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의 휴학이 유럽여행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습니다. 나에 대한 탐구는 앞으로도 계속해야겠지만 일단 올해 내가 가야 할 방향은 잡아놓은 상태였습니다.
군대에서 ‘유엔미래 보고서’를 읽다가 생각하게 된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그것입니다. 생각할 시간이 충분했던 군대에서 그나마 나에 대해 알아낸 것이 있다면, 나는 누군가를 도울 때 내 능력이 몇 배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공부한 것으로 어려운 사람들의 간지러운 곳을 긁어줄 수 있다면 ‘신이 이래서 나를 내려보냈구나’라고 생각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가 무슨 공부를 해야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나 또한 내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나 자신에게 계속해서 거듭한 끝에 도달한 결론은 ‘자원’이었다. 자원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며 유엔미래 보고서는 계속해서 그 자원들이 부족하게 될 미래를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자원 전문가는 반드시 사람들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무슨 자원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마지막 물음이 남았습니다. (그 물음에 답하는 순간은 또 다른 시작의 순간이지만) 처음엔 ‘물’을 생각했습니다. 물은 필수적인 자원이며 현재에도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소입니다. 하지만 물에 대해 공부하다 보니 알게 된 것이 있었습니다. 나는 기계공학을 공부하고 있고, 대부분의 자원이 토목공학이나 지질학과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요소가 다른 답을 도출해 내는 데 작용했습니다.
그 후에 생각하게 된 것이 바로 ‘신재생 에너지’입니다. 그리고 용돈벌이를 하기 위해 청소업체에서 일을 하던 나날, 페이스북에서 콘퍼런스 참여 대학생을 모집한다는 글을 보게 된 것입니다.
아래는 참석 희망 댓글입니다.
다행히 모집인원인 20명안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후에 다른 참가자들의 댓글도 보았는데 아직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해 무지한 나에 비해서 상당히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많아 자극이 되었습니다.
2월 28일, 콘퍼런스가 열리는 더 플라자 호텔로 출발했습니다.
시청역 6번 출구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더 플라자호텔이 자리해 있습니다. 콘퍼런스 장소의 교통 편이 상당히 좋아서 만족하며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간단하게 본인확인과 명찰, GS칼텍스에서 주는 사은품을 가지고 회의장 안으로 들어가 직원이 안내해주는 자리에 착석했습니다.
안 그래도 샤프가 필요했는데 독일제 샤프를 받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홍수민 아나운서의 오프닝을 시작으로, 드디어 新 에너지 이노베이션 콘퍼런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콘퍼런스는 오프닝 > 축사 >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의 미래 기조연설 > GE Power의 글로벌 에너지 산업 특별 강연 > 오찬 > 2017년 정부의 에너지 신산업 지원 방향 > 각 기업들의 신재생에너지 현황 발표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기조 연설]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의 미래 _전휘수(한수원 발전 부 사장)
전휘수 한수원 발전 부사장은 파리 기후협약에 당사국들이 제출한 목표로는 2100년까지 2.7°C의 기온 상승이 예상 (파리 기후협약의 목표는 2°C) 한계가 있는 상황입니다. 과거에는 공급 우선의 정책(수급 안정과 경제성)이었다면, 지금은 단순히 저렴한 에너지가 아니라 저탄소 + 안전한 에너지를 찾아야합니다. (= *3E+S를 고려한 에너지) 또한, 미국과 중국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적절한 *Energy MIX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지속해야 하며, 여론이 정책을 이끄는 현재 추세에 따라 우리가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라는 발표를 하였습니다.
