에서 비판을 받은 것은 자원 가격이 상승하면 공급이 증가할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이 시점 이후에도 인류는 계속적으로 경제발전을 이루어 갔다는 점에서 비록 이 보고서가 100% 옳지는 않았지만 이 보고서는 나름대로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 경제성장이 계속될 수 있다는 믿음이 깨질 수도 있다는 지적을 했다는 점도 그렇고 자원이나 환경이 언제까지나 우리의 편이 아니라는 데에 대한 다양한 근거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도 새겨볼만한 결과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맬더스의 법칙

물론 이러한 지적이 처음은 아니었다. 과거 경제학자 맬더스는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맬더스의 법칙을 제시한바 있다. 식량이 인구증가를 제한할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물론 인구는 곧 식량수요와 직결되므로 이 명제를 다시 해석해보면 식량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식량공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해석도 가능해진다. 결국 맬더스는 식량으로 인한 인구증가의 한계를 지적한 셈인데 이는 기본적으로 로마클럽의 보고서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만일 맬더스의 법칙을 자원이나 에너지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맬더스의 법칙을 ‘자원 및 에너지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그 공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고 해석해보면 이 역시 성장에 한계를 보여 주는 데에 무리가 없는 명제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삽화


골디락스 경제의 몰락

몇해 전 ‘골디락스 경제’라는 단어가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중국과 인도가 본격적으로 산업화의 대열에 합류하면서 낮은 임금에 근거한 싼 제조원가 덕분에 값싼 제품을 전세계에 공급하면서 발생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표현한 단어였다. 골디락스 경제라는 말의 유래는 이렇다. 영국의 전래동화에서 골디락스라는 소녀가 숲 속에서 길을 잃고 곰들이 사는 집에 들어갔는데 곰들은 마침 죽을 끓여놓고 산책을 나간 상태였다. 골디락스는 배가 고픈 나머지 곰들의 죽을 먹으려 하는데 아빠곰 죽은 너무 뜨거웠고 엄마곰 죽은 너무 차가웠다. 다행히  아기곰의 죽은 따뜻해서 그 죽을 먹었다는 데에서 유래되어 뜨거움이 상징하는 인플레와 차가움이 상징하는 실업이 모두 극복이 된 저실업 저물가 상황에서의 고성장을 지칭하는 단어가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오래가지 못했다. 달도 차면 기울 듯이 저물가로 인한 저금리가 유동성 팽창을 가져오면서 결국은 집값이 오르기 시작하였고 이는 곧이어 서브프라임 사태로 연결되면서 골디락스 경제는 막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이제 싼 임금을 자랑하던 중국에서 임금이 오르고 물가상승이 나타나면서 이 인플레는 우리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이른바 차이나플레이션이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이제 逆골디락스 경제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본격적인 산업화의 대열에 참여한 중국과 인도의 인구가 합쳐서 약 23억명에 달하는 바람에 이들이 식량소비와 에너지소비를 늘이면서 전세계적으로 식량과 에너지, 자원의 수요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성장의 정체

골디락스 경제가 막을 내린 상황에서 최근 세계경제 내에서 이제 로마클럽이나 맬더스의 지적이 서서히 가시화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자원 및 에너지 그리고 식량의 수요증가와 공급부족이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면서 고성장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오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지는 상황이 오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식량자원의 경우 돈만 주면 살수 있었지만 이제 돈이 아니라 물건 자체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  사실 그동안 인류는 그동안 부단한 노력을 통해 식량자원을 증가시키고 빈곤과 기아에서 많이 벗어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부분마저 한계가 오고 있다. 특히 최근 각국에서 인플레와 식량부족으로 폭동과 시위가 잇따르고 있고 정권이 교체되는 상황까지 나타날 정도가 되었다.


효과적 대응이 절실하다

우리의 식량 자급율은 OECD 국가 중 꼴찌에서 두 번째이고 에너지는 모두 수입해서 쓰고 있다. 지하자원내지 광물자원도 마찬가지이다. 식량의 경우 쌀 이외의 작물은 거의 4대 메이저를 통해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식량자급률이 꼴찌인 일본은 국민 일인당 1000평이 넘을 정도의 엄청난 농토를 해외에 보유하고 있다. 우리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에너지와 자원 및 식량의 부족현상이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커진 지금 ‘경제 영토’ ‘자원 영토’를 대폭 넓히면서 물건자체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배가시킬 때가 왔다. 자원관련 기업들의 적절한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지금 이들이 보폭을 넓힐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