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1일 수요일.
우리 모두에게 잊지 못할 특별한 날이 되었던, 한 사람을 위한 한 사람만 모르는 특별한 개봉 그 D-day가 찾아왔습니다.
앞선 1편에서 말씀드렸듯이, 페이스북을 통해서 단 이틀만에 이 특별한 날을 위해 모여주신 서울 출발자 200분을 만나면서 이 특별한 개봉은 시작되었습니다.
긴장됐지만 힘을 낼 수 밖에 없었던 잊지 못할 순간이었어요. 더군다나 마지막까지도 감독님이 올지 안오지 모르는 상황이었는데요. 긴장의 연속이었죠.
“내 생애 잊지 못할 영화 스타트가 된 것 같다. 근데 이 생애가 얼마 안 남았다는 게 저한테 닥친 문제에요.” 라고 시작한 외침은 한국 독립영화의 르네상스를 부탁하는 당부로 마무리 되었어요. 한 마디, 한 마디가 어려운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아닌 독립영화를 위해서 말씀하신 모습은 정말 멋짐, 그 자체였습니다.
아래서 관객분들의 표정을 보았는데,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는데요.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본 영화보다도 이 장면은 아마 지금까지 보셨던 그 어떤 영화보다 감동적이었을 것 같네요.
감정 조절이 어려울 것 같아 양해를 구하고 영상메시지로 대신한다는 것 자체에서 정말 동네 형(감독님)을 아끼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더라구요.
‘오래된 인력거’의 샬림 인터뷰 영상
샬림은 감독님의 전작, ‘오래된 인력거’에서 실제 인력거를 끌던 분이셨어요. 10년간 인도에 계시면서 영화를 찍었던 감독님에게, 샬림은 인도 뿐만 아니라 영화, 인생 그 자체일 수도 있는 분이신거죠. 그 분의 메시지를 어렵게 받아 감독님께 전해드렸죠. 마지막에 “잘 지내세요~”라는 말의 여운은 볼 때마다 깊어지는 듯 합니다.ㅠ
감독님께서 건강상 이유로 끝까지 자리를 지키지 못하셨지만, 약 500명의 관객분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감동적인 시사회를 연출해주었어요.
감독님은 안타깝게도, ‘한 사람만 모르는 특별한 개봉’이후 이틀을 넘기지 못하고 돌아가셨어요. 수요일 감동적인 전율을 느끼고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금요일 아침에 비보를 접했죠.
아침에 식탁에 앉아 어머니께 이 사실을 얘기하는데 눈물이 나오더라구요. 이상했어요. 정말 이상했죠. 어떤말로도 설명이 되지 않았어요. 지금도 이 날을 생각하면 얼떨떨한 기분은 지워지지 않아요.
하지만 처음 시작할 때, 감독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자던 우리의 약속은 지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일은 이렇게 좋은 기억만 남긴 채 마무리가 되었죠. SNS의 순기능을 제대로 볼 수 있었던 경험이었어요. 누구 하나 욕심부리지 않고, 좋은 일을 하기 위해 서로 뭉쳤죠. 한 사람을 위한 에너지는 지나고보니, 우리 모두에게 돌아왔던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이었어요. 이 분의 말씀처럼, ‘한 사람만 모르는 특별한 개봉’은 결국 세상 사람 모두가 알게 된 가장 아름다운 개봉이 아니었나 싶네요.
진짜 할 일은 지금부터 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각자 위치에서 정말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감독님께 받은 에너지를 세상에 나눠야 하지 않을까요? I am your ener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