* 에너지 정책의 기본 원칙 ‘3E+S’ : 일본 에너지 정책의 요체는 ‘안전성(Safety)’을 전제로, 에너지의 안정공급(Energy Security), 경제적 효율성 향상(Economic Efficiency), 환경 적합성(Environment) 등 ‘3E+S’를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출처 : http://www.e2news.com/news/articleView.html? idxno=73811
*Energy Mix : 에너지원의 다양화
[특별 강연] 글로벌 에너지 산업의 변화와 나아갈 방향_ Sami Kamel(General Manager of GE Power)
Sami Kamel GE 제너럴 매니저는 디지털의 중요성을 가장 많이 강조했습니다. GE가 규명한 전력 부문 5개 장애물(데이터 분석 / 에너지 효율 / 에너지 저장 / 지붕 태양광 /*소 내(所內· on-site) 전원)을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석하여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 외에 GE가 가지고 있는 연구소들, 후원하고 있는 벤처기업들 그리고 Fast Works를 가능하게 하는 GE만의 시스템을 소개했습니다.
그 후에 진행된 QnA 시간에는 많은 전문가들의 질문과 GE 제너럴 매니저의 답변이 오고 갔습니다. 대부분의 질문이 앞으로 국내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조언과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향후 전망이었고, 이에 대해 GE 제너럴 매니저 Sami Kamel은 해외 유수기업들의 전략을 살펴보고, 기술의 다각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에 관해서는 아직 팩트보다는 추측이 많아 확실한 것은 없으며 에너지산업은 정부의 규제를 받으므로 이것을 얘기하는 것은 시기 상조라는 답변을 했습니다.
*소내 전원 : 소내 전원은 거대 발전소에서 전력을 공급받는 게 아니라 집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것처럼 일정 장소 내에서 전력을 공급받는다는 의미.
출처: http://bizn.donga.com/3/all/20170301/83114413/2
[정책 방향 소개] 2017년 정부의 에너지 신산업 지원 방향_김인택(한국에너지공단 이사)
김인택 한국에너지공단 이사는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시스템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새로운 성장기 회로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 신산업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에너지 신산업이란, ‘문제 해결형 산업’으로 각종 규제 완화, 집중 지원, 융합 촉진, 수출 산업화에 정책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전기차· ESS ·신재생 중심 내수시장을 지속·확대하고 각종 성공사례의 수출을 꾀하는 산업을 말합니다. 그 속에는 ‘투자 애로 전담반’을 운영하여 프로젝트의 걸림돌인 규제를 발굴·해소하고, 공기업, 제조업체, 금융기관의 *컨소시엄 형태로 신규 사업을 발굴하는 것 등이 있었습니다.
*컨소시엄 : 공통의 목적을 위한 협회나 조합을 말합니다.
[발표 1] 전기자동차가 만드는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_송호준(삼성 SDI 상무)
송호준 삼성 SDI 상무는 “이제는 에너지원이 아니라 에너지 사용 환경이 화두이다”라는 말로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전기자동차의 초반 걸림돌은 ‘한 번의 충전으로 주행거리가 얼마나 되는가’ 였지만, 갈수록 발전하는 기술력으로 탑재량 증가, 배터리의 에너지밀도가 증가하여 이제는 급속 충전 기술, 인프라 확충 등이 화두가 되었습니다. 전기차가 지금보다 더 popular 해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ESS. 배터리가 에너지 패러다임의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끝으로 “BoT(Battery of Things) 우리가 사는 세상 어디에나 배터리가 있다.”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발표를 마무리했습니다.
[발표 2] 친환경 자동차 개발 현황과 전략_김용석(현대자동차 환경기술 시스템 성능개발팀 팀장)
이제까지는 전기차를 만드는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많은 부분을 양보하라고 강요하였고, 소비자들은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기술력의 발전으로 기본적인 부분들이 충족되어가는 지금, 연비가 좋고 친환경적이면 모든 것이 OK?라는 생각은 버릴 때가 되었습니다. 내가 타고 싶은 차가 연비도 좋고 친환경적이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현대·기아차그룹에서 총 28종의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를 출시할 것이며, 자동차가 직접 집에 전기를 공급하고, 오염된 공기를 정화시키는 수소차를 개발하였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석기시대가 꼭 돌이 없어서 끝난 것이 아닌 것처럼, 화석연료 시대도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는 말로 발표를 마무리했습니다.
