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정기전 아이스하키(빙구) 총 정리

정기전 아이스하키, 그 뜨거운 열기 속으로

정기전 아이스하키, 그 뜨거운 열기 속으로

매년 가을이 되면 떠오르는 ‘축제’가 있다. 바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연세대와 고려대의 스포츠 친선경기인 ‘정기전’이다. 특히, 국내에서 비인기 종목인 아이스하키가 이때 만큼은 그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양교의 승리를 향한 뜨거운 함성은 목동 빙상장을 녹인다.

넓은 수용인원을 갖춘 주 경기장과 달리, 아이스링크는 좌석이 제한 되어있다. 따라서 양교 학생들은 정기전 아이스하키를 보기 위해 교내 ‘티켓팅’을 통해 표를 구한다. 티켓팅 시기 즈음 SNS 피드에는 ‘빙구표’를 구한다는 글로 가득 차기도 한다. 결국, 학생들은 티켓을 구한 자와 구하지 못한 자 두 부류로 나뉘며 정기전을 맞이한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아이스하키 경기는 9월의 정기전뿐만 아니라 유한철배, 코리아 리그, 대학부 선수권대회, 전국 종합 선수권대회 등 다양한 대회에서 펼쳐진다. 하지만 결국 제일 중요한 경기는 양교 선후배들에게 공통된 ‘추억’을 만들어주는 정기전이다. 실제로 선수들에게도 비정기전은 매년 정기전을 준비하는 경기라고 인식되어 패배하더라도 그 상실감은 크지 않다.

 

 

연세대와 고려대 출신 국가대표 현황

연고대 출신의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양교 학생들만 울리지 않았다. 그들은 올해 따사로운 봄, 우크라이나에 감동의 꽃을 피우며 우리나라 전 국민을 울린 ‘국가대표’다. 백지선(50·미국명 짐 백) 감독이 이끄는대한민국 남자 대표팀은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1 A(2부리그)에서 준우승하며 1부리그로 승격했다. 세계랭킹 21위에 오름과 동시에 1부 진출권을 따내는 한국 아이스하키 역사상 최대 업적을 일군 것이다.

가슴 한편에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우리 선수들은 특히나 연세대와 고려대 출신이 많다. 그들은 한국 선수지만 외국 용병 선수만큼 기량이 뛰어나 ‘검은 머리 용병’이라 불리기도 한다.
연세대 출신 국가대표

연세대 출신 국가대표

FW 김상욱, 김기성, 신상훈, 박우상, 이영준, 이총현
DF 김원준, 이돈구, 김윤환, 오현호
GK 박성제

고려대 출신 국가대표

고려대 출신 국가대표

FW 조민호 신상우 김원중 안진휘 신형윤 박진규
DF 서영준
GK 박계훈

 

 

연고대 출신의 실업팀 소속 주요선수

연고대 출신의 실업팀 소속 주요선수
연고대 선수들은 여느 종목과 다름없이 졸업 후 프로팀에서 뛸 기회를 가진다. 현재 국내 실업팀은 국군체육부대 상무를 제외하고 안양한라, 하이원, 대명킬러웨일즈 총 3팀이다. 3개의 팀 모두 연고대 출신 선수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봤을 때, 단언컨대 아이스하키팀이 있는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광운대, 경희대 중 최고는 양 대학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실업팀 최강자는 16~17 아시아리그에서 1위를 장식한 안양 한라다. 25명의 국가대표 선수 중 안양 한라 소속의 선수는 15명으로서 그 위상을 오랜 기간 지키고 있다. 주목받는 선수는 단연 안양한라의 김원중(고려대 체육교육학과 03, 이하 체교), 박우상(연세대 체교 04)이다. 두 선수는 현재 국가대표 포워드로서 지난 세계 선수권대회에서는 진통제까지 맞으며 출전을 강행하며 부상 투혼을 발휘하기도 했던 선수이다.

안양한라 주장인 김원중은 이번 17~18 아시아리그에서 현재까지 포인트 9점(3골 6어시스트)을 기록한 팀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김원중은 이번 14라운드 닛코 아이스벅스(일본)와의 경기에서 4:2 마무리 쐐기 골을 만들면서 안양한라를 아시아리그 3위로 껑충 뛰게 만든 주요 공격수이다.

