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처음 원유를 맛보는 남자 – 오일 바리스타를 소개합니다.
GS칼텍스 여수공장에는 커피프린스에 나올법한 꽃미남 ‘오일 바리스타’가 있습니다 . 커피의 맛을 감별하는 바리스타처럼 정유업 밸류체인의 제일 첫 시작인 원유를 눈으로 확인하고, 분석하고, 선별하는 김종현 사원을 만나러갑니다.
GS칼텍스의 오일 바리스타 – 공정연구팀, 김종현 사원
“생산기획부문에서는 어떤 공정에 어떤 원유를 피드해서, 어떤 제품을 얼마나 생산할지 계획을 세웁니다. 공정연구팀에서는 공정에서 사용하고 있거나, 사용을 검토중인 원유들의 물성을 분석해서 생산계획의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김종현 사원이 원유의 물성을 분석하는 본인의 업무를 소개합니다. 여기서 잠깐, 물성을 분석한다는 말이 좀 애매하시죠? 정유업의 기본상식 이번 기회에 한번 짚고 넘어갑니다! 원유를 상압증류탑에 피드하면 끓는점에 따라 LPG부터 AR까지 제품이 분리되고, 이 AR을 감압증류탑에 피드하면 VGO부터 VR까지 제품이 분리됩니다.
공정연구팀에서는 상압증류탑을 모사한 TBP 장비, 감압증류탑을 모사한 Pot-Still 장비를 이용해서 실제공정에서 생산되는 각각의 제품들을 전부 만들어 냅니다. 즉, 원유의 물성을 분석한다는 것은 원유 자체는 물론이고, 원유를 피드해서 생산하는 LPG부터 VR에 이르는 각각의 석유제품의 성질을 측정한다는 의미입니다.
“원유 자체에 대한 분석항목도 수십 가지에 달하고, 원유에서 나오는 제품 각각에 대한 분석항목도 평균적으로 스무 개가 넘습니다. 그러니까 하나의 원유에 대한 분석데이터가 보통 200개 정도 나오게 되죠.” 이렇게 만들어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미 사용하고 있는 원유의 경우에는 어떤 경향성을 가지고 물성이 바뀌고 있는지를 파악해서 생산계획에 반영하고, 신규원유의 경우에는 도입여부를 결정짓는다고 합니다.
정유사의 첫단추, 원유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선행돼야 정확한 생산기획이 가능하기에, 분석의 정확도는 생명입니다! 김종현 사원은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요? 원유와 석유제품의 기본물성과 특이물성, 최근의 물성변화 트렌드 파악은 기본, 여기에 해당원유가 주로 쓰이는 공정도 깊이 있게 파악하고 있어야 주의 깊게 살펴 볼 분석항목을 캐치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공장에는 굉장히 다양한 공정들이 있습니다. 각각의 공정마다 목적도 상이하죠. 그래서 각각의 공정에 맞게 쓰이는 원유들이 따로 있고, 주요물성들도 제각각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원유는 니켈, 바나듐, 철과 같은 메탈 함량이 중요한 공정에 쓰이고, 또다른 원유는 끈적거림의 정도를 말하는 점도가 중요한 공정에 쓰이는 식이죠. 결국 이 원유가 어떤 공정에 어떤 목적으로 쓰일지를 알면 그 물성에 대해 좀더 면밀하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김종현 사원은 해당 원유가 쓰일 공정을 파악해서 주요 분석 포인트를 선정하는 것이 정확도 높은 원유분석의 기본이라고 강조합니다. 뿐만 아니라 생산기획 파트와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과 함께 일상적으로 관심을 쏟고 살펴보는 개인적인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입니다. “원유분석에 대해 이미 사내에 데이터베이스화가 잘 되어 있어요. 그것을 얼마나 자주 열람해서 들여다보느냐, 또 분석장비의 상태를 꾸준히 관리해주느냐가 올바른 데이터가 나오는 근거가 됩니다.”
2011년 입사 이후 GS칼텍스의 원유와 동고동락한 김종현 사원에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을 물었습니다. “일반 공정들을 3~4년 주기로 정비하는 것처럼 저희팀의 장비도 1~2년에 한번씩 정비를 하고 있어요. 지난해에 그룹원들과 함께 TBP 장비를 완전히 분해해서 노후부품을 교체했어요. 처음으로 내부를 살펴보고 공부할 수 있었던 기회였죠.” 오랜기간 큰 말썽없이 묵묵히 일을 해낸 기특한 녀석이 친구처럼 느껴졌다는 그의 말에 따뜻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다이나믹한만큼 재미있고, 고생한만큼 분석원들과 돈독해졌던 경험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신규원유 분석요청이 긴급하게 들어오는 경우가 있어요. 항공우편으로 원유를 받기도 하고, 아직 정박도 하지 않은 선박에서 원유를 공수받아 급하게 장비를 돌리기도 하죠. 마침 추석연휴 때 긴급한 분석 건이 들어왔고, 이틀에 걸쳐 업무를 처리하면서 잊지 못할 경험을 한 것 같아요.”
GS칼텍스에서 가장 처음 원유를 맛보는 남자, 김종현 사원은 말합니다. “제일 처음 무언가를 경험한다는 것이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이 원유는 어느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고, 특이한 물성은 무엇이고, 어떤 한계를 지니고 있는지, 이런 정보들을 가장 먼저 안다는 즐거움이 쏠쏠하죠.” 재미뿐만 아니라 원유분석업무가 회사의 수익성과도 직결되기에 부담감 또한 만만치 않다고 말합니다.
“정확하게 분석하는 과정이 어렵고 고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물성을 가지면서도 단가가 낮은 원유를 도입한다면 회사의 원가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요.” 고도화설비의 본격적인 가동에 따라 신규원유의 개발과 리서치의 중요성이 더욱 커져 업무에 대한 책임감도 함께 커진다고 말합니다.
“회사 비즈니스의 첫단추인 원유에 대한 높은 신뢰도를 갖춘 데이터를 도출하는 것이 회사 수익의 시발점이라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회사의 원유 분석능력과 분석결과의 신뢰도는 손꼽히는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욕심이 나는 항목들이 몇가지 있거든요. 새로운 방법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도하고 노력해서 신뢰도를 계속적으로 높여나갈 겁니다.”
현재 GS칼텍스는 25여 개에 달하는 다양한 원유를 도입해서 여러가지 석유제품을 생산해내고 있고, 지난해 공정연구팀에서는10종 이상의 신규원유를 검토했다고 합니다. 이번해부터 진행중인 교체에 대한 본격적인 테스트에 따라, 조만간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며 미소를 짓는 김종현 사원. GS칼텍스의 ‘첫단추’를 책임지고 있는 그의 열정과 책임감에 감사와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