[발표 3] 사이클의 본질과 트럼프가 주는 함의 : “장기 저유가”_손지우(SK증권 연구위원)
손지우 SK 증권 연구위원은 사이클이라는 개념을 강조했습니다. 2017년 이후의 방향성을 타진하는 데에는 사이클 본질에 대한 이해와 트럼프 정부의 유가 정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이클이란, 유가가 오르고 내리는 사이클을 말합니다.
일단 손짓 SK 증권 연구위원은 다양한 데이터와 실제 유가 사이클을 비교하며 유가가 오르고 내리는 주기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유가는 수요와 공급, 주식시장, GDP의 연간 성장률과는 상관이 없음을 증명하였고 결국 사이클은 인간의 마음에 의해 결정된다는 결론을 내놓았습니다. 마이클 포터(하버드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는 “수요는 일반적으로 순환의 형태를 띱니다. 순환적 수요가 침체기에는 반드시 시설 과잉을 초래하며, 상승기에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기대를 가지게 하기도 합니다.”라고 말하였고 결국 지속적인 인간의 판단 실수에 의한 공급과잉과 부족의 연속이 사이클을 만든다고 했습니다. 그 후 실질유가의 움직임과 과거 기사 스크랩을 비교하며 사이클 이론을 확고히 하였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볼 때 현재 저유가 구간이 몇 년 마에 빨리 끝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미국에 대해서는 shale을 수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 대미 무역 흑자를 올리고 있는 나라들이 미국의 엄청난 shale 물량을 수입할 수밖에 없는 국제정세 등을 토대로 글로벌 점유율 전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발표 4] 산업바이오의 핵심 : ECM(Energy, Chemical, and Material)_송효학 박사(GS칼텍스 기술연구소)
송효학 박사는 산업바이오에 대해서 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하여 재생 가능한 바이오매스를 인류에게 유용한 에너지, 케미컬, 소재로 전환하여 제공하는 산업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미국과 브라질의 각각 사탕수수와 옥수수를 이용한 산업바이오를 예로 들면서 전 지구적인 재생 가능한 바이오매스 노력을 발표하였습니다. 또한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 대학 및 연구소, 석유화학기업들이 유기적으로 연계한다면 국가 비전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발표 5] 제4차 산업혁명 시대, KEPCO 신성장 사업 추진현황_한상규(한국전력공사 신사업개발실 실장)
마지막으로 한상규 한국전력공사 신사업개발실 실장은 한국이 다른 선진국들처럼 전력계통의 확장 한계 및 성장세 둔화를 보이고 있다는 것과, 기후변화 영향과 에너지 융복합의 패러다임 변화, 제4차 산업혁명의 특징과 기술요소 및 영향을 진단하여 앞으로의 한국전력공사 에너지 신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에너지 신사업의 주요는 에너지 밸리 조성, 신사업 펀드 조성, 빛가람 스마트 시티 조성, 전력 빅데이터 서비스 개발 등입니다. 또한 이 신사업분야에 1조 8천억 원을 투자하여 4차 산업혁명과 신기호 체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중소기업과 동반성장, 해외시장 진출을 도모하는 등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 마중물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 발표를 끝으로 콘퍼런스가 끝이 나고 나를 포함한 대학생들은 각자 인증샷을 남겼습니다.
동시에 서로가 서로를 찍어주며, 미래에 함께 걷게 될 경쟁자이자 동료들임을 확인했습니다.
솔직히 말해 컨퍼런스가 끝난 후 조금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나의 무지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컨퍼런스를 혼자 갔었기 때문에 그 당시의 느낌을 나눌 동료나 선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가 걷게 될 길의 선배들을 직접 보고, 이 분야의 흐름과 구체적인 방향성을 느낄 수 있었다는 사실이 큰 의미로 와 닿았습다.
이런 기회를 제공한 GS칼텍스에 깊은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