박우상 역시 192cm/88kg의 신체적 우위를 가지고 포인트 11점(4골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이번 리그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 그는 개인기도 좋고 자신감이 뛰어나 외국 선수에게 밀리지 않는다. 박우상은 2011년 국내 아이스하키 선수로는 최초로 영국아이스하키리그 EIHL에 진출해 코벤트리 블레이즈 소속으로 그 명성을 떨친 선수다. 2014년 ‘얼굴만 100바늘’ 7번 대수술을 마친 뒤에도 활기찬 모습으로 복귀해 16~17 아시아리그에서는 통산 100번째 골을 달성하기도 했다.

 

 

실력도 우애도 뛰어난 우리는 빙상 형제!

아이스하키 대회에서 주목을 받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신상우-신상훈과 김기성-김상욱 형제다. 프로 스포츠에는 형제나 자매 선수가 더러 있지만, 형제 나란히 같은 프로팀 소속에 국가대표까지 다는 경우는 아이스하키가 유일무이하다.

안양한라 소속인 형 신상우(고려대 체교 06)는 175cm/83kg으로 키는 작지만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좋은 체격조건을 가지고 있다. 동생 신상훈(연세대 체교 12)은 현재 국군체육부대 아이스하키팀 상무에서 군복무 중이지만, 그 전 까진 안양 한라 소속으로 형과 함께 16~17 아시아리그 통합우승을 합작했다. 또한, 이들은 세계선수권대회 헝가리와의 경기에서 역전 골과 쐐기 골을 나란히 터뜨리며 대한민국을 1부리그로 승격시킨 주역들이다.

지난 16~17시즌에는 안양 한라 소속의 김기성-김상욱 형제가 113포인트를 만들어 냈다. 이는 지난 시즌 안양 한라의 전체 포인트(584포인트) 중 약 20%에 해당한다. 형 김기성(연세대 체교 04)은 한국 선수 최초의 아시아리그 최우수 선수(MVP) 수상자다. 지난 14~15시즌 형 김기성이 MVP를 수상한 데 이어 동생 김상욱(연세대 체교 07)은 16~17시즌 MVP를 차지하며 아시아리그 최초로 ‘형제 MVP’가 탄생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아이스하키계의 기록인 셈이다.

 

 

최근 아이스하키 정기전 결과

최근 아이스하키 정기전 결과

아이스하키는 연세대의 정기전 ‘효자종목’이다. 고려대는 지난 1997년 5:4로 이긴 뒤 2013년까지 단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14년도에 이변을 일으키며 고려대는 17년 만에 승리의 포효를 내질렀고, 그 이후 정기전 아이스하키의 승부도 예측 불가였다. 뜨문뜨문한 연세대 승리 소식에 답답했던 연세대 아이스하키 OB 동문은 이번 정기전 목동 링크장에 “우리 때는 다 이겼다”라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최근 아이스하키 정기전 결과

2016년 아이스하키 무승부로 아쉬움을 남겼던 정기전이었기에, 양교 모두 올해 정기전 승리를 향한 염원이 상당했다. 결국, 2017년 아이스하키 정기전에서 연세대가 고려대를 상대로 5:1로 승리함으로써, 1965년 이래 아이스하키 역대 정기전 전적은 22승 9무 15패로 연세대 아이스하키부는 ‘정기전 승리의 보증수표임’을 재입증했다.

최근 5년간 아이스하키 정기전 승패 기록

년도 점수 승리한 팀
2013 2:2 무승부
2014 3:2 고려대 승
2015 4:3 연세대 승
2016 3:3 무승부
2017 5:1 연세대 승

2017 아이스하키 정기전 리뷰 and 승패 분석

2017 아이스하키 정기전 리뷰

2017 정기전이 열렸던 목동 실내빙상장

지난 9월 22일, 박진감 넘치는 아이스하키 경기를 보기 위해 연고대 학생들이 목동 아이스링크를 가득 채웠다. 평소 냉기로 가득 찼던 링크장이지만, 이날 만큼은 열띤 응원과 함성으로 인해 뜨거웠다. 작년 무승부로 끝났기에 이번 승리는 무엇보다도 더 중요했다. 결국, 2017년 아이스하키 정기전은 5:1 연세대의 완승으로 끝이 나며 링크장엔 연세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1피리어드까지는 양 팀 모두 별 소득 없이 마무리되어 승리를 쉽게 점칠 수 없었다. 하지만 2피리어드 7분 43초 연세대 김병건의 선제골이 터지며 승리가 점차 짐작되었다. 기선제압에 성공한 연세대는 계속해서 고려대를 압박했고, 연세대 파워플레이에서 2피리어드 19분 49초 연세대 조지현이 날카로운 슬랩샷으로 2번째 골을 장식했다. 3피리어드엔 연세대의 골이 세 번이나 연이어 터지며 승리는 확정되었다.
2017 아이스하키 정기전 리뷰

