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사업장 대상 안전환경감사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더 나은 개선책을 마련하다’
지난 몇 년간 안전 관련 모임에 참석하면서 회사의 안전 관리 담당자로서 늘 가슴 한편이 뿌듯해지곤 했습니다. 참석자들 모두 국내 기업 중 가장 철저하게 안전 관리를 하는 회사로 입을 모아 GS칼텍스를 이야기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사고는 늘 방심하는 바로 그 순간에 찾아옵니다. 따라서 안전에 있어서는 결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주변을 돌아보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차원에서 행하는 가장 중요한 안전 활동 중에 하나가 바로 ‘안전환경감사’입니다. 안전환경감사는 안전 부서가 생김과 동시에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회사의 설비가 안전하게 작동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관리되고 있는지,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충분히 대응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회사의 설계·시공·운전 등의 활동에서 시스템적으로 안전이 잘 구축되어 운영되고 있는지를 우리 스스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 됩니다.
안전에 있어서의 감사란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감사(Audit)’로 단순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현장의 문제점을 기술적으로 확인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동시에 개선사항을 함께 제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컨설팅(Consulting)’의 의미가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수공장 이외에도 윤활유 공장, 기술연구소, 물류센터 등 다양한 사업장들을 기술적으로 살펴보기 위해서는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선행되어야만 합니다.
그동안에는 사업장 별로 2~3년을 주기로 안전환경감사가 시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안전진단팀이 신설되고 우이산호 유류 유출 사고를 계기로 전체 사업장을 대상으로 안전환경감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자연스레 평소보다 꼼꼼한 준비가 선행되어야 했죠. 다수의 사업장을 정해진 기간 내에 살펴보기 위해 감사팀을 2개 조로 나누고 이에 필요한 공정, 기계, 전기 등 외부 전문 인력을 수급하여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감사팀을 운영하였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기업의 사업장에서 다양한 사고들이 발생하면서 정부기관의 점검과 안전 관계 법규들이 강화됨에 따라 안전환경감사를 통해 이러한 부분들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안전환경감사의 큰 방향을 설정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는 현장 설비의 안전 관리 상태뿐 아니라 화학물질 관리법 강화에 따른 유독물 관리 상태 점검 및 비상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한 준비 현황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준비활동을 바탕으로 지난 3월부터 시작한 안전환경감사는 7월에 종료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느꼈던 부분들을 이 자리를 빌려 공유하고자 합니다.
모든 현장의 문제에는 근본 원인이 있다
일례로 회사의 공정이 고도화되고 많은 설비들이 증설됨에 따라 경제성 등의 이유로 운휴 설비들이 생기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운휴 설비들이 향후 필요한 시기에 신속하게 재가동될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하게 관리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 과연 해당 운휴 설비의 관리만 개선하면 되는 것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운휴 설비에 대한 전사 차원의 공통적인 관리지침이 없다는 것이 보다 근본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운휴 설비에 대한 안전 관리 지침을 마련해서 향후 어떤 설비라도 공통적으로 안전하게 관리해야 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안전환경감사는 생산 부서에만 그치지 않고 스태프 부서까지 함께 진행하게 됩니다.
실제로 스태프 부서와 함께 현장의 문제를 살펴보고, 재발방지를 위한 시스템적인 보완책을 고민하여 개선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모든 문제에 대해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안전환경감사를 수행하면서 안전진단팀과 현장 모든 부서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우리가 늘 안전을 강조하고 여러 측면에서 다양한 안전 활동들을 수행하고 있지만 안전환경감사를 통해 발견된 문제의 대다수는 여전히 기본이 지켜지지 않아서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도면과 현장이 불일치한다거나, 문서화된 규정이 현재의 운영현황과 맞지 않다거나, 밸브 설치 방향이 잘못되었거나, 비상 대응 물품이 비치되지 않았거나 하는 등의 기본적인 이유들 때문에 사고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사항들은 안전 활동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으로 우리의 안전이 튼튼한 토대 위에 갖추어지기 위한 필수 항목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안전을 강조해 오고 있지만 자칫 등잔 밑이 어두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감사활동을 통해 놓치기 쉬운 부분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정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겠습니다.
안전진단팀의 적극 활용
마지막으로 안전환경감사를 수행하면서 전 사업장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부서로서 우리 임직원들께 한 가지 당부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은 바로 안전진단팀을 적극 활용하라는 것입니다.
안전환경감사는 회사 규정에 의거하여 수행하는 활동이지만 감사 기간 이외에도 언제든지 안전진단 팀원들의 현장 지원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안전진단팀은 항상 현장과 함께 하는 부서이고 이는 안전진단팀이 신설된 목적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사업장에서 우리 현장의 문제를 전문가의 시각에서 수시로 살펴보고 개선해 나가기를 희망하며, 스스로 먼저 요청하여 감사 또는 진단이 수행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날 이야말로 우리 회사의 안전 문화 속에 자율안전이 정착되었음을 의미하는 날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