고려대 최진우(82) 선수

경기종료 2분을 앞두고 맞은 고려대의 파워플레이에서는 최진우가 고대의 첫 득점에 성공했다. 고려대는 마지막까지 엠티넷(골리를 빼고 공격수를 투입하는 규칙) 전술까지 펼치며 점수 차를 좁히기 위한 노력을 펼쳤지만, 경기는 별 이변 없이 연세대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연세대의 경우 전체 라인이 골고루 강했기 때문에 체력적인 우위가 있었다. 반대로 고려대의 경우 강력한 1라인을 계속해서 밀어붙였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이 들었고, 그 위력을 펼치지 못했다. 또한, 연세대는 고려대가 파워플레이에 강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다른 경기 때보다 페널티를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경기에 임했다.

이번 정기전 아이스하키 경기는 타 리그 때보다 양 팀 모두 페널티가 적었다. 반칙으로 인해 2분간 퇴장한다면 5명이 뛸 경기를 4명이 뛰기 때문에, 한 선수가 퇴장당한 팀은 수적으로 매우 불리하다. 반대로 상대 팀은 수적으로 우세하기 때문에 득점에 더 수월한 파워플레이 상황을 맞게 된다. 1점의 승부가 승리를 좌지우지하는 정기전에선 페널티를 최소화 하는 게 안정적인 수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다.

고려대 역시 페널티 최소화 전략은 마찬가지였다. 고려대는 1피리어드 16분 45초 서영준이 딜레이드 반칙을, 2피리어드 18분 51초 김도형이 홀딩 반칙을 범하여 총 2번의 페널티를 받았다. 연세대는 2피리어드 18분 1초 최운재의 홀딩 반칙, 3피리어드 6분 26초 남희두의 엘보우 반칙, 18분 1초 김병건의 클리핑 반칙, 20분 0초 최정연의 하이스틱 반칙으로 인해 총 4번의 페널티를 받았다. 하지만 경기 종료와 동시에 마지막 반칙이 선언된 것을 고려하면 연세대는 총 3번의 페널티가 나온 것이다.

2피리어드 고려대 김도형이 퇴장한 틈을 타 연세대 조지현은 파워플레이 골을 성공시켰다. 3피리어드 연세대 김병건이 퇴장하면서 맞은 고려대의 파워플레이에서는 고려대 최진우가 고려대의 처음이자 마지막 득점을 기록했다. 이렇듯 선수의 반칙으로 퇴장한 상황에서 상대 팀은 득점하기에 수월해진다. 따라서 양 팀 모두 페널티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을 펼쳤고, 자연스레 양팀의 신경전도 덜했다. 점수 차가 너무 컸었던 탓도 있었다. 양 팀 선수가 신경전에 맞붙으려는 찰나, 연대 선수는 점수 차가 극명하게 벌어진 스코어판을 가르키며 고대 선수를 향해 웃으며 상황이 마무리된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결국, 연세대는 올해 정기전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럭비, 축구 5개 종목 모두에서 승리하는 새로운 역사를 쓰면서 2017년의 가을을 파랗게 물들였다. 이 짜릿한 승부에는 아이스하키도 그 역할을 다했다. 2017 정기전에서 종합우승 주인공을 연세대로 확정시킨 아이스하키 경기를 영상으로 함께 리뷰해보며 그 감동을 느껴보는 것이 어떨까?

2017 아이스하키 정기전 SUMMARY

피리어드 연세대 : 고려대 반칙 시간 파워플레이골 숏핸디드골
 1 0:0 0:2 0:0 0:0
2 2:0 2:2 1:0 0:0
3 3:1 6:0 0:1 0:0
최종 5:1 8:4 1:1 0:0

연세대 득점기록

피리어드 시간 득점 보조
1
2 17:43 김병건 송형철 조지현
2 19:49 조지현 송형철 남희두
3 2:16 이주형 이종민
3 9:49 이종민 이총현
3 15:32 이총현 최운재 김예준

고려대 득점기록

피리어드 시간 득점 보조
1  –  –
2  –  –  –
3 18:11 최진우 송종훈 이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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